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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좋았던 것들이 하나씩 시시해져도 출판 세미콜론“그래서 좋다. 우리가 한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서로를 사랑할 수 있어서. 끈적임 없이 산뜻하게 이 사랑을 말할 수 있어서. 너무 크고, 너무 중요하고, 너무 대단한 것들이 나를 무겁게 짓누를 때면 마음속으로 “잠깐 타임!”을 외치고 재빨리 아이스크림에게로 도망친다.”더보기
믿고 보는 하현 작가의 글과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아이스크림이 합쳐진 책이라 읽지 않을 수가 없다. 띵 시리즈와 작가의 SNS에서 출간 소식을 듣자마자 매일 손꼽아 기다려 산 책이다.
내가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차가움과 달콤함, 산뜻함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은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위로가 되어 준다.
실제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머리와 마음을 식히는 동안, 한 걸음 뒤로 물러나 바라본 나의 문제들은 대부분 별거 아닌 일들이었으며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문제였다.
그래서 나는 큰 시험을 치르거나 학기 말 종강 일이 오면 계절을 가리지 않고 아파트 맞은편에 있는 아이스크림 할인점으로 달려가 봉지가 터질 정도로 아이스크림을 사오곤 한다.
걱정이라는 불씨는 처음에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지만, 그 불은 주변으로 아주 쉽게 옮겨 붙으며 결국에는 대형 화재를 일으키고 만다.
나는 그럴 때마다 어쩔 줄 몰라 안절부절하고 자책하고, 머릿속이 터지기 직전까지 곱씹는다.
이러한 나를 위해 나는 입버릇처럼 당시의 나름 심각한 고민을 말하고, 바로 이어서 “빵빠레나 먹어야겠다.”라고 말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심각한 일도 빵또아나 토마토마, 자두바, 투게더, 더블 비얀코와 같은 아이스크림과 함께 오면 왠지 귀엽게 느껴졌다.
복잡하고 무거운 고민과 걱정으로 가득 찬 세상 속에서 작은 위로가 되어 나에게 손을 내밀어 준다. 그 손은 너무나 달콤하고 여유로워서 손을 잡은 순간만큼은 모든 걱정과 괴로움을 잊게 만들어 준다.
어릴 적 외할아버지 손을 잡고 먹은 바밤바, 초등학생 때 여름방학식 날 친구들과 먹은 빠삐코, 한여름 밤 가족들과 티비 앞에 둘러앉아 먹은 롯데 팥빙수, 단짝 친구와 주말 오전에 만나 산책하고 먹은 빵또아까지.
지금까지 자라며 먹어온 수많은 아이스크림 덕분에 여기까지 무사히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만날 새로운 아이스크림과, 그들과 함께 먹게 될 추억이 기대가 된다.-
아이스크림 하나하나에 나봄님의 추억이 담겨있네요! 힘들거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 이렇게 나만의 소확행을 찾아 기댈 수 있다는 사실은 참 좋은것 같아요 🙂 아이스크림을 주제로 한 책은 처음 본 것 같은데 고민 있는 날 아이스크림을 하나 들고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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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꼭 막대 아이스크림처럼 귀엽고 산뜻해서 읽는 내내 기분 좋은 웃음이 지어졌습니다. 저 역시 아이스크림이라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데요! 한때는 스트레스를 달콤한 음식을 먹는 걸로 푸는 게 나쁜 습관이 아닐까 걱정을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누가 뭐라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참 건강한 삶의 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계속 아이스크림을 좋아하기로 다짐하게 되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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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지 출판 빅피시“믿으려는 의미만으론 믿음이 생기지 않아 우리 모두 가끔은 미칠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더보기
<젊은 ADHD의 슬픔> 책으로 처음 접한 정지음 작가의 에세이집이다.
작가 특유의 화려하고 유쾌하지만 솔직한 문체를 좋아해서 신작 에세이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구매하게 되었다. 마음을 울리는 문장을 만날 때면 인덱스로 꼼꼼히 표시해가며 여러 번 읽었다.
이 책은 인간과 인간이 맺는 그 관계의 복잡성에 대해 작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내향적이고 여럿보다 혼자가 편한 나 역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행복과 절망을 동시에 느끼곤 하였다.
관계라는 것은 항상 어렵고 마음처럼 쉽게 풀리지 않으며 때론 다 놓아버리고 싶기도 하다. 그렇지만 인간은 타인과 관계를 맺지 않으면 살아가기 쉽지 않다고도 느낀다.
이러한 양가감정이 공존하는 상태에서 사람을 만나면 항상 가면을 쓰거나 내가 가진 에너지를 탈탈 털어 쓰게 되는 것 같다.
결국 나는 감정의 빈털터리가 되어 자꾸 지쳐 가는 것이다. 이는 나에게만 해당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관계에서도 완급조절이 필요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정이 많은 탓일까 막상 사람을 만나고 그 속에서 휩쓸려 살다 보면 이러한 점을 잊고 또 흥청망청 마음을 나누어 주게 된다.
“어떤 사이 얼마만큼의 갈등이든 잠깐씩 햇살이 비치거나 물살이 희미해지는 순간이 존재했다. 그 사실을 수용하거나 외면하다 보면, 버티거나 보내주다 보면, 시간이 흐른 후 마지막은 어쨌든 맑음이었다.”
나는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조금 지칠 뿐이다.
새로운 누군가를 만날 때면 만남에 대한 기대와 좋은 사람일 것이라는 설렘과
지친 상태로 집으로 돌아갈 미래의 나에 대한 걱정과 상처받는 것에 대한 이른 두려움이 뒤죽박죽 섞여 있다.
이러한 모순적인 상태이지만 항상 기대와 설렘을 안고 새로운 이들을 만나려는 이유는, 결국 사람에게서 얻는 긍정적인 밝음 에너지를 무시하지 못하는 데 있다.
우리가 항상 맑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가끔 흐리고 대부분 맑은 상태라면 나는 그 관계 덕분에 기쁘고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지친 상태에서 멍하니 생각해보아도, 그들과 좋았던 기억이 있기에 나는 다시 용기 내어 인간관계 속으로 뛰어드는 것 같다. -
우리 세계의 모든 말 출판 카멜북스“말보다 글이 편하고, 친구보다 책과 가까운. 말을 아끼면 내 안에 이야기가 쌓였다.더보기
그대로 두니 마음이 자꾸 무거워져서 털어내듯 뭔가를 썼다.”
나는 말수는 적은 편이지만, 글을 쓰라고 하면 그 누구보다 쓰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이다.
말보다는 글로 쓰는 것이 편한데, 내 마음을 전하는 일 역시 마찬가지다.
말로 직접 전하려고 하면 초록 마녀의 저주가 걸린 듯 입이 무거워지고 목소리가 잠기게 된다.
그래서 나는 자주 편지를 쓴다. 가끔은 나 자신에게 편지를 쓸 때도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의 내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나 별일 아닌 일에 좌절하는 나를 발견할 때, 잊고 싶지 않은 소중한 일상이 흩어져 가는 것이 아까울 때면 나는 펜을 들고 노트에 편지를 쓴다.
이 책은 동갑내기 두 작가가 서로에게 쓴 독서 편지를 담은 책이다.
그들의 ‘세계’는 그 어떤 곳보다 견고하며 솔직하고, 또 다정하고 따뜻하다.
작가가 편지에 인용한 책의 구절 역시 둘의 우정처럼 포근하고 사랑스러웠다.
나에게도 단 하나 뿐인 오래된 단짝 친구가 있는데, 우리는 생일이나 특별한 일이 없어도 종종 편지를 주고받곤 하였다.
그 편지들은 차곡차곡 모여 슬픔의 벼랑 끝으로 몰려 있을 때 나를 구해준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때, 또는 좌절할 때면 우리는 서로에게 하고 싶었지만 얼굴을 보고 말하기에는 조금 간지러운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진심과 함께 꾹꾹 눌러 손편지로 전한다.
“너랑 같이 있을 때 나는 마음껏 내가 되고 경솔하게 선명해져. 자꾸자꾸 선명해져서 100퍼센트의 내가 되었을 때, 내 옆의 너 역시 그랬으면 좋겠어.”
낯을 많이 가리고 속마음을 잘 꺼내지 않는 나는 대부분 사람들을 만나면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공통적인 주제에 대해 말한다.
그렇지만 나의 하나 뿐인 단짝에게는 나의 고민, 속 안에서 썩어가기 일보 직전인 걱정, 그리고 유치하고 엉뚱한 상상들을 마음껏 펼쳐 놓는다.
단짝 앞에서 나는 온전히 내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내 친구 역시 온전히 본인이 될 수 있다.
우리는 가면을 벗어 던지고 홀가분한 상태로 솔직한 진짜 우리가 될 수 있었다.
만나면 즐거운 친구에서 더 나아가, 함께 있으면 전쟁이 일어나도 든든할 것이라 느껴지고 내가 어떤 짓을 해도 내 편이 되어 줄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라고 항상 생각한다.
만약 지금 주변에 있는 친구들과 더욱 깊은 우정을 나누고 싶다면, 진심을 담아 편지를 써 전해보는 것을 꼭 추천하고 싶다.- 1 person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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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짝 친구와 경사가 없어도 서로 편지를 주고 받는 관계라니, 정말 부럽습니다. 떠올려보니 저는 친구의 생일에도 편지를 잘 적어주지 않는 것 같아요. 평소에도 친구와 진지한 대화를 잘 나누지 않는 편인데, 그래서 그런지 깊은 우정을 쌓을 기회가 좀처럼 없었던 것 같습니다.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저도 다음번에는 제가 좋아하는 친구를 위해 한 장 한 장 편지를 써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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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말보다 글이 편한, 그래서 쪽지와 편지를 자주 쓰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평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편지(쪽지)는 저를 더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는 수단인것 같아요. \"너랑 같이 있을 때 나는 마음껏 내가 되고 경솔하게 선명해져. 자꾸자꾸 선명해져서 100퍼센트의 내가 되었을때, 내 옆의 너 역시 그랬으면 좋겠어\"라는 구절이 참 인상 깊네요. 글로 서로에게 더욱 진솔하게 다가갈 수 있는 편지, 연말이니 주변사람들에게 더 많이 써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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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고 온전한 나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친구가 있으시다니 멋져요. 저도 말로는 솔직한 표현을 잘 못하는 편인데, 편지에는 낯 간지럽지만 그래도 조금은 더 진심이 담기더라고요.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편지를 써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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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은 맨날 출판 위즈덤하우스“요즘은 그다지 부러운 사람이 없다. 다만 편안하게 늘어져 있는 고양이나 강아지를 보면 간혹 부럽다고 느낀다. 다음 생은 다정한 주인의 고양이로 태어나면 좋겠다.”더보기
고양이를 좋아하고, 고양이의 삶을 동경한다.
다음 생에 반드시 태어나야 한다면 부잣집 막내딸 고양이를 선택할 것이다.
배 밑에 푹신한 쿠션을 깔고 오후의 햇살 아래서 여유롭게 식빵을 굽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생물은 고양이가 아닐까 하며 부러워하곤 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그러한 느긋함 속에 사는 고양이가 아등바등 살아가는 인간들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 자주 궁금해졌다.
처음 이 책을 도서관에서 보았을 때, 내가 하는 상상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였고 망설일 틈도 없이 책장을 스스륵 넘기기 시작하였다.
“휩쓸리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매력이라고나 할까”
고양이의 엉뚱함과 나른함은 인간과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
그렇지만 위의 문장처럼 여기저기 휩쓸리고 넘어져서 무릎이 까지고 또 다시 아물기도 하는 인간의 삶도 나름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매일이 비슷하게 흘러간다면 걱정은 하지 않겠지만, 그만큼 재미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고양이의 수염조차도 따라가지 못하겠지만, ‘잘’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항상 고민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또 어느 순간 괜찮아져서 기뻐하게 된다.
“적당히 뭉툭하게 사는 것도 오래 가는 방법입니다.”
나도 열정만 넘쳐서 넘어져도 바로 일어나고 상처가 나도 참고 달리기만 하던 때가 있었다.
당연히 몸도 마음도 지쳐서 결국에는 주저 앉아 일어나지 못하게 된다.
뭉툭하게 사는 것, 특히 ‘적당히’ 라는 말이 굉장히 추상적이고 어렵지만, 너무 조급하게만 생각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다독이며 연습하는 중이다.
우리에게는 ‘오래’ ‘잘’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짧은 순간 엄청난 업적을 남기고 먼지처럼 사라져버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매끄러운 털과 말랑한 몸을 가진 고양이처럼, 인간에게도 조금은 뭉툭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적당히 뭉툭하게 사는 것도 오래가는 방법입니다.\"라는 글귀가 참 인상 깊어요. 저 또한 소위 모두가 말하는 갓생을 살기 위해서 노력했는데, 목적을 달성했다는 보람을 느낄 새도 없이 몸이 아파오더라구요... 짧고 굵게 사는 것 보다는 길고 얇게 사는 게 최고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왠지 모르게 반갑네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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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에는 만수르네 반려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은 사람입니다. 고양이들은 인간을 어떻게 보고 있을지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 없는데, \'휩쓸리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매력\'이라는 문장이 신선하게 느껴지네요. 고양이처럼 인간도 적당히 뭉툭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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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떡볶이(아무튼 시리즈 25) 출판 위고“맛없는 떡볶이 집이라고 존재하는 것이 나는 좋다.더보기
대체로 모든 게 그렇다. 뭐가 되었든 그닥 훌륭하지 않더라도 어쩌다 존재하게 되었으면 가능한 한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항상 도서관에 갈 때마다 빌리고 싶어서 안달이 난, 내가 사랑하는 '아무튼' 시리즈의 책이었지만, ‘항상’ 누군가 대출 중이라 번번이 기회를 놓치던 책이었다.
그런데 별 기대 없이 도서관에 가서 이 책을 발견하고는 고요한 도서관 한가운데서 소리를 지를 뻔했다.
매운 떡볶이를 좋아하는 나는 ‘떡볶이’ 라는 단어만 봐도 설렌다.
그래서 마치 내 앞에 떡볶이 한 접시가 놓인 것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요조 작가가 먹은 수많은 떡볶이와, 그와 함께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었다.
그중에서도 위의 구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나도 밖에서 떡볶이를 먹다 보면 내 입에 맞지 않는 원망스러운 떡볶이를 만나곤 했다.
그저 맛이 없다고만 생각했었는데, 맛없는 떡볶이를 먹으며 저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또 부러웠다.
떡볶이 뿐만 아니라 사람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나는 나의 부족한 점을 발견하면 쉽게 절망하고 의기소침해지기 일수였는데, 이 책을 읽고 부족하더라도 나의 존재 이유는 가려지지 않으며, 이왕 존재한 김에 다른 훌륭한 점을 찾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 좋아한다는 말의 평화로움은 지루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오만 없는 좋아함에 그닥 불만을 가지지 않기로 했다.”
나 역시 싫어하는 것은 극소수이며, 대부분은 거의 좋아하고 또 좋아하게 된다.
카페나 음식점, 아이스크림 가게에 가도 나는 매번 먹는 것이 달라진다.
매번 먹고 싶은 맛이 달라지기도 하며, 또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기 때문이다.
다 좋아한다는 말의 평화로움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평화롭기 때문에 조용하지만 확실하게 나의 범위를 넓혀갈 수 있는 것이다.
취향이 확고한 사람들을 보면, 좋아하지 않는 것들을 단호하게 끊어내는 모습이 신기했었다.
나는 처음에는 별로인가 싶어도 시간이 지나 서서히 정이 들어 마음을 열어주는 타입이다.
누군가 ‘어떤 거 좋아해?’ 라고 물어보면, ‘전부 나쁘지 않아. 그냥 다 괜찮아.’ 라고 말하곤 한다.
그래서 가끔은 스스로 줏대 없다고 여겨지며 내 취향이라는 것을 뚜렷하게 만들고자 하였지만, 이내 실패로 돌아가고 그냥 모든 것을 다 괜찮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1 person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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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아무튼 시리즈 책을 좋아해서 즐겨보는 편이라 아무튼, 떡볶이 서평을 보니 정말 반갑네요! 저도 떡볶이를 좋아하는데 에세이 형식의 책이라면 쉽게 도전해볼 수 있겠어요~ ㅎㅎ 좋은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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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없는 떡볶이 집이라도 존재하는 것이 나는 좋다\"라는 글귀가 참 인상깊어요. 저는 한번 맛없다는 생각이 들면 그 식당은 그냥 잊어버리거든요. 나봄님의 서평을 읽으니 다른 어떤 면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그것의 좋은 면을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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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아무튼 떡볶이를 읽었었는데, 음. 그저 가벼운 책이네 하고 후루룩 읽어버린 저와 다르게 사람과 연결하여 생각을 이끌어내신 것이 대단하세요 호불호가 확실한 저는 글쓴이 분이 부러워요. 사랑이 많으신 분 같아요 사랑이 많은 건 전혀 나쁜 것이 아니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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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예쁜 걸 먹어야겠어요 출판 작가정신“나의 나 됨을 사과하는 것도 이제는 다소 촌스러운 일인 걸 안다.”더보기
박서련 작가의 소설책은 자주 접해보았지만 에세이는 처음이었다.
흰 배경에 케이크에 얼굴을 묻고 있는 여성이 표지에 그려져 있었다.
단순하면서도 어딘가 깜찍한 그림이 이 글과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였다.
이 책은 작가의 일기가 담긴 글이었고, 나도 짧은 일기를 매일 쓰는 사람이라 더욱 몰입하여 읽었다.
책에서 자신이 어떠한 사건이나 일상 속 일에서 느낀 생각과 감정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솔직하고 거침없어서 더 좋았다. 반짝이고 화려한 종이로 꽁꽁 싸매고 풍성한 리본을 묶어 예쁘게 포장하였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어딘가 불편했을 것이다.
이 에세이를 읽으며 내가 박서련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를 다시 깨닫게 되었다.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내가 이러는 게 좋다.”
가끔 일기를 쓰고 다시 읽으며 생각해보면, 내가 너무 과하게 포장한 결과물을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좋지 않은 일을 좋게 감싸서 간직하는 것이 나를 위해 옳은 것일까, 그저 자기합리화에 그치는 너덜너덜한 조각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질척이는 자기합리화’조차도 나라는 사람이 가진 특성이며,
그리고 뭔가 이상하고 솔직하지 못하다는 점을 결국에는 인정하게 되었으니,
어딘가 두루뭉술하게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모르는 척 넘어가는 것보다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솔직해지는 것은 거짓말을 지어내는 것보다 어렵다.
태생부터 솔직함으로 무장하여 태어난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며 얼굴조차 모르는 그들이 부러웠다.
그래서 나는 매번 나의 거짓말을 찾고 그것을 걷어내는 연습을 하며 그 속에 가려진 진짜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이 에세이를 읽고 서늘하지만 잔잔한 유머가 섞인 박서련 작가가 쓴, 내가 아직 읽어보지 않았던 소설을 모조리 찾아 읽어 보았다.
특유의 문체에 빠진 사람이라면, <마르타의 일>, <마법소녀 은퇴합니다>, 특히 <체공녀 강주룡>과 <더 셜리 클럽>을 꼭 읽어봤으면 한다.
- 2 people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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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글로 표현하는 과정도 힘들겠지만 그 글을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에 솔직해지는 것 또한 힘든 일인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일기에도 거짓말을 적는다. 는 말에 공감하는 것처럼.. 저도 이 책을 읽어봐야겠네요. 2023년에는 우리 모두 한층 더 솔직해져 봅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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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일기 형식의 도서는 잘 읽지 않는 편인데, 표지가 너무 귀여워서 꼭 한번 읽어보고 싶어요. 나의 나됨을 사과하지 않는 것, 참 어려워 보이는 일이지만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꼭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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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기\'라는 공간은 적어도 나 스스로와 마주하며 가장 솔직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어요. 그게 글의 형태이든, 하루를 되돌아 짚어보는 형태이든지 말이죠. 나 스스로와 대화하며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 참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 과정을 타인에게 공개할 용기까지는 없을것 같네요. 작가님이 그 과정을 공개해줌으로써 스스로에게 솔직할 수 있는 용기를 다른 사람들에게 불어넣어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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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해지는 것이 거짓말을 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나의 민낯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위한 연습은 힘들지만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저도 이 에세이를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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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번리의 앤(네버랜드 클래식 46)(양장본 Hardcover) 출판 시공주니어“좋은 점이란 찾으려고 하면 누구에게나 있는 거야.더보기
그걸 찾아서 키워 주는 게 선생님의 임무고.”
<빨간 머리 앤>의 후속편인 <에이번리의 앤>은 학교 선생님이 된 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책에는 이전에는 나오지 않았던 새로운 인물들이 다수 등장한다.
마릴라와 함께 도라와 데이비 쌍둥이를 돌보며 깊은 사랑을 나눠주는 것을 배우게 된다.
친구들과 마을 개선 협회를 꾸려 에이번리 마을을 더욱 아름답고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기 위해 열정을 가지고 노력하기도 한다.
엉뚱한 해리슨 씨와 그의 앵무새 진저, 마치 요정의 집과 같은 돌집에 사는 라벤더 아주머니와 네 번째 샬로타, 그리고 앤의 어린 시절을 꼭 닮은 총명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폴 어빙까지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교사 앤의 모습은 어린 시절 사고뭉치인 앤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특히 교사가 된 앤이 교사로서 가진 신념 역시 앤답게 다정하고 사랑스러웠다.
아이들이 가진, 아이들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을 펼치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언제나 따뜻한 사랑으로 품어주고 지지해주었다.
물론 중간에 좌절과 시련을 겪었지만, 씩씩한 앤은 용기 있고 현명하게 문제를 해결해나갔다.
확실히 나이를 먹은 앤은 철이 들고 성숙하고 조금 차분해졌다.
처음 초록 지붕 집에 왔을 때의 정돈되지 않아, 그래서 더 생기 있는 명랑함과 사랑스러움은 수줍게 가려지곤 했다.
그렇지만 그것은 잠시 가려졌을 뿐 여전히 불쑥 나타나 투명하고 순수한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지혜와 현명함, 총명함의 모습으로 더욱 반짝이고 있었다.
“내가 살아있지 않았다면 존재하지도 않았을 작은 기쁨이나 행복한 생각들을 간직하고 싶어.”
나도 앤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앤이 가진 그 사랑스러움은 나의 천성과 달라 닮고 싶어 애를 써도 쉽게 얻기 힘들겠지만,
나도 앤과 같이 밝고 낙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자신만의 세계에서 생기를 잃지 않으며 열정과 사랑이 넘쳐 흐르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외로웠던 어린 시절, 사랑을 받고 싶어 했었던 앤이 나눠주는 사랑은 가족, 이웃, 친구, 심지어는 사물에도 적용되었다.
앤을 닮은 사람이 나에게 오기를 바라는 것보다, 내가 앤이 되고 싶었다.
그정도로 빨간 머리의 사랑스러운 소녀 앤은 한 인간으로서 닮고 싶은 부분이 참 많다.- 1 person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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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에 적어주신 첫마디가 마음에 와닿네요. 예비교사로서 문학 작품에 나오는 교사가 하는 역할은 무엇인지, 어떤 존재인지 살펴보는 습관이 있는데 이책의 주인공인 앤이 아이들이 가진, 아이들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을 펼치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언제나 따듯한 사람으로 품어주고 지지해줬다니, 너무 감동이에요! 저도 한번 이 책을 찾아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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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빨간 머리 앤보다 후속편인 에이번리의 앤과 레드먼드의 앤을 더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사랑스럽고, 조금 더 어른스러워진 앤을 보다 보면 저도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오래 전에 보았던 책인데 적어 주신 글을 읽으니 오랜만에 다시 이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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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네버랜드 클래식 45)(양장본 Hardcover) 출판 시공주니어“자기는 밖에 있고 싶다고 심각하게 말하더군요.더보기
‘상상력을 발휘할 범위가 더 넓거든요.’ 하면서요.”
애니메이션으로 더 친숙한 <빨간 머리 앤>을 책으로 제대로 읽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반에는 애니메이션의 내용과 비슷하고, 내가 아는 내용 그대로 였다.
하지만 넘어가는 책장이 많아지면서 점점 앤의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었고,
왜 진작 읽지 않았는지 후회가 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스펜서 부인의 실수로 남자 아이가 아닌 여자 아이인 앤이 고아원에서 마릴라와 매슈에게 온 순간부터 그들이 사는 초록 지붕 집에는 온기가 맴돌기 시작한다.
꼬마 앤은 상상력이 풍부하여 엉뚱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곧잘 실수를 하였다.
그렇지만 책을 읽는 나와 마찬가지로 엄격한 마릴라 역시 앤의 사랑스러움에 웃음을 지곤 하였다.
무뚝뚝하고 건조한 마릴라가 앤 몰래 앤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앤은 그렇게 에이번리 마을 사람들의 마음에 따뜻하고 깊게 스며들었다.
앤이 해주는 이야기는 동화 속 요정들이 당장이라도 내 주변을 맴돌 것처럼 상세하고 아름다웠으며, 앤이 책 속에서 튀어 나와 내 옆에서 재잘거리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퀸스를 졸업할 때에 저의 미래는 제 앞에 곧게 뻗어 있었어요. 그 길을 따라가면 많은 이정표를 볼 수 있으리라 생각했죠. 이제 그 길에 모퉁이가 생겼어요. 그 모퉁이 길에 무엇이 있는지는 저도 몰라요. 하지만 가장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믿을 거예요.”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슬프고 무거운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역시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겪는 것이라 오히려 몰입에 도움이 되었다.
앤은 대학 장학금을 받게 되지만 건강에 문제가 생긴 마릴라를 위해 초록 지붕 집에 남기로 한다.
마릴라는 앤의 미래를 자신이 방해한다고 생각하여 걱정하지만, 앤은 에이번리에 남아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욱 뜻깊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진심으로 기쁘다고 말한다.
고아였던 앤에게 처음 생긴 가족과 친구들과 하루하루 소중하게 살아가는 앤의 모습을 보며,
주변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는 것이 작지만 선명한 행복이며, 나를 압박하는 욕망과 포부를 조금은 느슨하게 만들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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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때 한 친구가 빨간머리앤 전집을 쉴새없이 빠져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렇게 대중적인 영상으로 접한 문학작품은 궁금해져서 책을 찾아읽거나, 익숙해져 책을 펼쳐보지 않는 이 두가지 길을 마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게 빨간머리 앤이라는 작품은 후자에 가까워 책을 선듯 집어들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나봄님이 쓰신 서평을 읽다보니 책을 통해 만난 앤의 모습은 상상했던것 보다 더 따스하고 깊은 이야기를 건네는것 같아 참 궁금해집니다! 이번방학을 기회삼아 에이번리의 앤까지도 꼭 읽어보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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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이 이렇게 많은 시리즈를 가지고 있었던가요? 빨간 머리 앤을 읽다보면 제 마음을 쓰다듬어 주는 따뜻한 말들과 용기를 심어주는 문장들이 있는데 그런 보석같은 문장을 찾아내며 읽는 재미가 있는것 같아요. 나봄님이 적어주신 서평도 저에게 위로를 주는 것 같아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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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고 싶어서 떠난 핀란드 여행 : 그나저나, 핀란드는 시나몬 롤이다! 출판 이봄“따뜻한 커피와 시나몬 롤을 먹으며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본다.더보기
그러면서 생각한다. 시간이라든가 인생이라든가 나 자신을.”
나는 핀란드 하면 시나몬 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향긋한 계피 가루와 따끈한 전기장판 위에서 잔뜩 데워진 이불처럼 폭신한 빵, 그리고 그 위를 감싸는 흰 설탕 알갱이까지, 시나몬 롤은 다정하고 따뜻하고 노곤노곤하다.
영화 <카모메 식당>에는 핀란드 헬싱키의 조그만 일식당의 주인인 사치에가 시나몬 롤을 굽는 장면이 나온다.
그 모습을 보며 핀란드에 대한 환상을 품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을 도서관에서 발견했을 때, 정확히는 ‘시나몬 롤’이라고 적힌 책 표지를 발견하였을 때, 홀린 듯 책장을 넘기게 되었다.
물론 이 책은 시나몬 롤에 대한 것은 아니다.
핀란드에 여행을 간 작가가 타국의 일상에 자신의 일상을 녹여내어 스며드는 여행기이다.
일상을 내려 놓고 낯선 핀란드 땅을 돌아다니며 익숙함에 대해 생각하였다.
그 익숙함이란, 때론 소중함을 잊고 지긋지긋하게 느끼곤 한다.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 비로소 소중하고 아름답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 일상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나와 가까이 있고, 또 지루할 정도로 성실하게 반복되는 일상이다.
쳇바퀴 돌 듯 행해지는 일과 좁은 일상의 범위에 우리는 쉽게 싫증 나곤 한다.
문득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실제로 떠나버리곤 한다.
그렇게 떠난 낯선 곳에서 우리는 흘러가는 시간을 오롯히 느끼며 생각하게 된다.
나를 둘러싼 공기 같은 일상이, 사실은 나의 일부, 어쩌면 나를 이루는 모든 것이라는 것에 대해.
나도 종종 여행을 가거나 일상의 범위에서 벗어나 조금 먼 곳을 갈 때면, 매일 반복되는 나의 일상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조금 그리워하고, 또 다시 꿋꿋하게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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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라는 것이 항상 반복되니 그 소중함을 자주 잊어버리네요. 일상을 가지지 못할 때, 그제서야 그 일상이 나의 일부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죠. 일상이라는 것이 참 가지기 쉽지만 때론 참 어려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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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바라보았을 때 비로소 소중하고 아름답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 바로 일상이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하루가 사실은 가장 값진 시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문득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하루하루 일상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자 신년을 맞아 또 마음 먹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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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 타고 날아온 메리 포핀스(네버랜드 클래식 14) 출판 시공사“몰랐어? 누구한테나 자기만의 동화의 나라가 있는 거야.”더보기
‘메리 포핀스’라는 이름만 들어도 신비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사실 이 책은 아동 서가에 있던 책이지만, 나는 성인이 된 지금 처음 읽어보았다.
유모인 메리 포핀스는 뱅크스네 집 아이들을 잊지 못할 강렬한 상상 속 나라로 데려간다.
바람을 타고 온 메리 포핀스는 나침반을 조종하여 다른 나라로 이동하고,
버트와 그림 속으로 들어가 멋진 점심 식사를 하기도 하고,
금 종이 별이 박힌 생강빵을 파는 신비로운 가게에 아이들을 데려가기도 하고,
(아이들이 자는 사이 사다리를 타고 그 금 종이 별을 하늘에 붙이기까지 한다.)
동물원에서 자신의 생일 파티까지 한다.
유모를 뽑는다는 뱅크스네 집에 바람을 타고 온 메리 포핀스는 외출할 때면 항상 모자와 장갑, 옷차림에 매우 신경을 쓴다.
아이들을 돌보기보다는 거울이나 유리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감상하는 데 집중하며 허영심은 많지만, 마법을 부린 듯 동화 속 나라와 같은 곳으로 이동하며 동물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한 장면에서, 찌르레기와 아기 쌍둥이가 메리 포핀스처럼 동물과 대화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때 아기 쌍둥이가 자신은 절대 바보 같은 어른들처럼 지금의 기억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자, 찌르레기는 메리 포핀스 말고는 이러한 시간을 기억하는 어른은 없으며 쌍둥이도 자라면 분명 잊어버릴 것이라고 말한다.
이 대목을 읽으며, 메리 포핀스는 마법이나 요술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단지 아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은 순수한 아이들이 본 동화 같은 세상은 어쩌면 메리 포핀스가 펼쳐낸 상상 속 세계였을지도 모른다.
책을 읽다 어느 순간, 메리 포핀스는 가끔 신경질적이고 제멋대로인 면도 있지만, 그조차도 명랑한 어린 아이 같으며 책에 나오는 어떤 어른보다 맑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
메리 포핀스의 말처럼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동화 나라가 있다.
다만 우리는 현실에 치여 그러한 사실을 잊고 사는 것이다.
가끔 터무니없는 공상에 빠지곤 하지만, 금방 다시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어린 시절 우리를 설레고 들뜨게 만들었던 동화 나라가 눈에 띄지 않더라도,
이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마음 한구석 깊숙이 살아있음을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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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정보가 가득한 비문학 서적이나, 무언가 심오한 뜻을 해석을 해야할 것만같은 문학작품을 읽기보다는 가벼운 어린이 소설에 손이 갈 때가 있어요. 저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쓴 Roald Dahl의 \'마틸다\'라는 어린이 소설을 참 좋아했고 아직까지 좋아하는 책인데 이렇게 자신만의 가장 좋아하는 동화를 지니고 있는 것도 참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무 생각 없이 글에 푹 빠지고 싶을 때 읽을 수 있는 책이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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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메리 포핀스라는 책을 들어는 봤지만 저도 실제로 읽어본 적은 없는데요, 다 커버린 지금 읽어 봐도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마음 깊숙이 살아 있는 동화 나라를 끄집어내어 보기 위해서라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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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출판 어크로스“언젠가 나도 내가 스며들고 싶은 그런 완벽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찾을 수 있을까.”더보기
‘이상함’과 ‘자유’, 그리고 ‘할머니’의 단어 조합은 언제 들어도 설렌다.
온갖 상상력을 동원하여 미래의 내 모습을 그려보곤 한다. (물론 노후 계획까지는 아니지만)
할머니가 된 나는 어떨지 상상하는 것은 즐겁다.
건강하고 튼튼한 무릎 관절을 가졌고, 항상 씩씩하고 활기차게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자유롭게 사는 모습을 꿈꾼다. 그리고 그 옆에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으면 한다.
“나는 영웅의 삶에는 큰 관심이 없다.
대신 스스로를 완성해 나가는 개인 쪽이 훨씬 더 흥미롭다.”
이 책은 ‘세계의 가장자리를 살아가는 마음가짐에 대하여’ 자신의 삶과 함께 생각을 풀어 쓴 책이다.
비혼, 여성, 프리랜서, 집사, 채식지향주의자, 그림책 읽는 어른인 무루 작가님이 정상이라고 지칭하는 삶이 아닌 자신을 성장시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가장자리라는 말은 언뜻 들으면 소외되고 외롭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중앙이 아닌 끝이기 때문에 더욱 자유롭고 가감 없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에 의한 것, 흔히 이야기하는 ‘메이저’가 아니면 어떤가.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억지로 맞춰 사는 것보다는 차라리 그 옷을 벗어 던지고 자유롭게 사는 것이 행복할 것이다.
또는 내가 내 몸에 맞는 옷을 새로 만드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사회가 정해 놓은 틀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닌,
내면의 목소리가 이끄는 대로 가고자 한다.
혼자 걷는 그 길을 따라서 가도, 분명 나는 나다울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2 people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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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가장자리를 살아가는 마음가짐에 대하여\'라는 문구가 정말 흥미로워서 한 번 읽어보고 싶어지는 책이네요! 으레 사람들이 말하는 \'정상적인\'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있지만 그럼에도 충분히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자신하는 작가가 정말 멋있어 보여요. 저 또한 다수가 지향하는 성공적인 삶과는 조금 다른 계획을 꿈꾸고 있는데, 저희 부모님께서는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는 눈치라 아직 방향을 못 잡고 있거든요. 이 책은 왠지 모르게 저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것 같아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좋은 책을 추천해 주셔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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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자리에 대한 새로운 생각이네요. 중앙에 있는 게 더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흥미롭습니다. 광활한 내면의 세계를 지니신 분들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대세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가려는 나봄 님을 제가 좋아하는 말로 응원하겠습니다. /그대의 사랑과 함께, 그대의 창조와 함께, 형제여, 그대의 고독 속으로 들어가라. 그러면 나중에서야 정의가 절름거리며 그대를 따라오리라./ -프리드리히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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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고 가감없이 나를 표현하고 내면의 목소리가 이끄는 대로 살아간다는표현이 참 아름답네요. 저도 제가 저다울 수 있도록 혼자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겠어요. 그리고 적어주신 책 구절도 제 마음에 쏙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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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느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낸 문학 작품인 수필을 좋아해요. 수필을 읽다 보면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 어떤 사건을 겪었는지, 나와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등, 여러 가지 흥미로운 내용들을 알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뭔가를 깨달을 수 있기때문이에요. 그래서 한번쯤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서평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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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가장자리를 살아가는 마음가짐’이라는 게 인상적이네요. 뭔가 외연의 끝자락에 자리하면 더 밀려나면 안 될 것 같고, 뒷걸음질 치는 순간 벼랑 아래로 떨어질 것 같고, 중심을 향해서 끊임없이 힘을 내야할 거 같은 느낌인데, 오히려 새로운 영역과 맞닿으며 더 넓은 삶의 지평으로 확대되는 시작점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기억할 것은 원의 중심은 한 점이지만, 그 테두리야말로 가장 넓으며, 수많은 점들의 집합이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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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 출판 빌리버튼“어떤 문장에는 마침표를 찍고 싶지 않습니다더보기
아주 오랫동안 계속 되었으면 해서요
그렇다면 차라리 쉼표를 찍을까요,
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
당신의 이름 끝에는 늘 쉼표를 찍겠습니다”
다정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동글동글한 글자도, 그 안에 꾹꾹 담긴 진심도, 따뜻함도,
발음할 때 말로 내뱉어지는 그 찰나의 순간조차도 좋아한다.
내가 다정함이라는 말만큼 좋아하는 하현 작가님의 에세이집이다.
책을 읽는 내내 아주 먼 타인이 아주 가까이 다가와 자신의 이야기를 다정하게 들려주는 것 같았다.
덤덤하게 하루 일상을 살아가는 이야기와 자신과 주변을 바라보며 하는 생각들까지 내 마음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했다.
항상 머릿속으로 생각만 했던 것들을 글로 섬세하고 다정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내일의 행복은 영영 내일에 있으니 우리는 오늘 행복하자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마음이 원하는 일을 외면하지는 말자고.”
타인의 속마음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이 에세이의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오늘만 누릴 수 있는 행복이 있다.
먼 미래를 계획적으로 설계하기보다는,
당장 내 눈앞을 지나쳐 가는, 내가 몸 담고 있는 현재에 충실하고
평범하지만 언젠가 그리울 일상을 소중하게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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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행복은 영영 내일에 있으니 우리는 오늘 행복하자고\" 라는 말에 왠지 모르게 울림이 있는 것 같아요. 심적으로 많이 힘들 때 항상 오늘이 아닌 내일만을 기다려왔는데, 내일은 행복해지겠지, 내일은 오늘보다 낫겠지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지나고 보니 지나온 길에 남는 추억이 많지 않아 아쉽더라고요. 내일은 다음날이 찾아와도 영원히 내일이라 불릴테니 오늘의 삶에서 작은 기쁨을 찾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에세이를 많이 읽어본 적 없는데 공감되는 문장이 많아 보여 꼭 읽어보고 싶네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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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속마음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여볼 수 있다는 점이 에세이의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이라고 하셨는데 저도 동감합니다. 사람들도 비슷하게 느껴 브이로그가 인기가 많나 봅니다. 저는 인생을 멀리 보는 한편 내가 서 있는 곳을 돌아보기도 합니다. 현재는 나에게 주어진 소중한 선물이니까요. 어떨 때는 순간의 분위기, 감정, 시공간을 그대로 데이터 파일로 저장한 다음, 때때로 꺼내서 다시 느껴보고 싶기도 합니다(동영상으로 순간을 담기엔 한계가 있지요). 현재란 시간의 화살을 따라 지나쳐 사라지기에 소중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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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이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서평이었습니다. 추상적인 단어에 주어진 형태는 없지만 \'다정함\'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따스함\'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이러한 따스함을 건네는 형태가 다정함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따스함의 형태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제목 \"이것이 나의 다정입니다.\"를 통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봄님의 서평을 읽으니 이 작가님의 따스함, 다정함은 어떻게 글에 묻어났을지 참 궁금해지네요! 또한, 가루루 중위님의 소감을 읽으며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볼 수 있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말들이 생각났습니다. 종종 어디선가 듣기도 하고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할 때 종종 인용하는 문구이기도 합니다. /타인의 속마음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여볼 수 있다는 점이 에세이의 빠져나올 수 없는 매력/이라는 구절을 읽으며 소설을 흘러가는 글의 호흡을 따라가며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면, 에세이는 타인의 삶을 들여다본다는점에서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는 특징이 있다는 점에서 각각의 매력이 참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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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행복은 영영 내일에 있으니 우리는 오늘 행복하자고’ 라는 문장을 보고 나태주 시인의 ‘오늘의 약속’이라는 시가 떠오르네요. 꼭 한 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다정’, ‘다정함’이라는 말이 문자 그대로 단순한, 일시적인 감정을 넘어서서 사람을 대하는 능력, 그러한 정서적인 capacity가 갖춰져야 한다고 단어 자체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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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여름을 이 하루에(레이 브래드버리 소설집 2) 출판 아작“그래? 서커스는 어떻게 됐는데?”더보기
“크리스마스처럼 오래전에 사라졌어.”
민트색 표지와 거기에 그려진 귀여운 소녀, 그리고 감성적인 제목을 보고 감동적인 소설일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반전이었다.
이 책은 SF 단편 소설들이 실린 책이다.
화성에서의 삶이나 시체가 움직이거나, 또는 과학 상상화 그리기 대회에 제출했던 그림 속 미래 도시가 주로 등장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에서 멀리 떨어진 미래에 대해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수도 없이 상상해보았지만, 위 대화에서처럼 미래에 크리스마스가 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였다.
“나는 손을 들어 화성을 가리키니 너는 쓸쓸히 지구를 노래하라.”
서커스나 크리스마스, 심지어는 햇빛이 사라진 지구의 미래.
거처를 옮겨 지구를 떠나 안전한 곳으로 우주를 헤매며 이동하는 인간.
상상만 해도 아득한데 책 속, 그러니까 미래의 인간들은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그들의 환경에 맞게 살아가고 있었다.
내가 과학 상상화를 그릴 때 10년, 20년 후의 미래를 그려보기도 하였는데,
아직 아이의 상상력을 충족시킬 정도로 발달되지는 않았다.
미래의 지구가(물론 작가의 소설 이야기지만) 신기하면서도
당장 그런 변화가 지구에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하기도 하였고,
미래의 지구를 그렇게 만든 과거의 인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기술의 발달이 미래 인류에게 편리한 생활을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득이 되지만,
결국 안락한 삶의 보금자리인 지구를 떠나게 만든다는 점에서 실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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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손을 들어 화성을 가리키니 너는 쓸쓸히 지구를 노래하라.\" 인상깊은 문장이에요. SF소설을 읽다 보면 과학 기술이 극도로 발달한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과연 미래 인류는 현재의 삶을 기쁘게 받아들일지 아니면 과거의 모습을 그리워하게 될지 계속 궁금해지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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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종말론과 관련된 글들을 보면,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들이 항상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새삼 새롭게 떠올립니다. 김초엽, 천선란 등 젊은 작가들의 참신하고 기발한 과학적 요소를 결합한 줄거리뿐만 아니라 깊은 문장들에도 감탄했던 날들이 있는데, 이 소설에서 또 한 번 느낄 수 있기를 바라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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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책 출판 민음사“어둠 속으로 나아가는 한 단 한 단을 연두색 물풀이 띠처럼 감싸고 있었고,더보기
그 띠는 물결이 칠 때마다 밀려왔다가 다시 빠져 나갔다.
... 해는 어느새 더 높아졌다.
섬도 바다도 모두 반짝였고, 공기도 무게가 없었다.”
여름을 좋아한다. 그래서 여름의 책을 읽었다.
손녀딸 소피아와 할머니의 여름 이야기이다.
책 곳곳에는 여름을 다정하고 따뜻하게, 여름을 여름답게 해주는 말들로 묘사하고 있다.
뜨겁고 진득한 여름이 책 안에서는 보송보송하고 개운하게 나타나있다.
“여름이 끝나갈 때, 나이가 들어 마지막 풍경을 경험하는 건 어딘지 모르게 행복한 일이지.”
아직 어린 손녀딸이 나이가 지긋하고 무던한 할머니에게 어리광을 부릴 때면,
어릴 적 한여름에 외할머니 댁에서 사촌 동생과 함께 자고 왔던 기억이 났다.
계곡이나 워터파크 대신 동네 조그만 목욕탕의 냉탕에서 놀았고,
집으로 돌아와 외할아버지가 좋아하셨던 바밤바나 비비빅 같은 하드를 먹었다.
에어컨도 없는 밤색 나무집에서 낡은 선풍기를 틀어 놓고 늦은 밤까지 ‘테레비’를 보며 시답잖은 이야기로 우리들의 시간을 촘촘하게 메꿔나갔다.
내가 여름을 좋아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여름은 유독 추억이 많은 계절이다.
더 정확히는 여름은 추억으로 이루어진 계절이다.
지금은 성인이 되어 그때만큼 순수하게 즐길 수는 없게 되었지만,
마음 어딘가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그날의 뜨거운 추억들을 꺼내 보며
나도 이렇게 완전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구나 하며 안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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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으로 풍경이 그려져요. 라는 영화를 아시나요? 나봄님의 여러 독서록을 읽어 보는 중인데 좋아하실 것 같아서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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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책을 겨울에 읽으면 또다른 느낌이려나요? 꺼내볼 수 있는 뜨거운 기억이 있다는 것은 너무 아름다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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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화창한 여름 날씨를 참 좋아하는데, 날씨가 좋은 날이면 그날을 온전히 기억하고 싶어 사진으로 영상으로 글로 기록해두어요. 다시 보며 그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요. 이 책을 읽으면 또 다른 느낌의 따스함과 기분좋음을 느낄 수 있을것 같네요 :0 내년 여름에 한번 이 책을 읽어보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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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이 되니 여름의 뜨거운 햇볕이 그리워지네요. 여름이 될 때마다 견디기 힘든 더위가 짜증이 날 때도 있지만, 강렬한 햇빛과 푸르고 풍성한 잎사귀들, 귀를 찌르는 매미 소리와 함께 그 속에 담긴 어릴 적의 추억들이 기억 속에서 성큼성큼 걸어 나오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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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여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사실 학생으로서 많은 시간을 보내온 우리들에게 자유롭게 내가 내 삶을 계획하고 만들어나가는 시간은 대개는 (방학 때문에) 여름과 겨울인 것 같다. 겨울에는 날씨 때문에 활동량이 줄어들다보니 동계 스포츠 몇 개나 눈 구경을 제외하고는 많은 추억이 없다. 반면 여름은 같은 기후적인 제약에도 불구하고 문득 멀리 떠나고 싶어지는 계절이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인생에서 마주했던 여러 여름들에 대해 곱씹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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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오면 여름 주제의 책을 잔뜩 꺼내 읽어보는데 다가올 여름엔 이 책을 읽고 싶네요. 따뜻한 책일 것 같아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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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글냥글 책방 출판 꿈의지도“고양이를 사랑하게 된 사람은 현재를 산다.더보기
그 모든 순간에 집중하며 아무런 기대 없이 온 마음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최선을 다해 사랑한 현재 덕분에 덜 슬플 미래를 상상한다.”
이 책의 주인공은 책과 고양이이다.
동글동글 사랑스러운 고양이들과 함께 서점과 글쓰기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평소 고양이를 좋아하여 고양이와 관련된 것은 모조리 찾아보곤 하는데,
이 책을 도서관에서 발견한 순간 고민도 하지 않고 읽게 되었다.
고양이와 함께 마냥 즐거운 일상을 담은 책일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고양이의 짧은 삶과 길고양이의 거친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이 아팠다.
특히 “동글동글 빵떡 같은 얼굴”의 랏샤는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오래오래 생각이 났다.
고양이는 인간보다 훨씬 수명이 짧기 때문에, 함께하는 먼 미래가 보장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고양이와 하는 사랑은 현재진행형이다.
고양이뿐만 아니라 살아가며 만나는 모든 사랑은 현재진행형의, 현재 지향적인 사랑이어야 한다는 것을 책 속 고양이들을 보며 느끼게 되었다.
나중에, 조금 있다가, 지금은 바쁘니까,
사랑에는 그런 것이 통하지 않는다.
그 사랑의 대상이 연인뿐만 아니라, 가족, 친구, 동물,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사물까지도.
현재에 충실하고 또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사랑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것을,
책방의 영원한 아기 고양이 랏샤를 보며 배우게 되었다.-
책의 주인공이 책과 고양이라니,, 상상만해도 좋아요.. 동글동글 사랑스러운 고양이와 함께 일상이 펼쳐진다고 생각을 하니 너무 읽어보고 싶네요. 수명이 짧기 때문에 미래가 보장되어있지 않다. 그래서 현재진행형이다.. 마음이 뭉클해지는 문장이네요. 하지만 고양이가 아니라 우리에게도 적용이 되는거 같아요. 나중보다는 지금에 더 관심을 가지고 행동을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어요. 꼭 한번 읽어볼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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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양이들 영상에 푹 빠져있던 터라, \'냥\'이라는 글씨를 보자마자 스크롤에 멈추게 되었네요 ㅎㅎ\"고양이와 하는 사랑은 현재진행형이다.\"라는 말이 참 인상적입니다. 이것은 연인, 가족, 친구에게까지 확대해서 적용되는 것 같아서, 평소 나의 삶의 태도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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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했던 한 드라마에서 고양이는 신피질이 없다고, 그래서 인간처럼 어떤 나이에 무엇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 시간에 대한 감각이 없고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던 내용이 떠오르네요. 현재와 미래와의 균형점을 찾고, 또 인간의 범주를 넘어서서 여리고 약한 것들, 위태로운 곳에 놓여진 존재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겠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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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따뜻한 책일 것 같아요. 현재를 사랑하는 마음... 저도 현재를 바라보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지 다시 돌아보게 해주는 문장이네요. 늘 감사함과 소중함을 찾아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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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플 출판 창비“... 어차피 우리는 다 징검다리일 뿐이에요.더보기
그러니까 하는 데까지만 하면 돼요. 후회 없이”
책 속 인물들은 어딘가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앞에서 본 듯 익숙한 인물들이 반갑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누구였지 하며 앞을 뒤적이고 이 사람이었지 하며 다시 그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다소 요란하고 바쁘게 읽게 되었다.
그래도 사람들이 이렇게도 이어질 수 있구나 신기해 하며 흥미롭게 읽었다.
한 사람 한 사람 전부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고, 실타래처럼 얽혀 있었다.
그 실타래는 매우 복잡하여 멀리서 보기에는 그저 뭉친 하나의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정교하고 유연하게 이어져 있었다.
서로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사람들, 그저 스쳐 지나간다고 생각한, 서로의 주변 배경을 채워주고 있었던 이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웠다.
우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잠시 지나쳐 가는 사람들, 혹은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들조차
나와 연결될 가능성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과 사람이 엮인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좁고 깊은 관계보다, 어쩌면 얕고 넓은 관계로 사회가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나도 모르는 사이 나와 관련된 인연들이 어딘가에서 부지런히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까지 만나왔던, 그리고 앞으로 만날 인연들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 1 person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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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깃을 스치는 것도 어쩌면 인연이고 운명이라고 하잖아요. 이렇게 서로 읽은 책과 자신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나봄님과 저의 인연일지 모르죠!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네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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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한아뿐’에 이어서 ‘피프티 피플’을 읽고 그 구성에 박수를 치면서 이후 정세랑 작가의 책을 모조리 읽어버렸던 기억이 새록새록합니다. 저는 반대로 우리의 삶이 아니라 책을 생각했을 때 짧디 짧은 실들(한 이야기의 호흡이 짧아서)을 이어붙인 것 같다고도 느꼈습니다. 다른 정세랑 작가 책들도 문장이나 스토리에 부담이 적어서 학우들이 편하게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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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 책을 참 좋아해요. 모두가 각자의 삶 속에서 주인공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요. 이 책을 읽은 뒤엔 누군가가 미워질 때 저 사람도 저만의 살아가는 방식이겠지. 생존전략이겠지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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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 출판 윌북“집에 있지만 집에 가고 싶은 내향인들에게더보기
-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나는 MBTI에서 I가 80% 이상 나오는 찐 내향인이다.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란스럽게 북적이는 공간에서는 쉽게 피로를 느낀다.
주말처럼 빨간 날은 무조건 집에서 쉰다.
아니면 혼자 걷거나 버스를 타고 평소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작은 여행을 떠난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서 벗어나 빙빙 둘러 조용한 산책 길로 걸어간다.
“나는 내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해서 보다 큰 의미를 찾고자 애쓰는 것 같다.
가끔은 계속 찾고 있는 와중에도 걱정한다.
사실 끝으로 보이는 게 전부일 수도 있는데.
그렇지만 나는 남은 나날에도 존재하지 않는 의미를 찾고자 애쓸 것이다.”
고요한 적막에 둘러싸여 타인에 가려져 있던 온전한 나에게 집중한다.
나에 대해 생각한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그리고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또 생각하고 상상한다.
그렇게 내면에 파묻혀 있던 흐릿한 나의 잔상을 꺼내 뚜렷하게 만들어 간다.
누군가는 외롭지 않냐고 하지만, 전혀 외롭지 않다.
내향인인 나는 혼자 있을 때 에너지를 충천하며, 그 시간 속에서 비로소 ‘나’다워 질 수 있다.
“나는 이 침묵의 소리가 너무 좋다.”
침묵에도 당연히 소리가 있다.
물론 그 소리는 내면에서 나는 소리이다.
내 머릿속은 365일 내내 1초도 쉬지 않고 다양한 생각들을 찍어낸다.
내 눈에 띄는 모든 것들은 생각의 연료가 된다.
“내가 아닌 나를 연기하며 사는 거 이제 정말 지긋지긋해.”
타인에게 맞추거나 사회가 요구하는 틀에 억지로 나를 끼워넣기보다,
내가 나다워질 수 있도록, 나는 자발적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
그 속에서 진짜 나의 모습을 찾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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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가 크게 유행하면서인지 내향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점점 변화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향인이 단순히 소심하고 주눅들어있는 사람이 아닌, 에너지를 얻는 방향이 다를뿐이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시선이 많아지면서 \'나\'는 그저 오롯이 \'나\'로 존재하면 되는구나를 느끼고 있습니다. 어렸을적부터 내향성이 조금 더 많았던 저에게는 이 책의 주제가 흥미롭게 다가오네요!! \"혼자가 편한 사람들\"이라는 책도 내향인에 대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담고 있어 한번 읽어보시는것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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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스러운 일상 속 혼자를 위한 책\'이라는 제목이 너무 마음에 드네요. 제가 이 댓글을 적고 있는 시간은 오전 3시인데요. 이 시간에 굳이 깨어 있는 이유는 새벽이 어떤 소음의 방해도 없는 고요한 시간이기 때문이에요. 말씀하신 것처럼, 고요 속에서는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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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15만부 기념 윈터 에디션) 출판 나무옆의자“대체 당신을 지탱하는 힘은 무엇이냐고?더보기
그녀가 말했다.
인생은 원래 문제 해결의 연속이니까요.
그리고 어차피 풀어야 할 문제라면, 그나마 괜찮은 문제를 고르려고 노력할 따름이고요.”
불편한 편의점 always의 새벽을 지키는 야간 알바 독고 씨와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이다.
독고 씨는 서울역의 노숙자였다. 그는 알코올 중독으로 자신이 과거 어떤 사람이었는지,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였다.
우연히 always 편의점의 사장님에게 도움을 준 뒤, 사람들 속에 섞여 자신을 찾아가게 된다.
모든 이에겐 씁쓸한 사연이 있으며, 숨기고 싶은 그늘을 가지고 산다.
그들은 편의점에서 독고 씨를 만나고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자신을 향하던 시선은 다음 날 아침 해가 뜨듯 자연스럽게 타인으로 옮겨졌다.
“결국 삶은 관계였고 관계는 소통이었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옆의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데 있음을 이제 깨달았다.”
사람들의 사연은 어딘가 답답하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자연히 마음도 끊기게 되었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산다. 그런데 그 관계가 위태롭다.
나와는 전혀 다른 타인, 심지어 나와 피를 나눈 가족조차도 마음을 나누지 못하고 있었다.
불편한 편의점의 사장님, 오선숙 씨, 시현 씨, 정 작가 참참참 회사원, 사장님의 아들, 흥신소 곽, 그리고 독고 씨까지.
결국 그들을 슬프게 만든 것은 관계에서의 미숙한 대처였다.
관계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한 것을 깨달은 독고 씨의 말처럼, 다른 사람의 말을 들으려고 했는지, 나의 말만 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불편한 편의점이지만, 그 속에서 사람들은 누구보다 편안함을 느꼈다.
어딘가에서 또 다른 독고 씨가 누군가를 도와주고, 마음을 녹이고, 잊어버렸던 또는 잊고 싶었던 자신을 찾아가고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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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맥도날드 출판 문학동네맥 레이디는 낮에는 스타벅스, 밤에는 맥도날드에서 머문다.더보기
계절에 상관없이 항상 단정한 트렌치 코트 차림에, 카페에서는 영자 신문을 읽으며 버터를 넣은 커피를 마신다.
<궁금한 이야기 Y>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여 쓴 글이라 영상을 먼저 찾아보았다.
실제 인물의 이야기를 먼저 접하고 책을 읽어서 그런지 책이 끝날 때까지 마음 어딘가 쓰라렸다.
맥 레이디의 삶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녀의 하루 일상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며,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
“지금 김윤자에게는 아무도 없었다. 자신이 사라진다고 해서 슬퍼할 사람이 없었다.
아무도 울지 않을 것이다. 자기 안의 슬픔으로 우는 거라도 좋으니 누군가 울어준다면 좋겠는데. 그래서 김윤자는 당장은 죽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내가 여기 살아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죽을 수는 없다고, 거기까지 생각하자 눈물이 맺히기 시작한다.”
이 책은 지나치게 현실적이며, 그 현실 속 엔딩이 이미 정해져 있어서 더 아팠다.
책을 읽으며 조금 두려움과 막막함이 느껴졌다.
내가 바라보는 현실이 마냥 희망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 것 같았다.
사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외면하려 했었다.
행복의 출처가 희망인지, 절망인지, 어쩌면 그 둘 다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든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맞는 말인지, 내가 사는 현실의 온도는 어떠한지 궁금하면서도, 한편으론 그냥 모르고 싶었다.
“레이디는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았다. 그저 오늘을 살았다.”
맥 레이디의 삶은 행복했을까. 남에게 보여지는 겉모습과 돈, 생계란 참 어려운 영역이다.
책장을 덮으면서 맥 레이디가 자신이 살았던 삶이 그래도 마지막엔 소중한 친구 몇 명을 만나 그리 나쁘지 않게 기억되었으면 했다.
오랜만에 현실을 날카롭게 찌르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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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 분의 이야기를 \'궁금한 이야기 Y\'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본 적이 있어요. 특이하다고 생각되었기에 취재가 시작된 것이었겠지만, 사실 그 실상을 들여다 보면 이분은 현대 현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레이디 맥도날드\' 같은 사람들이 더 이상 혼자 슬퍼하지 않을 수 있는 그런 따뜻한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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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를 잊지 못하고( 여름에디션) 출판 미디어창비“편지를 쓰고 싶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순간을 가장 다정한 방식으로 기억하고 싶었습니다.”더보기
이 책은 미국, 일본, 프랑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서울, 시칠리아, 제주 등 여러 세계 나라를 여행하며 그 장소에서 떠올린 누군가에게 쓴 편지들을 모은 책이다.
낯선 타국의 모습을 그림 그리듯 설명하며 전하고 싶은 진심을 다정하게 풀어내었다.
그 안에는 행복도, 즐거움도, 때론 슬픔도 적당한 온도에서 말랑하게 녹아있었다.
솔직하고 담담하게 마음을 전하는 편지 글을 읽으니 나도 모르게 그 상황에 몰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당장이라도 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얼마나 다행인지요, 행복이 이토록 쉬워서. 이정도로 쉽게 행복해지는 인간이 바로 저라서.”
그리고 여행을 하며 얻은 행복은, 그 무게가 가볍든 무겁든 상관 없이 소중한 추억이 된다.
책 속에 묘사된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한 자 한 자 읽으며 머릿속으로 가보지도 않은 타국의 모습을 그려보았다.
나도 어릴 적 남해 여행을 갔을 때 이른 아침 해가 뜰 무렵, 여행지에서의 설렘에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떴다.
침대 바로 옆 작은 창문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남해 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보석처럼 햇빛이 부서져 내리는 바닷가 풍경을 본 것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비몽사몽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눈부시게 빛나는 바다를 바라보았을 때, 아름다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었다.
그때의 새벽과 아침의 경계선이 떠오르며, 흔히 사람들이 여행의 추억으로, 다시 그곳으로 갈 생각으로 힘든 현재를 버틴다는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있었다.
“편지라면 가능할 할 것 같았어요. 부풀어 오른 마음도, 절박한 마음도, 그리운 마음도, 전하지 못할 것 같은 마음도 편지에는 빼곡하게 담을 수 있으니까요.”
“이 편지 덕분에 우리가 잊지 못하는 그때의 우리가 생생하게 되살아난다면 그것만으로 저는 다정한 답장을 받은 기분일거예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쓴다는 것은 진심을 담는 일이다. 아주아주 솔직하고 빼곡하게.
진심을 있는 그대로 담기는 어렵다. 애쓸수록 그 원형은 흐트러지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나는 누군가를 떠올리면 편지를 쓴다. 내가 전하고 싶은 진심을 요리조리 만져보면서, 진심이 진심답게 전해질 수 있도록 말이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쉽지 않다. 그래도 쓴다. 글은 진심을 담는 그릇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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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가끔 편지를 쓰고, 편지를 받아요. 그 편지들을 고이 한 박스에 모아두고 있는데 가끔 읽어보면 그때의 그 감정과 모습들이 생각이 나요. 저에게도 소중한 이 감정들을 여행하면서 쓰면 그때의 그 생생한 감정이 얼마나 생각이 날까요. 행복, 슬픔, 즐거움까지 다 녹아내려져있다고 생각이 들어서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아주 작은 행복도 추억이 된다는게 정말 맞는 말인거 같아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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