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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아이만의 단 한 사람 작가 권영애 출판 아름다운사람들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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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를 타고 가는데 우연히 기사 아저씨가 틀어 놓은 라디오를 듣게 되었다, 육아를 주제로 한 내용이었는데, 그중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가까워질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라디오 DJ가 ‘아이나 어른이나 다 똑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다가가라’고 하였다. 어떤 의미인지 다시 생각해보았다. 요즘 아이들과 어른들은 자라온 환경이 달라 서로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때 흔히 세대 차이라고 말하며 넘겨 아이와 어른들은 다르다며 선을 그어 버리고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는다. 아이들과 어른을 구분지어 아이들은 어른들을 어려워하고 어른들은 아이들이 부담스러워 할까 쉽게 다가가지 못하여 점점 거리는 멀어진다.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한다면 거리는 좁혀질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을 대할 때 어린애 취급 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어른과 동등한 위치에 놓고 대해야 한다. 이는 아이들을 존중하는 것이다. 존중에서 나온 진심으로 다가간다면 조금 더 아이들과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어두운 밤만 있는 것은 아니고 밝은 낮도 있다. 밤에는 눈을 감고 깊은 잠에 들고 낮의 햇살을 마음에 비춰주고 싶다. 얼음이 하늘에서 쏟아지는 것 같은 날에도, 세상이 아무리 차가워도 뜨거운 가슴으로 묵묵히 아이들을 데워주기 위해 따스한 체온을 유지할 수 있게 뛰어가는 교사가 되고 싶다.”

    아마도 교사를 꿈꾸는 사람들이 한 번쯤은 읽어보았을 것이고, 읽어보기를 추천하는 책이다. 최근 읽은 책 중 가장 마음이 따뜻해지고 가슴 깊이 감동을 받았다. 아이들은 존재 자체만으로 어른들을 울리고 또다시 웃게 해준다. 시린 겨울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여주는 난로 같았다. 교사로서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한 많은 시간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그 마음에 집중하고 귀 기울이며 다가가기 위한 작가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권영애 선생님은 장애, 왕따, 가정의 문제가 학교생활까지 이어지는 학생 등 마음의 문을 닫은 아이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 있는 그대로 따뜻한 마음으로 안아 주셨다.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믿음을 쌓고 소통이 되면 마음도 알아차리는 ‘단 한 사람’ 덕분에 책 속 아이들은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을 만날 수 있었다. 버츄 프로젝트는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격려와 칭찬을 할 때 등 마음속 52가지 미덕을 깨우게 하여 교사와 아이들이 실천하게 하였다. 교실 속 현실의 어려움이 수반될 수 있겠지만 ‘단 한 사람’이 되기 위한 용기가 있다면 아이들과 소통하는 교실로 만들 수 있다고 느꼈다.

    교사는 불쌍히 여기는 동정이 아닌 진심으로 잘 크길 바라는 사랑의 마음을 학생들에게 안겨주어야 한다. 마음 아파하며 무작정 감싸는 것이 아니라 가끔은 쓴소리도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에서는 ‘사람의 언 가슴을 녹이는 건 사람만이 주는 지극한 사랑 에너지’ 라고 하였다. 이 말처럼 교사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사랑의 마음은 한 아이를 살리고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학생이 어떤 모습인지 보다는 앞으로 성장해 나갈 모습을 그리며 그 목표를 향해 학생과 손잡고 나아가야 한다. 교사의 사랑은 학생들의 상처를 치유해 주고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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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은 여러번 들어본 적 있는데, 정작 읽어본 적은 한번도 없는 책이에요. 나봄님 리뷰를 보니 이 책이 더 읽어보고 싶네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 교사는 동정이 아닌 진심으로 잘 크길 바라는 사랑의 마음을 학생들에게 안겨주어야 한다는 말이 정말 와닿습니다. 아이들은 동정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사랑이라는 진심의 마음을 아이들에게 전달해줄 수 있는 것이 특히 담임 교사에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서평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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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몬드(창비청소년문학 78)(반양장) 작가 손원평 출판 창비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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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에는 아무 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의 얼굴과 ‘아몬드’라는 짧은 제목이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아이의 표정만 보아서는 도저히 내용을 예측할 수 없었다. 책 표지 속의 무표정한 아이는 주인공으로 열여섯 살의 남자아이 선윤재이다. 알렉시티미아, 즉 감정 표현 불능증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아몬드와 비슷하게 생긴 작은 편도체를 가지고 있는데, 이 편도체는 기쁨, 슬픔, 공포, 두려움 같이 일반적인 감정들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윤재는 남들보다 작은 편도체를 가지고 태어나 감정을 느끼는 데 어려움이 있다. 아주 흔해 빠진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는 윤재의 상황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감히 예상할 수 없지만, 일상을 살아가며 수많은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친구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괜찮은지 위로해주는 것조차 알지 못한다. 그러나 윤재는 단지 이러한 감정을 태어날 때부터 느낄 수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지 몰라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두려움을 마주하고도 무표정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엄마는 윤재의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위해 감정을 ‘학습’시킨다. 책을 읽는 동안 감정이란 상황과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고 언제든 예외가 존재할 수 있는데, 감정을 학습시킨다고 일반적인 아이처럼 보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고정된 틀 안에서 자신의 의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삶이 최선의 방법일지 어린 윤재의 모습을 보며 무척 마음이 아팠다. 누구라도 어떠한 상황에 대한 대응에 정해진 정답을 정의 내리기는 쉽지 않다. 사람들이 윤재의 반응과 같이 다른 감정의 반응을 보인다고 해도 틀렸다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의 이면을 읽어내는 능력이 다 다를 뿐이다.

    책을 읽으며 진정한 공감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공감의 사전적 의미는 ‘타인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이다. 심 박사가 폭격으로 인해 다리와 귀를 잃은 소년이 울고 있는 뉴스를 무표정으로 보다가 윤재를 보고 웃으며 인사를 건넬 때, 엄마와 할머니가 죽어가는 그 순간에 주변 사람들은 눈앞에서 보고 자신의 몸을 사리며 칼부림하는 남자를 말리지 않았을 때, 사람들은 연민과 두려움이라는 감정은 느끼지만 타인의 고통과 똑같은 감정을 느끼기는 어려워서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을 윤재와 같은 감정 표현 불감증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희노애락의 감정을 느끼고 나누고 함께 살아가기 때문이다. 윤재는 자신이 미처 알지 못했던 우정의 감정으로 곤이를 구하다가 죽음의 문턱까지 가기도 했지만, 엄마가 깨어나면서 윤재는 다시 만나는 기쁨으로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자신을 가두고 있던 틀을 깨고 새로운 세상으로 한 발 내딛으면서 윤재는 세상과 소통하고 진정으로 공감하기 시작한다.

    감정 표현 불능증만이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공감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과학과 기술이 발전할수록 타인과 더불어 살지 않고 자신의 명예, 이익만을 챙기는 이기주의, 개인주의가 팽배해진다. 윤재가 감정과 공감을 암기하여 적용하듯이, 바쁜 삶 속에서 타인이 처한 상황에 기계처럼 반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개인의 삶에만 집중하고 타인에 대해 돌아보지 않는 공감불능사회에서 진정한 공감을 나누기 위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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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봄님 말씀처럼 개인주의가 팽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서로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저 또한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기 보다 제 삶과 제 감정에만 충실히 살아가는 것 같기도 해요. 공감이라는 자세에 대해 더 생각해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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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정을 느끼는 데에 어려움이 있어 선천적으로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윤재의 모습이 너무 짠하고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습니다ㅜㅜ 바쁜 삶 속에서 타인이 처한 상황에 기계처럼 반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말에는 정말 공감합니다. 이런 사회가 되지 않도록 진정한 공감을 나누기 위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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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럼에도, 내키는 대로 산다 작가 이유미 출판 흐름출판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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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좀 지겹다. 괜찮은 사람인 척 하는 것도.”

    낯선 사람들 앞에서, 때로는 다른 사람들의 눈으로 보았을 때 친분이 있다는 것으로 여겨지는 사람들 앞에서 내가 괜찮은 사람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괜찮은 사람인 척하는 아등바등하는 내 모습이 너무나도 작위적으로 느껴져 거부감이 들 때가 있다. 타인의 눈을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도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내 모든 것을 드러내어도 괜찮을까, 나의 행동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아무 의미 없이 한 말에 상처받지 않을까 등등의 흔히들 하는 걱정이 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회로 나갈수록 더 안을 향해 몸을 웅크리게 되었고, 사람을 만날수록 외로워졌다. 사람들 앞에서 나라는 사람을 드러내는 것을 최대한 피하였다. 누군가는 나에게, 친해진 것 같은데 왠지 속을 알 수 없다고 하였다. 상처받지 않으려고, 나를 자책하는 일을 피하려고, 항상 웃고 친절하지만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 내치고 있었다. 가끔은 내 결혼식장이나 죽고 난 뒤 내 장례식장에 올 사람이 있긴 할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거리를 유지하다 보니 오히려 다정한 관계가 된 것 같다.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 딱 그만큼의 거리. 서로 걱정하고 인내하고 이해할 수 있는 만큼의 거리 말이다.”

    항상 나에게 인간관계는 풀리지 않는 숙제 같은 것이었다. 숙제는 숙제인데, 풀리지 않으니 볼 때마다 마음은 무겁다. 어쩌다 적당한 해결책을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허점이 너무나도 많았다. 사람을 대하는 것은 첫 만남부터 중간 과정, 어쩌면 올지도 모르는 결말까지 예측할 수 없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서툴렀다. 극도로 내향적이라 낯을 가려 단체로 모이는 것도 부담스럽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곱씹으며 낀 자리는 역시나 불편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나는 쓸데없는 소모적인 걱정이 너무 많았다. 방금 내 웃음이 너무 경박스럽지 않았나, 쓸데없는 오지랖을 부린 것은 아닌가, 방금 한 말은 너무 별로였는데. 사람을 만나고 나면 항상 어리숙한 내 모습을 후회한다.

    그렇다고 남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내보이는 것도 낯간지럽고 발가벗겨진 기분이 들어 또다시 가면을 쓰고, 또다시 그날 밤 후회한다. 그래서 아예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게 되었다. 적당히 웃고, 적당히 이야기하고. 거리를 둔 만큼 형식적인 애정을 쏟고 있지만, 아직은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사회적 인맥은 서서히 넓혀가고, 타인과의 스몰토크에 익숙해졌지만, 깊은 관계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 관계가 깊어지지 않을수록 상처는 적게 받았다. 그만큼 나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아도 괜찮았으니까. 관계에 연연하지 않으니 내 마음은 예전보다 한결 가벼워졌다. 그렇지만 이게 인간관계의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적당히 미움 받고 적당히 사랑 주고받고. 이 적당히의 감각이 굉장히 애매하고 두루뭉술하지만, 그냥 내 마음이 가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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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봄님의 고민에 조금이나 공감합니다. 저 또한 깊은 관계에 상처받을까 두려워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영원히 헤어져도 두렵지 않을 만큼의 가벼운 관계를 선택했거든요. 그래서인지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는 다르게 대학교에서는 슆게 마음 터놓을 상대를 찾기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인간관계는 너무 어렵지만 그래도 관계에 있어서 명확한 정답이란 건 없으니까요. 나봄님의 말씀처럼 마음 가는 대로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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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인과의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말, 정말 공감합니다. 당장 sns에서도 비공계 계정을 유지하는 이유, 혹은 부계정이 있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 아닐까요? 다른 사람과의 관계로부터 오는 부담이 덜해지는 순간 마음도 가벼워지고, 진정으로 하고싶은 대로 하며 살 수 있더라고요. 나봄님의 의견에 깊이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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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인간관계와 관련한 책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아무리 여러 책을 읽어봐도 인간관계에는 명확한 답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길 원하며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은 정말 저한테 해당되는 말인지라 서평을 보면서 매우 뜨끔거렸네요. 저도 나봄님처럼 남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른 사람들이 내 곁은 떠나갈까봐 혹은 내가 너무 낯부끄럽고 밤에 후회하면서 발차기를 할까봐 나를 어떻게 내보여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시기입니다. 방학 떄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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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튼, 여름(큰글자도서)(아무튼 시리즈 30) 작가 김신회 출판 제철소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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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사한 추억 없이도 여름을 사랑할 수 있다.”

    달콤씁쓸함, 괴로우면서도 즐거운 것. 나에게 달콤씁쓸함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은 여름이다. 여름은 내 곁을 지겹도록 꾸준하게 찾아오는 존재이다. 지치지도 않는지, 그리 반갑지 않은 뜨거움과 축축함을 몰고 꾸준하게 매년 나를 찾아온다. 나는 사실 여름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온몸이 떨릴 정도로 새하얗게 시린 차가운 날씨, 차가운 음식, 차가운 계절을 좋아한다. 물론 따뜻함과 관련된 것들을 아주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땀이 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고 더운 것 가까이에 있을 때 느껴지는 특유의 숨이 턱턱 막히는 느낌이 왠지 꺼려졌다. 그래도 좋아하는 것도 너무 오래 보면 질리듯 한창 겨울이 지나가고 있을 때면 따뜻한 여름 바람이 그리울 때도 있다. 뺨이 아릴 정도로 친절하지 못한 겨울 날씨에 밖은 나가지 못하고 전기장판을 켜고 이불 속에서 꼼지락대고 있으면, 여름의 추억을 떠올리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가족 또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휴식을 마음껏 취하는 행복했던 장면들이 생각났다. 생각해 보면 여름의 추억이 겨울 외투보다 더 몽글몽글하고 포근했던 것 같다.

    “여름은 담대하고, 뜨겁고, 즉흥적이고, 빠르고, 그러면서도 느긋하고 너그럽게 나를 지켜봐준다.”

    그렇지만 나를 바꿔준 것은 항상 여름이었다. 나에게 여름은 2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 두 번째는 새로운 결심의 시작이다. 햇님이 떠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사람들의 옷이 점점 짧아지기 시작할 때면, 항상 새로운 결심을 하곤 한다. 나도 왜 그런지 모르겠다. 무언가를 해야지 하고 시부저기 시작한 일에 저절로 몸이 움직이고, 그 일은 점점 커지고 기간은 길어지게 되었다. 한 여름 밤의 마법에 걸린 것처럼 말이다. 건강을 위해 살 빼기, 매일 일기 쓰기, 도서관 2주에 1번씩 가기, 필사하기, 평소에 하는 생각이나 감정을 글로 기록하기, 방에서 쓸모없는 것들은 버리는 미니멀리스트 되기 등. 다른 사람들은 새해가 시작되는 1월 1일에 새로운 일을 다짐하거나 목표를 세우지만, 나는 이상하게 여름만 되면 새로운 일을 벌이고 싶어진다.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그 후덥지근함에 홀려 무기력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본능일지도. 여름은 덥고 습해서 표면적으로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지만, 웃기게도 나는 여름을 좋아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겉으로는 여름의 뜨거움에 움츠려 있지만, 속으로는 여름을 아주 환영하고 있던 것이다.

    “그 시절 내가 그리워한 건 여름이 아니라 여름의 나였다.”

    난 사실 여름보다는 겨울을 더 좋아하지만, 왠지 여름의 후덥지근함이 그리워졌다. 한낮에 내리쬐는 햇빛, 잠 못 이루게 하는 여름밤의 공기와 그 사이로 살푼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한 줄기까지. 아무리 겨울의 찬 공기가 복잡한 마음을 가라앉게 하더라도, 온몸을 익히는 따가운 햇살이 사람의 마음을 말랑거리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여름의 오후는 고즈넉하고 느긋하게 만들어 한없이 늘어지게 된다. 그러다 보면 더위에 머릿속이 깨끗하게 비워지고, 내 걱정과 불안도 푹푹 찌는 날씨에 흐르는 땀과 함께 씻어 내려 없어지게 된다. 남아 있는 수많은 여름 중 가장 빨리 만나게 될 여름은 조금 더 아껴주고 소중하게 보내주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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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도 여름에 인생을 바꾼 큰 결정을 했어서 그런지 그 해 여름의 공기, 상황, 이야기 나눴던 사람들까지 아직 기억에 또렷하게 남아있어요. 반면 큰 상처를 받았던 겨울이 되면 그 날짜 근처만 다가와도 기분이 안 좋고 관련 있는 사람들에게 말로 상처를 주게되곤 합니다. 계절이 주는 기억의 효과를 나봄님의 글을 통해서 다시 느끼고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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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는 여름이 되면 겨울이 그립고, 겨울이 되면 여름이 그리운 변덕스러운 사람입니다. 지금은 날씨가 너무 춥다보니 그 끈적끈적하고 습했던 여름 날씨가 생각날 정도로 뜨거웠던 여름이 그립게 느껴집니다. 아스팔트에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푸른 녹음의 계절, 마음껏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고 덥다는 이유로 선풍기와 에어컨을 틀면서 여름의 즐거움을 느끼는 그 기억이 떠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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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사가 너무 마음을 후비네요.. \"그 시절 내가 그리워한 건 여름이 아니라 여름의 나였다.\"라는 대사가 너무 감성적인 것 같아요. 저도 특정 계절을 좋아하는데 알고보니 그 계절 자체를 좋아하기 보다 그 계절에 얽힌 다시 되돌아 갈 수 없는 그때의 추억 때문일까요..? 뭔가 가슴이 뭉클하고 씁쓸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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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돈가스 가게에 갔는데 말이죠 작가 이로 출판 난다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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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모든 설정이 문제점이 아닌 이유는 철저하게 제멋대로이기 때문입니다. 최선을 다해 제멋대로입니다. 스스로 정한 방식들, 그러니까 흔들리지 않고 제멋을 고수해서 이 공간에서 만큼은 제멋이 곧 멋이 되게 만듭니다.”

    “그런 순간을 좋아합니다. 일반적인 편견에 기대거나 말거나 자신들의 힘으로 밀어 붙여 새로운 판단의 세계로 들어가는 때요.”

    ‘제멋대로’ 라는 말을 들으면 부정적이라는 느낌을 떠올리곤 한다. 그렇지만 나는 ‘제멋대로’ 라는 말을 좋아한다. 이 말을 입 밖으로 내뱉으면 뭐든 해도 되는 상황이 된 것 같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용기가 생긴다. 비슷한 느낌을 가진 ‘얼렁뚱땅’ 이라는 말도 좋아한다. 잘하지는 못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어쨌든 끝은 보겠다는 것이니까. (방금 앞의 문장 자체도 너무나 얼렁뚱땅이다.) 얼렁뚱땅 제멋대로인 인생이지만, 내가 선택한 일들이고 결과가 어떠하든 나 혼자 해낸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본 메구로의 ‘돈키’에서는 저온에 천천히 튀겨 20분이나 걸리고 여러 번 잘라 튀김옷과 고기가 따로 놀고, 장국도 무거운 돼지고기 미소국이고, 바삭함이 생명인 돈가스를 양배추 채 바로 옆에 얹어준다. 이렇게 돈가스는 고온에서 재빨리, 가벼운 된장국을 곁들이고, 물기가 생기지 않도록 철망에 얹어 건조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제멋대로인 돈키의 돈가스이지만, 접시 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다 제멋대로라서 오히려 맛의 조화로움을 보여준다. 나도 돈키의 돈가스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뭐든 다 제멋대로라서 다수가 가는 길을 가지 않고 굳이 죽어도 나의 길을 가겠다고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물론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제멋대로의 길을 가는 것이 아닌, 그냥 이기적인 것이다.) 남들이 제멋대로인 나를 보고 이러쿵저러쿵 입을 대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내 얼렁뚱땅 제멋대로 인생의 최종 목표이다.

    “폭찹이 유명한 돈가스 집에서 함박 스테이크가 더 낫다니. 오리무중 가게로군요.”

    마찬가지로 오사카의 ‘신후지 본점’에서 시킨 런치 B세트의 식사도 제멋대로이다. 돈가스 집에서 함박 스테이크가 더 맛있다니. 위의 내용과 약간 결이 다르지만, 이쪽의 제멋대로도 마음에 든다. 돈가스 가게에 돈가스만 팔라는 법도, 돈가스만 맛있으라는 법은 없다. 뭐든 맛있으면 그만이고, 취향에 따라 꾸준하게 찾는 사람이 있으면 그만이다. 우리에게는 일상적인 한 끼 식사가 되는 돈가스를 먹으며 인생을, 가치관을 논할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였다. 돈가스가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거기에 내 인생을 빗대어 볼 수 있으면 전부 OK이다. 아무래도 오늘 저녁 메뉴는 양배추 채 대신 철학을 곁들인 돈가스로 정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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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가스\'라는 단어만 보고 군침이 돌았는데... 리뷰에도 돈가스와 미소국과 관련하여 세세하고 맛있는 묘사가 이어져서 배가 고파지네요. 그렇지만 단순히 맛있어 보이는 돈가스에 대한 얘기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은 맛있는 \'돈가스\'를 가지고 생각 해 볼 만한 거리들을 많이 제공해 주는 것 같군요. 꼭 읽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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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 작가 오연호 출판 오마이북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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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이상적이고 내가 교사로서 본받고 싶은 교육 제도가 형성된 덴마크를 소재로 하였는데, 그곳에는 다양하게 열린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여 스스로 선택한 배움에 온전히 집중하고 자신을 탐색하는 학교가 많았다. 수준, 능력, 신체적 차이 등에 얽매이거나 편견을 가지지 않고 모두가 어울려 생활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정한 꿈이라는 ‘직업’은 단기적으로 보았을 때 대학을 가고 취직을 하기 위한 도구이며, 진심으로 원해서 지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적성에 맞지 않아 후회하기도 한다. 당장은 교육 제도를 바꾸기에는 어려움이 많겠지만, 삶과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제공되었으면 한다. 교사 한 명이라도 학생들이 진정한 삶과 미래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노력을 한다면, 한 반의 학생들의 미래 설계도가 완성되고, 이 학생들의 가까운 친구들과 미래에 자식들에게 까지 퍼져서 공식적인 제도가 아니더라도 흐릿한 형태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개인의 노력이니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이러한 꿈틀거림이 하나둘 합쳐진다면 더 나은 환경에서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앞으로 교사가 되어 학생들을 어떤 자세와 태도로 대해야 할지, 어떤 방향으로 지도해야 할지, 학교가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기관이 아닌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야 하는 곳이라는 사실,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위해 가르쳐야 할 지혜와 습관 등에 대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생각을 바꾸어주었고 앞으로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할지 깊게 고민하는 계기를 제공해준 책이다. 이처럼 덴마크의 높은 행복 지수에 기여한 교육에는 ‘그룬트비’의 영향이 크다. 그룬트비는 강의식 수업을 통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상호작용을 통해 ‘삶을 위한 교육’을 이루어 낼 것을 주장하였다. 이를 통해 외적인 것을 강조하는 껍데기뿐인 지식이 아닌 인간의 삶과 성장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면 자체를 발달시키는 방법을 가르칠 수 있다. 그의 교육관이 매우 인상적이어서 가슴 깊이 새겨두고 교사로서 어떤 가치관을 가져야 할지에 대한 고민의 방향으로 삼았다.

    남들과 다른 모습을 하고 조금 느려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남들과 다르다면 그것은 개성이 되고 다름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된다. 느리다는 것은 더 신중할 수 있다는 것이고 옆에서 도와주고 함께한다면 문제 되지 않을 것이다.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말하며 덴마크의 학생들이 주눅 들지 않고 ‘내 안에 또 다른 내가 있다.’ 즉, 새로운 시련을 마주하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나’가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문화로 자리 잡은 모습을 볼 수 있다. 완벽한 결과를 얻지는 못해도 열의를 가지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가슴 깊이 와 닿았다. 머리로만 하는 공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의 시도와 경험은 자신을 극복해 나가는 새로운 기회가 된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교사는 단순히 가르치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 지식을 가르치는 것은 교사의 일 중 일부분에 불과하다. 학생들에게 가장 큰 거울이 되어서 스스로 삶을 돌아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환경이 되어야 한다. 학생에게 교사의 영향이 크므로 교사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할 수 있지만, 결정적인 변화는 오직 자신이 선택할 때 가능하다. 스스로 선택한 일이기에 더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해낼 수 있다. 누군가 시켜서 강제로 하는 것이 아닌 내적 동기를 가지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여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인도하고 싶다. 교사는 선두에 서서 아이들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올바른 방향으로 스스로 나아갈 수 있게 표지판이 되어야 한다. 현장에 나가 학생들을 마주하기까지 배워야 할 것이 많으며 충분한 경험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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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사는 단순히 가르치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대목이 눈에 띄네요. 제가 나중에 교직에 섰을 때,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앞으로 주체적으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내적 동기, 내적 호기심을 일으키는 활동을 많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세한 리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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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만 보았을 때는 로맨스, 힐링 에세이 인듯 했는데 리뷰를 보니 아니었군요. 덴마크의 교육을 논하는 책이라니 소재 자체로 읽을 동기가 생깁니다. 진정한 교육이란 어떤 것인지 깊이 생각해보고, 그런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 우리 예비교사들은 어떤 것들을 준비할 수 있을까요? 어느 컨텐츠이든 글쓴이 나봄님처럼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책 제목에 있는 \'사랑\'은 과연 어떤 것인지 직접 읽어보고 정의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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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작가 하현 출판 비에이블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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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속이 취소되면 나는 함께라는 가능성을 가친 채로 기쁘게 혼자가 된다. 그 안전한 고립감이 너무 달콤해서 들키지 않게 조용히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창밖은 푸르고 시간은 천천히 흐르는 어느 맑은 날에.”

    ‘어쩌다 보니 스페인어였습니다’에 이어 본격적으로 하현 작가님에게 사랑에 빠지게 되는 책이다. 제목부터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라니. ‘함께라는 가능성’이라는 말도 다정하고 친절한 말이라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부끄러워서 남들에게 말하지 못했던 찐 내향인인 나의 속마음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았다. 읽으면서 자꾸 나와 닮은 점이 나와 신기하고 정이 갔다.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에 와닿는 느낌이다. 평소 생각은 했지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서툴렀던 것들만 쏙쏙 골라 글로 옮겨 놓은, (물론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나의 영향은 전혀 없었겠지만!) 사이다 같은 책이다. 읽으면서 계속 나의 머릿속 흐릿하게 형태를 가지고 있었던 생각과 가치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사람이 어려울 때면 사람으로 태어난 게 이 생에서 내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 같았다. 어쩌면 나는 고양이나 흰수염고래의 영혼을 가진 채로 인간이 된 게 아닐까?”

    내향인에게 활발한 인간관계는 어렵다. 물론 모든 내향인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나에게는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것이 가끔은 버겁다.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다같이 음식을 나누어 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몰려다니다 보면, 나의 하찮고 귀여운 에너지를 전부 써버려서 금세 지치게 된다. 연비가 낮은 인간에게 친목 모임은 다 내려놓고 나 혼자만의 시간이 너무나 소중해지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는 사진 중에 ‘아무도 날 모르고 돈이 많았으면 좋겠어요’라는 사진을 보고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한 것처럼 이 책에서 ‘고양이나 흰수염고래의 영혼’이라는 말이 신선하고 나의 상황에 탁 들어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하였다.

    고양이의 영혼이라는 부분을 읽으며 뜬금없지만, 하현 작가님의 인스타 프로필 사진은 고양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그래서 말해보자면, 나는 고양이를 사랑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 중에서 제일로. 나에게 우리 학교 풀밭에 기지개를 켜고 있는 고양이들은 선망의 대상이다. 1교시 수업에 들어가기 전 문득 고개를 돌린 곳에는 고양이들이 고고하게 식빵을 구우며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내 손에 간식이 들려 있는지를 스캔하면서 말이다. 친절한 고양이들은 내게 명랑하고 다정하게 인사를 해준다. 내가 너희로 태어났어야 했는데. 영혼은 고양이지만, 이왕 인간으로 태어난 김에 내향적인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묵묵히 오늘을 살아가고 내일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한 내향적인 인간으로서 부지런히 나를 성장시키고 가꾸고, 두렵더라도 사람과 어울리고 사랑하는 법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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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부터 너무 매력적인 책이네요! 또 다른 찐 내향인인 저도 이 책을 읽으면 무한 공감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ㅎㅎ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 저도 약속이 취소되기를 내심 항상 바라고 있는데 작가가 이런 생각을 하는 글을 쓴것이 신선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저도 요즘 들어 약속 나가는 일이 매우 귀찮고 힘들게 느껴지곤 해요. 활발한 인간관계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때, \'어느 맑은 날 약속이 취소되는 기쁨에 대하여\' 책을 읽어야 겠네요.ㅎㅎ
  • 일 인분의 삶 작가 이슬기 출판 빌리버튼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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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속에 언제나 낭만 한 되 정도는 가지고 혼자를 즐겨야지.”

    낭만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낭만은 “현실에 매이지 않고 감상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대하는 태도나 심리. 또는 그런 분위기.”라는 뜻을 가졌다. 낭만이라는 말은 대부분 거창하게 쓰이지만, 사실 낭만은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 언제 어디서든 낭만을 만날 수 있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내 일상 모든 것이 낭만적인 일로 바뀔 수 있다. 도서관에 가서 매번 순서를 놓쳤던 책을 발견했을 때, 자기 전에 마신 맥주와 새롭게 고른 안주가 찰떡궁합일 때, 쇼핑몰에서 평소에는 입지도 않던 노란 옷을 샀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릴 때까지. 물론 내가 ‘투머치 긍정러’라서 일 수도 있겠지만, 전부 다 낭만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도 작가님은 혼자 살아가는 삶에서 때로는 소소한 낭만을 찾아갔고, 혼자여서 느낄 수 있는 낭만을 마음껏 누리고 즐기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어른의 삶인가 싶어 부러운 면도 있었고, 홀로 사는 것의 서러움과 외로움도 느낄 수 있었다.

    나의 낭만은 익숙함을 버리고 낯선 곳으로 훌쩍 떠나는 것도, 밤을 꼬박 새우며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오늘이 마지막인 불나방처럼 노는 것도,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세기의 열렬한 사랑을 하는 것도, 젊어서 하는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마인드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버는 것도 아니다. 그저 온전히 혼자가 된 상태에서 뚜벅이가 되어 여기저기 계획 없이 거닐며 앞으로의 삶에 대해 제멋대로 상상하고, 그 상상에 혼자 웃고 울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다시 일어나는 힘을 길러 단단한 사람이 되는 과정 자체가 낭만이라고 생각한다. 이 모든 과정의 전제는 ‘혼자인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언젠가는 혼자 사는 날이 오겠지. 그래도 혼자보다는 같이 먹는 밥이 맛있고, 같이 보는 TV가 더 재미있다. 온전한 나의 공간과 시간. 지금도 나름대로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또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 그래도 가끔은 아주아주 조용한 고요가 그립긴 하다. 사람의 불친절한 소음이 닿지 않으며 주변 사물의 규칙적이고도 무심한 소음에 둘러싸여서 말이다. 그 중심에는 세상과 잠시 단절된, 늘 한결같지만 여전히 불완전한 내가 있어야 한다. 오로지 나 혼자서 사용하는 공간에서, 나 혼자 고립되어 상상 속 세계에 잠식되는 일 또는 서글픈 현실과 맞서 싸우는 일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지금의 나는 혼자서 하는 것에 익숙하지만, 아직은 독립할 생각은 없다. 경제적으로 독립을 할 처지가 못 될뿐더러 어른들처럼 복잡다단한 세상에 온전히 혼자 맞설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어른이다. 생물학적 나이를 따졌을 때는!) ‘일 인분의 삶’을 사는 세상 모든 1인 가구의 가장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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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라는 세계 작가 김소영 출판 사계절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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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 날에는 누구나 새싹 모양 배지를 달았으면 좋겠다.”

    진로를 교사로 정하고 교대에 입학하면서 어린이를 대하는 태도를 항상 조심하고 있다. 뛰어가는 아이들을 보면 한쪽 옆으로 비켜서 길을 양보해주고,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아이들에게 인사를 해주고, 윗집 아이가 주말 아침에 뛰어다녀도 재미있는 일이 생겼구나 하고 생각하고, 실내에서 큰 소리로 우는 아이들이 있어도 그들 나름의 고충이 있구나 라고 너그럽게 넘기게 되었다. 어린이들에게는 항상 눈부신 햇빛이 비추었으면 좋겠다. 어린이라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과 행복, 사랑을 마음껏 누렸으면 좋겠다. 어린이들을 세상의 차가운 폭풍으로부터 막아주는 어른이 되고 싶다. 나에게는 아무렇지 않을 수 있지만, 무심코 행한 행동으로 혹시나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아프게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생각보다 말랑거리고 투명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생각보다 상처를 잘 받고, 생각보다 쉽게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어린이를 소중하게 담은 책을 읽으니 요즘 내 유튜브 재생 기록을 가득 채우는 ‘금쪽같은 내 새끼’ 영상들이 떠올랐다. 물론 나는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으며 아이도 없고, 심지어 내 주변에는 영상에 나오는 것처럼 어린 아이들도 없다. 그렇지만 앞으로 평생을 아이들 곁에서 살아갈 사람으로서 아이에 관한 영상을 지나칠 수 없었다. 영상을 보면서 아이의 속마음을 듣고 안쓰러워 눈물짓기도 하였으며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조금 더 따뜻해졌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이 들었다. 현실은 점점 잔혹해지지만, 어느 시대에 살아도 아이들만큼은 늘 행복하고 웃음을 잃지 않는 순수한 모습으로 남아주었으면 한다.

    불안에 떠는 아이, 공포에 질린 아이, 폭력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아이까지, 원래부터 나쁜 아이는 없었다. 그저 사랑이 고팠고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 헤매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만약 교실에서 그러한 행동을 마주하였을 때 교사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들었다. 물론 영상에서 나오는 육아와는 약간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오은영 박사님이 제시해주는 솔루션의 공통점은 ‘사랑’과 ‘존중’이었다.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여야 했지만, 어린이들의 행동이 변하는 모습이 신기하였다. 이 책에서도 어린이들에게 품위가 있으며, 어른들은 그 품위를 소중하게 지켜주어야 한다고 하였다. 의미 없는 어린이들의 행동은 없다. 어른들은 어린이보다 더 자란 만큼 어린이들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그 의미들을 존중해주어야 한다. 교사가 되어 수많은 어린이를 만날 것이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들의 품위를 존중해주고 아이들 자체를 온전히 사랑하는 마음은 변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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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대에 입학한 것이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네요. 이 책을 보면서 교사가 되고자 했던 마음가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 저도 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면서 아무리 심한 문제행동을 하더라도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것을 느끼곤 했어요. 어쩌면 아이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아픔을 표현하고 있는데 어른은 그것을 못 알아채고 있는 것 같아요. 나중에 교직생활을 할 때에도 아이들의 행동에는 대부분 이유가 있고, 어른은 그 의미들을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겠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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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차와 장미의 나날 작가 모리 마리 출판 다산책방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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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리 마리는 그 누구보다 먹는 인생에 진심이다. 일본 특유의 문체와 분위기로 모리 마리는 자신의 삶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잘 먹는 일’을 담아내고 있다. 나 역시도 매 끼니가 소중한 사람으로서, 평소에는 얼렁뚱땅 제멋대로이지만 먹는 것만큼은 사소한 부분까지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리 마리의 모습이 마치 내 일처럼 느껴져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요리의 맛은 봄이나 여름 등 계절의 변화, 그날그날의 날씨 상태, 선선하거나 덥거나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또 먹는 사람의 기분에도 변화가 있으므로 숟가락으로 몇 숟가락, 몇 개, 몇 그램이라는 식으로 융통성 없이 만들 수 없는 법이다.”

    나에게 한 끼 식사가 소중한 이유는 다양하다. 메뉴를 고르는 일부터 직접 만들거나 타인의 손을 빌리거나, 어찌 되었든 식사가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고 공들이는 그 설레는 과정들을 사랑한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온기가 합쳐진 음식은 메뉴가 소박하든 화려하든 상관없이 입에 넣자마자 행복감을 불러일으킨다. 좋아하는 음식이 많고 먹을 때 누구보다 즐거워하는 사람이 훨씬 행복하다는 모리 마리의 말에 백 번 공감한다.

    모리 마리의 천진난만한 모습이 담긴 글을 읽고 있으니 떠오르는 영화가 있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일본 영화 ‘리틀 포레스트:여름과 가을’, ‘리틀 포레스트2:겨울과 봄’이다. 우리나라에도 같은 제목, 내용의 영화가 있지만, 이쪽이 훨씬 잔잔하고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을 줘서 복잡한 생각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이 아닌 음식이 온전한 주인공으로 대접받는 것 같아 마음이 공허할 때,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도시를 벗어나 먼 시골로 떠나고 싶을 때 자주 찾는다. 만화로도 보고 벌써 몇 번씩이고 보았지만, 여전히 나의 영화 리스트에 당당히 자리를 잡고 있다.

    ‘정신적 귀족이 만드는 우아한 세계’ 라고 칭해지는 모리 마리의 세계는 타인의 시선이 아닌 오로지 모리 마리 자신의 판단에 의해, 그녀의 마음이 가는 대로 스스로 움직인다. 잘 먹는 것에 진심인 모습, 음식을 먹는 것에 대해서는 자기만의 철칙이 뚜렷한 모습,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며 반대로 싫어하는 것은 싫다고 분명하게 말하는 모리 마리의 모습을 보며 나는 어떤지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였다. 좋아하는 것을 숨기지 않고 분명하게 말하고, 싫어하는 것은 싫다고 단호하게 거절할 줄 아는지에 대해서. 모리 마리의 우아하고 고고하면서도 천진난만하지만 견고한 세계를 넘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당당히 말하고 나의 취향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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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도 요즘 매 끼니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잘 챙겨먹고 있어서 \'나봄\'님의 글에 공감이 되네요. 그리고 저는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만 봤는데 일본 영화가 훨씬 잔잔한 느낌을 준다니 꼭 봐야겠어요ㅎㅎ
    • 요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일은 먹는 것인데. 이 책을 보니 일본 특유의 감성이 느껴질 것 같아서 뭔가 신선해보여서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건강하게 먹는 것에 대하여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 출판 밝은세상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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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로르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 어쩌면 많은 사람이 가지길 원하는 능력일지도 모른다. 오로르는 사람의 눈을 보고 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아이는 말을 할 수 없지만, 비밀 세계인 ‘참깨 세상’에서는 말을 할 수 있고 누구보다 자유로운 상태에서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지낼 수 있다. 누구보다 자신만의 세계가 뚜렷한 아이다.

    “잿빛인 날이 많기 때문에 푸르른 날을 더 아름답게 느낄 수 있어. 밝고 행복한 날만 계속될 수는 없어. 잿빛도 삶의 일부야.”

    잿빛. 어떻게 보면 포근하게 감싸 안아주는 느낌이 들지만, 아무래도 부정적인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총명하고 마냥 순수한 오로르의 삶에도 잿빛이 존재할까. 사람들은 말을 못하는 오로르를 자폐아라고 부른다. 현실에서 참깨 세상으로 이동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말을 할 수 없어 자신의 상상 속으로 파고드는 것은 아닐까 안쓰럽기도 하였다. 한편으로는 원하는 것을 하고 느낄 수 있는 세계가 오로르에게는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점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자유롭고 행복한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로르에게 현실의 어느 부분은 잿빛일 수 있지만, 그 잿빛이 있기에 오로르의 맑고 푸르른 날들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다. 잿빛이 인생에 스며들어 그에 파묻히느냐, 아니면 나에게서 나온 진한 빛깔로 잿빛을 희미하게 만들 것이냐는 인생을 살아가는 본인에게 달린 것이다. 누구에게나 존재하며 완전히 사라질 수 없지만, 그 빛깔은 오로르에게서 나오는 빛과 투명한 푸르름으로 가려질 것이다.

    자신만의 세계가 뚜렷하다는 것은, 현실이 아무리 힘들어도 위로받을 수 있는 달콤하고 따스한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이며 그 공간에서 받은 위로와 사랑으로 다시 일어나 씩씩하고 명랑하게 현실을 살아갈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도 좋게 말하면 상상력이고 나쁘게 말하면 몽상인 세계가 존재한다. 그곳에서 나는 주인공이기에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잿빛도 색이기에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 그 만남이 삶의 어느 순간에, 아주 우연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찾아올 수 있다. 당황스럽고 막막한 그 순간을 견뎌낼 힘은 어디에서 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답은 아주 가까이에서 금방 찾았다. 나의 세계. 타인이 침범할 수 없는 내 마음의 온실 속 꽃 피워진 세계들. 남들이 들으면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세계가 있기에 용기를 가지고 현실과 당당하게 맞설 수 있다. 힘들어도 나를 따뜻하게 맞이해줄,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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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오르르가 느끼는 아름다움과 따스함을 나봄님의 서평에서도 찾을 수 있었네요. 자신만의 사적 공간 속에서 즐기는 평안함은 정말 힐링 되는 시간이 되는데, 자신의 심상 속에서 그런 따뜻함을 찾는 것도 일상 속 행복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오르르의 특별하고 자유로운 세상을 저 또한 배우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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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제목부터가 너무나도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마음을 읽은 아이라는 제목이 너무 신선하네요. 남들이 보기에 형편없지만, 그 세계가 있기에 용기를 가지고 행동할 수 있는 마음가짐은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아무튼, 문구(아무튼 시리즈 22) 작가 김규림 출판 위고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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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상 위에서 무언가를 쓰거나 만드는 건 내가 나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다.”

    예전부터 손으로 만들고 쓰는 것을 좋아하였다. 프랑스 자수, 컬러링 북, 레고 조립, 다이어리 꾸미기, 뜨개질, 글쓰기까지 방에 틀어박혀 책상 앞에 앉아 혼자 꼼지락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무언가 하나에 꽂히면 몇 개월은 거기에 푹 빠져서 산다. 해마다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은 매번 바뀌었지만, 그 행위들이 이루어지는 장소는 절대 바뀌지 않았고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나는 작은 문구들의 힘을 믿는다.”
    “나는 아직도 문구류를 활용해 손으로 직접 쓰고 붙이고 만드는 걸 제일 좋아한다. 수고로워도 즐겁고, 투박해도 따뜻하기 때문이다.”

    문구가 주는 힘은 생각보다 크다. 슬픈 날도, 화가 나는 날도 책상 앞에 앉아 일기장을 펴고, 일기장이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다이어리 중 아무거나 골라서 꺼내 아껴두었던 펜을 들고 내 마음을 쏟아낸다. 다른 사람한테 보여줄 글이 아니기에 그저 생각나는 대로, 손이 가는 대로 여과 없이 무작정 쓴다. 또는 행복한 일, 삶을 살아갈 이유가 생긴 일은 힘들 때 다시 꺼내 보기 위해 기록한다. 사소한 날씨부터 시간, 장소, 주변 사람들, 나의 감정까지 그날에 있었던 모든 것을 세세하게 기록한다. 하루를 통째로 영상으로 담아내고 싶지만, 지나간 시간을 돌릴 수 없기에 글은 기록 도구로서 훌륭한 역할을 한다. 위로가 필요한 날에 다시 펼쳐보았을 때, 나에게도 행복한 일이 있었다는 것을 되도록 자세하게, 생생하게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글을 쓸 때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을 키보드로 타자를 치는 것도 나름대로 빠릿빠릿한 그 맛이 있지만, 서걱거리는 연필로 종이에 한 자 한 자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시간을 음미하며 쓰는 것을 더 좋아한다. 손으로 긴 글을 적을 때는 팔목과 손가락이 아려오지만, 한 글자 쓸 때마다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과 연필 끝으로 전해지는 종이의 질감, 내 취향껏 꾸밀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이 있기에, 종이에 글을 쓰는 것을 포기할 수 없다. 무엇보다도 ‘나’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내 색깔이 뚜렷하게 드러난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책상 위를 굴러다니는 문구에 불과할지라도, 나에게 문구는 소중한 친구이자 삶의 일부이다. 내 일상의 대부분은 문구와 함께한다. 지금도 내 장바구니 쇼핑 목록은 문구로 가득 차 있고, 책상 위와 서랍 곳곳에는 아직 뜯지 않은 새 문구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굳이 쓰지 않더라도 그냥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나에게 위로가 된다. 물론 그 위로가 그들이 직접 해준다기보다, 그들을 보며 내 스스로를 도닥이고 위로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종이와 펜에 둘러싸여 사는 삶도 꽤 괜찮다. 그들이 가진 분위기가 나를 일으켜 세우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마음이 불안한 날에는 동네 조그만 문구점을 가거나 큰 서점을 간다. 그곳에서 나는 종이의 냄새와 책장 넘기는 소리, 네모 각진 책들의 표지, 형형색색의 반짝이는 문구의 모습만으로도 그 불안을 가라앉히고, 위로 떠오른 마음의 불순물을 사라지게 해준다. 문구는 오르락내리락하는 감정을 정성스럽게 어루만져 주었고, 이렇게 내 모든 일상은 문구로부터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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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구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하는 책입니다. 저는 문구류를 어릴적부터 좋아했습니다. 어떤 펜으로 어떤 문구로 필가햐냐에 따라서 기분도 다르고, 그날 그날의 느낌이 달라서입니다. 글쓴이에게도 문구라 그런 의미인가요?
  •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양장본 HardCover) 작가 김새별 출판 청림출판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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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에 대하여.
    죽음 뒤의 이야기, 그러니까 죽은 이는 볼 수 없을 남겨진 것들의 삶을 담아내었다. 누군가는 이름도 성도 모르는, 난생 처음 보는 누군가의 소중했던 삶을, 슬펐던 삶을, 행복했던 삶을 지켜주고 있었다.

    나도 어느 순간 정신 차려 보니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이 되어 있었다. 이렇게 될 줄 예상하지 못했다면 거짓말일 테지만, 외면하고 싶었고 현실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그 떠남을 눈으로 보고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인정해버린다면 그 순간, 떠났다는 것이, 그러니까 이제는 숨을 쉬고 뜨거운 심장이 뛰고 목소리를 내뱉는 모습은 차갑게 식어버렸으며 보고 싶다고 언제든 찾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더욱 선명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리움이란, 난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데 그 대상은 그 자리 그대로 멈춰 있으니까. 그만큼 떨어져 있다는 것을, 우리 사이의 까마득한 거리를 깨달았을 때 그리고 내가 살아 있는 한 영영 좁힐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느끼는 상실감이다. 아무리 영혼은 곁에 있다고 해도, 좁힐 수 없음을 스스로가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서 더욱 허무해진다.

    현실에 치여 정신없이 앞으로 달려가다가 문득 떠올라 서둘러 뒤를 돌아봤을 때, 되돌리기에는 너무 멀어졌음을,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함을 느끼게 되었을 때, 그래서 다신 볼 수 없음을 깨닫는 순간 슬픔에 휩싸이게 된다. 이젠 멈춰 있는 사진으로밖에 볼 수 없음이, 사진조차 남아 있지 않은 모습은 내 기억을 더듬어 희미하게밖에 볼 수 없음이 억울해 미칠 지경이다. 난 아직 살아 있는데, 그 대상은 그때 그 시절에 영원히 머물러 있을 때.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그런지 잊어버릴 때쯤 되면 또는 다 놓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힘들 때면 다시 떠올라 나를, 내 감정을, 이성을, 내 모든 것을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헤집어 놓고 있다.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런 추한 모습을 원하진 않았을 텐데. 행복하고 멋진 사람으로 당당하게 살아갔으면 한다고 했는데. 인정하기 싫지만, 내 삶의 전환점이 되었다. 이미 잃어버린 뒤에야 무슨 소용이 있겠냐 만은. 그래도 독하게 살려는 이유도, 나의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리라 다짐한 이유도, 시련에도 아무 말 없이 단단하게 버텨내려는 이유도, 당장 내일 눈감아도 후회 없을 오늘을 보내기 위해 나를 태우며 사는 이유도, 하고 싶은 일들에 탐욕스럽게 뛰어들어 전부 이루어내려는 이유도 결국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길고도 짧은 삶이 무사히 지나가고 나중에 다시 만났을 때, 떠나고 난 뒤 듣지 못한 나의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들려주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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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떠난 뒤에 남는 것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하게 되는 책인 것 같습니다. 과연 내가 무엇을 위해 사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미래를 위해 지금을 포기하는가? 지금을 즐기자고 미래를 포기하는가? 둘을 모두 즐기지는 못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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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일도 인생이니까 작가 김신지 출판 알에이치코리아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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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는 방법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도 된다는 용기를 얻은 책이다.

    “어른은 그저, 내 인생을 내가 좋아할 수 있는 인생을 만들며 살면 된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집에 살면서. 나를 나답게 만드는 친구들을 곁에 두고. 나를 나답게 만드는 일을 하면서. 화려해지려고, 남들에게 인정받으려고 기를 쓰는 대신 평범한 일상에서 내가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찾으면 된다. 평범한 인생을 특별히 소중하게 여기며, 내일보다 좋은 오늘을 살아가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주변에 끼고 사는 삶은 책을 읽는 동안 상상만 해도 행복해진다. 그렇다면 상상만 하고 있을 순 없었다. 당장이라도 나태함에서 벗어나 좋아하는 일을 찾아 바쁘게 떠나고 싶어졌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다니고, 스쳐 가는 기회를 마주한다면 나에게까지 그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더라도 무작정 뛰어든다. 이것저것 다해보려 도토리를 볼에 잔뜩 문 욕심 가득한 다람쥐처럼 모으다 보면, 몸은 지치진 하지만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행복에 둘러싸여 있었다. 몸이 힘들면 푹 자고 일어나면 되지만,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내 상황에 맞게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들을 후회 없이 해보기로 하였다. 나와 한 약속이므로 꼭 지켜야 한다. 내가 나를 상대로 속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냥 하면 되는데, 그냥 해도 되는데, 잘하려고 하니까 문제였던 것이다. 중요한 건 ‘잘’ 하는 게 아니라, 한 번 해보는 것. 잘 살지 않고 그냥 살아도 되는 거였는데, 무엇보다 제대로 사는 인생이라니. 그런 건 없는데도.”

    ‘잘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말보다 ‘그냥 해.’라는 말이 왠지 더 큰 위로가 된다. 중요한 일정이 있는 날이면 항상 나를 도닥이며 말한다. 결과가 엉망진창이더라도 그냥 한 번 해보라고, 시도하는 것 자체가 멋진 일이라고, 어찌하다 보면 끝은 맺어져 있고 생각보다 결과물이 괜찮을 수도 있다고. 내가 선택한 일이라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소중한 것이니 시도해보았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만약 다른 기회가 생긴다면, 이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답게 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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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에게 힐링을 선사하는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소개해주신 책 속 한 문장은 잠시 살펴 본 저에게도 크게 다가오는 문장이네요. 저도 시간많은 여유로운 날 꼭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자세한 리뷰 잘 읽었습니다.
    • 이 글을 보니 이효리님이 아이에게 \"아무나 돼\"라고 말했던 영상이 떠올랐습니다. \"훌륭한 사람이 되지 않아도 돼. 그저 아무나 돼\"라는 말이 때로 큰 위로가 되곤 하죠.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 평일도 인생이니깐 글쓴이 님이 작성해주신 서평을 읽어보면서 나는 나대로 살아보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남들에게 피해주지 않는 선에서
  •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교보문고 단독 리커버)(리커버:K)(양장... 작가 김영민 출판 어크로스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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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소한 근심에 인생을 소진하는 것은, 행성이 충돌하는데 안전벨트를 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우리가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우리는 좀 더 다르게 살게 되겠지. 그래, 근심을 버리고 해야 할 일을,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다.”

    시한부 인생. 어찌 보면 우리의 삶의 결말은 죽음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가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슬프게 느껴진다. 지금 숨 쉬고 있는 순간에도 죽어가는 중이라니.

    다르게 생각하면, 지나가는 시간은 다시 되돌아오지 않으니 후회 없이 살라는 뜻이겠지.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비관적으로 죽어가고 있는 인간에 대해서만 생각하기보다는, 우리에게는 길고도 짧은 시간이 남았으니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다시 떠올리고 행동으로 곧장 옮기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생각만 하다가 짧은 인생을 다 보내고 죽을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고민할 시간에 하나라도 시도해보자. 못해서 후회하는 것보다 일단 저질러보고 후회하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다. 내가 잔뜩 벌여 놓은 일들도 어찌 되었든 끝은 맺어질 것이며, 그 결과물이 어떠하든 다 나의 일부분으로 흡수될 것이니 말이다.

    아침부터 죽음을 떠올리면, 자칫 잘못하다가는 덮쳐오는 우울감에 발목을 잡혀 영영 의식의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한 채 무의식의 어둠에 빠져 잠들게 될 것이다. 그러니 뭐든 적당히, 삶의 의지를 다질 정도로만. ‘이렇게 무기력하게 살다가 갈 순 없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만. 이왕 죽어가는 중이니, 미련 없이 떠날 수 있도록 남은 시간을 나답게 살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우리에게 남은 시간 동안 진실로 나에게 마음을 쓴다면, 그리고 내가 나로 살 수 있도록 한다면, 좋아하는 인생을 살다가 마음 편하게 눈감을 수 있을 것이며 또 그렇게 되고 싶다. 아침에는 다가올 죽음을 미리 생각하며 무의식 속 나를 끌어올리기 위해 충분히 몽상하고, 공상하고, 낭만에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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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에 죽음을 생각해야 하는 이유가 \'우리에게는 길고도 짧은 시간이 남았으니 해야 할 일을 떠올리고 행동으로 곧장 옮기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니.. 저에게 큰 울림을 주네요. 저는 고민하거나 망설이다가 결국 행동에 옮기지 못한 일이 여태까지 몇몇 있었는데 이제부터라도 제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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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마다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는데 글쓴이가 작성하신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라는 서평을 읽어보니,, 오늘 하루를 후회없이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너무 나태했던 저 자신을 반성하게 됩니다.
  • 창가의 토토 작가 구로야나기 테츠코 출판 김영사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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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토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특별한 아이다.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보다 친돈야 아저씨를 보기 위해 창가에 서 있는 아이. 토토를 보며 얼마 전 읽었던 정세랑 작가님의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에서 묘사한 “나의 노래를 부르며 행진하는 스머프”를 가장 잘 표현하는 아이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토토는 세상 모든 것이 즐겁고, 타인이 침범할 수 없는 자기만의 세계가 그 누구보다 견고하게 구축되어있는 아이다. 그래서 한편은 부럽기도 하다. 그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토토만의 소중한 세계가 아이를 보호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토토는 틀리고 이상한 아이가 아닌, 그저 ‘다른’ 아이이다. 그래서 각자의 개성을 죽이는 것이 아닌 찾아 살려주는 도모에 학교에 딱 맞는 학생이다. 마음껏 나를 표현하고 행복해할 수 있는 곳이다.

    도모에 학교를 떠올리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교장 선생님이다. 산과 바다에서 나는 반찬으로 된 도시락을 먹고 아이들이 해맑게, 어느 것에도 속박되지 않도록 자유의 울타리를 만들어주는, 그 누구보다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인물이다. 리드미크를 가르치던 교장 선생님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세상이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눈이 있어도 아름다움을 모르고, 귀가 있어도 음악을 듣지 않고, 마음이 있어도 진실을 모르고, 감동할 줄 몰라 불타오르지도 않는……그런 사람이야.”

    이미 도모에 학교 아이들은 이러한 것들을 충분히 누리고 있지만, 안타까운 점은 다른 학교 학생들은 이러한 교육을 받지 못하며 현실은 도모에 학교를 별나다고 여기고 업신여긴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도모에 학교를 다닌 아이들이 뒤떨어지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살아남기 위해 현실을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세상이 두려워해야 하는 것의 길로 향하게 된다. 적어도 아이들만큼은 아름다움을, 리듬의 즐거움을, 진실을, 열정을 마음껏 즐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 끝날 때쯤, 어린 나이에 일찍 죽음을 경험한 토토의 에피소드가 마음이 아팠다. 같이 나무를 타던 야스아키와 강아지 로키의 죽음. 아직 초등학생인 토토에게는 어른들도 견디기 힘든 죽음이 와닿지 않을 것이다. 그 가녀린 아이가 죽음을, 소중한 이들을 현실에서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오롯이 받아들이기에는 버거울 것이기 때문에 더욱 마음이 아팠다. 전쟁과 소중한 친구들의 죽음까지, 왜 불행은 한 번에 덮치는 것일까. 이러한 일이 아이의 해맑음을 망가뜨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토토가 도모에 학교를 다닐 무렵은 전쟁이 일어나기 몇 해 전. 시기적으로 곧 태평양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읽으면, 도모에 학교 아이들의 행복이 슬퍼 보인다. 각 장의 마지막은 여느 책과 마찬가지로 희망적이고 다정하게 도모에 학교를 묘사하고 있는데, 왠지 모를 불안이 서려 있었다. 읽는 내내 전쟁이라는 비극과 대조되어 아이들의 행복과 웃음이 소중하고 환하게 느껴졌고, 내가 예상하는 현실이 티 없이 맑은 도모에의 아이들에게 만큼은 느리게 다가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전쟁은 일어났고 다들 살아남기 위해 피난을 가게 된다. 토토를 받아주고 그 특별함을 담을 수 있었던 도모에 학교도 이러한 비극을 피할 수 없었다. 도모에 학교에 폭탄이 떨어져 손쓸 겨를도 없이 불길 속으로 학교가 사라지고 있는 와중에도 교장 선생님은 다음에는 어떤 학교를 지을지 고민하였다. 그리고 헤어지면서 아이들에서 “또 만나자” 라는 인사를 건넸다. 글은 여기에서 끝이 나서 도모에 학교 아이들이 다시 한 곳에 모였는지 알 수 없지만, “또 만나자” 라는 말과 교장 선생님의 아이들 사랑이 있으니 그들은 ‘도모에 학교’ 라는 연결 고리로 늘 연결되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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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을 읽으며 교사가 되었을 때의 저를 상상하게 됩니다. 교장선생님이 학교가 사라지고 있는 와중에도 다음에 어떤 학교를 지을지 고민하는 모습처럼 항상 학생들을 생각하는 자세를 가지고 살아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졌습니다
    • 내가 토토를 만난다면 이 책의 교장 선생님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해준 책이네요. 남은 학교 생활 동안 더 나은 교육을 위해 고민해야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온 마음을 다해 디저트 작가 김보통 출판 한겨레출판사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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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저트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제 모든 진심을 바쳐 좋아합니다.

    ‘디저트’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거창하게 유명 파티쉐가 만든 케이크, 쿠키뿐만 아니라 동네 슈퍼에서 산 하드, 잔돈 맞추려 산 막대 사탕, 단골 카페의 커피,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산 빵까지. 일상에 허덕이는 나에게 잠깐의 달콤함을 선사한다면 전부 디저트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별한 날에 먹는 것 또는 특별할 것 없이 주변에 쉽게 맛볼 수 있지만, 이 작고 소소함이 행복을, 위로를 주는 것은 확실하다.

    누군가에게는 삶에서 아주 아주 작은 부분을 차지할 수도 있겠지만, 디저트가 나를 일으켜 세워주는 경우는 셀 수 없이 많았다. 낙담하고 지쳐 제자리를 맴돌고 있을 때마다 머릿속에는 달콤한 디저트를 먹어야 한다는 신호가 들어온다. 일단 당장 사러 갈 힘이 없으므로 곧장 이불 속으로 돌진한다. 잠에 빠져들면서 몽롱한 정신으로 내일 마주할 디저트를 계속 떠올린다. 그 생각조차도 별것 없어 보이지만 큰 위로가 된다. 그리고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가는데 소소한 재미를 준다. 내일 아침에 눈을 떠야 할 이유, 그러니까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야 할 이유가 생긴 것이다.

    『온 마음을 다해 디저트』에는 디저트에 대한 달콤하고도 쓰라린 기억, 특별하거나 평범한 일상을 담아내었다. 김보통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할 수 있었다. 그중 마음 깊이 공감하고, 위로 받은 구절을 나누고 싶어 적어본다.

    “즐겁게 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주어진 기회에 묵묵히 살아낼 뿐이다. 만드는 것마다 변변치 않지만, 꾸준히 한다면 그럭저럭 봐줄 만한 것을 만들어낼 수도 있겠지.”

    “작은 성공의 연속에서 성장을 확실하시길. 사소한 실패를 겪으며 좌절에 둔감해지시길. 별 것 없는 성취를 반복하며 승리를 체험하시길.”

    “여러분, 우리 아무렇게나 살아, 아무거나 됩시다.
    그리고 어디선가 꼭 만나요. 앞으로도 소소하게 망하고, 소소하게 살아갑시다.”

    소소함. 작가님이 디저트를 주인공으로 만든 이유라고 생각한다. 작고 작은 존재가 지친 삶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우리는 그 손길을 기다렸다는 듯이 닿는 곳마다 울분을 토해내고 숨통을 조이던 응어리를 그 몽글몽글한 달콤함에 녹여버릴 수 있다. 나도 디저트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대단할 것 없지만, 꽤 나쁘지 않은, 오히려 있으면 좋은. 그 위로와 행복의 대상이 나일 때도, 또는 타인일 때도. 모든 사람이 디저트 같은 존재라면 세상은 조금 더 다정하고 알록달록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 책은 끝나 있었고 내 마음속은 위로와 공감, 포근함으로 가득해졌다. 그리고 이 들뜬 기분을 오래 오래 간직하고 싶어 어울리는 디저트를 준비하러 당장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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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저트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라는 말이 와닿네요! 소소하면서도, 은은한 행복을 주는, 그런 디저트 같은 사람이 가득차길, 그래서 달달한 세상이 되기를 저도 살며시 바라봅니다!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 평소 디저트가 우리 삶에 주는 의미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 서평을 읽으니, 저도 누군가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잠깐이라도 즐겁게 할 수 있는 디저트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집니다.
    • 책 표지부터 너무 귀엽고 관심이 가는 책입니다. 디저트를 먹으면 기분이 좋지만 다먹은 후 살찌는 기분으로 불쾌함이 항상 느껴졌는데 이젠 그런 기분을 느끼지 않을 수 있도록 달콤함으로 세상을 만들고 싶네요
    • 저도 디저트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봄님이 올려주신 구절 중 가장 마지막에 있는 구절이 마음에 정말 와닿습니다. \"여러분, 우리 아무렇게나 살아, 아무거나 됩시다. 앞으로도 소소하게 망하고, 소소하게 살아갑시다.\" 어떤 방송에서 이효리씨가 어린아이에게 아무거나 되면 된다. 꼭 위대하거나 훌륭한 사람이 될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말하셨던 것도 떠오르네요. 디저트를 꼭 먹지 않고도, 나봄님의 디저트에 대한 서평을 읽으면서도 디저트를 먹을 때만큼의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네요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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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작가 정세랑 출판 위즈덤하우스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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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세이 장르를 좋아하지만, 여행 에세이는 다른 것만큼 손이 가지 않았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은 우리 동네 안에서 아니면 여행 TV 프로그램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워낙 밖에 나가지 않으니 지금까지 한 여행 중 가장 멀리 갔던 곳은 수학여행으로 갔던 일본의 후쿠오카뿐이었다. 그것도 정해진 코스대로 가는, 관광지 중심의 가이드 여행으로. 그 밖에 부산에서 가까운 울산, 경주, 남해, 거제 등등. 이마저도 초등학생 때 갔던 여행이라 희미하게 기억난다.

    확실히 여행을 간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캐리어에 짐을 싸는 순간부터 출발 전날 들뜨는 마음에 뒤척이며 밤을 새우는 것도, 목적지에 도착하여 낯선 땅에 잠시동안 스며드는 것도, 다시 집으로 돌아오며 그 순간들을 소중하게 어루만지는 것까지 매 순간 즐겁다는 것은 사실이다. 체력과 시간만 된다면 어디든 떠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전 세계적으로 이동을 자제해야 하는 현실이 되어버렸다. 대신에 익숙함을 소중하게 여기는 방법을 알게 되었지만.

    유명한 관광지를 가고 유명한 기념품을 사는 것보다, 여행을 간 곳이 나에게는 낯선 일회성을 가진 타지지만 이곳에서 늘 살아가는 누군가의 일상적인 터전이라는 사실을 느끼는 것을 더 좋아한다. 내가 사는 곳에 여행 온 누군가에게는, 나도 그저 여행지의 배경과 같은, 늘상 그곳에 있는 존재일 것이다.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가 그러하다. 뉴욕, 아헨, 오사카, 타이베이, 런던의 누구나 알만한 관광지뿐만 아니라, 정세랑 작가님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 곳곳에 담긴 소박하고 어쩌면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 나라의 모습이 진하게 담긴 곳을 소개하였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작가님과 함께 그 나라 구석구석을 여행한 기분이 든다. 나도 함께 여행에 끼어들어 이미 그 나라를 여행한 느낌이다. 그래서 가까운 미래에 여행을 갈 기회가 생긴다면, 정세랑 작가님이 책으로 한 바퀴 구경시켜준 그 나라, 비슷한 듯 다른 취향이 담긴 그 장소를 선택할 것 같다. 글로는 내 마음대로 상상하였지만, 실제로 보는 것은 느낌이 다를 것이다. 어쩌면 내가 상상한 것보다 더 가슴 벅찬 경험이 될지도 모른다.


    “( )만큼 ( )를 사랑할 순 없어.”

    ( )이 어느 곳이든, 무엇이든 상관없이 지구 곳곳에는 상냥하고 온순하고 둥글둥글한 성질을 가진, 때로는 곤란에 처한 이들을 지나치지 못하는 친절함을 가진 ( )이 가득하다. 여행자에게는 낯선 곳에서 익숙한 일상을 보내는 이들을 다정하고, 또 사랑스럽게 담아내었다. 늘 익숙하게 존재해주는 그들이 있기에, 잠시 머물다 가는 여행자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타지의 모습을 어디든 가득 담고 가끔 그곳을 그리워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친 채 익숙한 곳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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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는 여행이 주는 신선함과 새로움이 좋아서 즐기곤 했는데, 저에게는 새로운 공간이 현지인에게는 일상적인 터전이라는 생각까지는 미처 하지 못했네요. 나중에 코로나가 잦아들면 여행객들이 주로 가는 관광지 말고 현지인들이 주로 사는 마을에 가 그들의 삶을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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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서평을 보고 든 생각이 있습니다. 현지인들은 유명한 맛집에 가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저 또한 유명한 맛집보다는 현지인들이 자주가는 식당을 찾으려고 노력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현지인들의 생활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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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가 그런 내용이었군요! 정세랑 작가님의 책을 전부 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어떤 책들이 있었는지는 대략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은 어떤 종류의 책인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나봄님의 서평을 통해 정세랑 작가님이 좋아하는 여행지에 대한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몰랐던 것을 새롭게 알게 되는 것은 정말 즐겁네요ㅎㅎ 지금 상황이 상황이다보니, 다른 나라로의 여행은 물론이고 국내의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가는 것도 조심스럽기 때문에 이렇게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내가 익숙한 장소가 아닌 새로운 곳을 경험한다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서평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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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세랑 작가의 여행 에세이라니! 세랑 작가님의 소설만 읽어봤는데 꼭 읽어보고 싶네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 오늘은 이만 좀 쉴게요(1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작가 손힘찬(오가타 마리토) 출판 스튜디오오드리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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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S에서 워낙 유명한 책이라 도서관에서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처럼 괜히 반가웠다. 많은 사람이 읽지 않는 마이너한 책을 발굴해내는 것이 나의 독서 취향이기는 하지만, 제목이 나의 상황을 대신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손이 갔다. 그리고 도대체 어떤 책이기에 이렇게 많은 계정에서 이 책을 소개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유명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이 책에 적힌 말들이 우리가 다 듣고 싶었던 말이지만, 아무도 해주지 않던 말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활자로 받는 위로는 생각보다 크다. 위로에 대한 반응을 해주지 않아도 되니, 읽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 여유의 시간 동안 내가 나를 위로할 수 있으니까.


    읽던 당시 필사 노트에 적은 몇 구절을 옮겨 보았다.

    “누가 뭐라 해도 당신이 소중한 것에는 변함없다.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사실은, 네가 스스로를 소중하게 대할 때 비로소 네 인생의 가치가 올라가는 거야.”

    세상에 쓸모없는 인간은 어디에도 없다. 내 가치는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다. 누군가 평가내리고 단정 지을 수 없다. 내가 나를 무너뜨리는 행위를 멈추지 않는다면, 누가 나를 봐주고 사랑해줄 수 있을까. 끊임없는 자기혐오의 굴레의 빠진 지금, 나를 소중히 대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내 가치를 올리기 위해, 나를 온전한 나로 살아갈 수 있도록 나를 지켜내야 한다.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누구나 홀로 있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만의 시간은 그저 외로운 시간이 아니라 나를 편하게 대하면서 위로해 주기도 하고, 진취적 사고를 극대화하기도 한다.”

    극단적으로 내향적인 나에게 혼자인 시간이 그 무엇보다 달콤하다. 잠시 모든 관계를 내려놓고 책을 읽거나 일기를 쓰며 생각을 정리한다. 그 과정에서 나를 있는 그대로, 감추고 싶은 치부까지 똑바로 바라보며 조금 더 현실에 대해 담담해진다. 사람 만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회성이 없다기보다 혼자서 나아갈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단단한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난 그런 용감하고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혼자인 시간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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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을 통해 위로를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때론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는 격려보다 책 한 권을 통해 얻는 위로가 마음에 더 깊이 다가올 때가 있죠. 어떤 이유든 자신을 깎아내리고 혐오할 필요는 없습니다. 글쓴이 님은 있는 그대로 있을 때 가장 가치 있는 것입니다. 글쓴이 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되새기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누구도 글쓴이 님의 인생을 평가하지 못합니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스스로 후회 없는 삶을 살기 바라면서, 제가 좋아하는 말을 끝으로 글을 줄이겠습니다. 『어떤 자에게 있어서 고독은 병자의 도피를 말한다. 다른 자에게 있어서 고독은 병자들로부터의 도피를 말한다』 -프리드리히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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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자인 시간이 그 무엇보다 달콤하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도 행복함을 느끼지만, 혼자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정말 좋아하거든요. \"고독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누구나 홀로 있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혼자만의 시간은 그저 외로운 시간이 아니라 나를 편하게 대하면서 위로해 주기도 하고, 진취적 사고를 극대화하기도 한다.\" 는 말은 고독을 두려워하는 분들에게 꼭 해주고픈 말이네요. 사실 저는 이런 종류의 에세이글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읽어본 적이 거의 없는데, 나봄님의 리뷰글을 읽으니 이런 류의 에세이가 주는 울림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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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쩌다 보니 스페인어였습니다 작가 하현 출판 빌리버튼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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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보니 내 글을 쓰고자 하는 마음을 먹게 해준 책이였습니다.

    매일 밤 스릴러 추리 소설만 읽던 중, 이렇게 살다가는 평생 방안에서만 음침하게 틀어박혀 살겠구나 싶어 가벼운 내용의 책을 읽어보자 하여 고른 책이 에세이였다. 의도적으로 에세이를 읽고자 하는 마음보다는 제목의 스페인어가 끌렸다. 사실 이때까지는 에세이가 정확히 무엇인지도 몰랐고, 살아가는 것이 바쁘고 버거워서 다른 사람의 일상은 궁금하지도 않았다. 비관적인 마음으로 가볍게 읽기 시작한 책이, 활자를 읽을 줄만 알지 쓰는 건 거부하던 나를 바꿔 놓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래서 다른 책 중에서도 애정하는 것들이 많지만, 이 책을 꼭 첫 번째로 소개하고 싶었다. 나의 새로운 모습을 찾게 해주고, 새로운 꿈을 꾸게 해주며, 새로운 일을 내 마음대로 벌일 수 있는 용기와 추진력을 준 책이다.


    넘어간 책장이 많아지면서, 스페인어보다는 스페인어를 배우러 다니는 일상이 끌렸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아닌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 좋았다. 평범하고 나에게도 일어났거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만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보고, 다른 사람의 표현으로 나타낼 수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마음에 와 닿았다. 점점 작가님의 일상에 내가 스며들고 있었다. 나도 저렇게 해봐야지. 이번 주말에 나도 비슷한 곳에 가 봐야지. 마지막에는, ‘나도 내 일상을 담은 글을 쓰고 싶다. 지금 당장 써야지.’ 2020년 새해를 시작하며 사두고 몇 장 채우지 않았던 일기장을 2021년 7월 18일이 되어 서야 다시 꺼내 채우기 시작했다. 무의식이든 의식이든 내 모습을 쓰기 시작했다. 내가 하는 것들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 나에게 매일, 해의 존재 유무에 상관없이 질문하였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좋아하며, 어떤 인생을 살고 눈감고 싶은지,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일상을 담은 글을 읽는 일은 참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는 일이다. 내가 아닌 세상을 살아가는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 사람이 실제로 존재하든, 작가에 의해 만들어진 허구이든 상관없이. 글을 읽으며 내 멋대로 내 머릿속 세계에서 타인의 삶을 상상해본다. 그러면서 그 상상에 내 모습을 더해본다. 나도 저렇게 살아볼까. 지루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 작은 변화를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물론 책 뿐만 아니라 영상이나 누군가를 직접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나도 그 누군가처럼 소소하지만 소중한 ‘나’의 삶을 살고 싶었다. 내 삶의 온전한 주인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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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을 읽음으로써 얻는 여러 장점들이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말씀하셨던 것처럼 다른 사람의 삶을 체험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영화를 보거나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눔으로써 느낄 수도 있지만 책을 통해 느끼는 것은 또 하나의 깊은 체험이죠. 저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궤도를 가지고 인생을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자신의 궤도에서 잠시 벗어나 다른 이의 흔적을 더듬어보는 것은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궤도가 원하는 방향인지, 좋은 곳으로 가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있으니까요. 글쓴이 님께서 이런 체험을 하시고 자신의 삶에 대해 성찰하는 기회를 가지게 되셨다니 기쁩니다. 더욱더 깊은 생각과 실천을 통해 삶이라는 영화의 주인공이 되실 수 있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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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책을 첫 번째로 소개해주고 싶으시다는 나봄님의 마음이 정말 와닿았습니다. 새로운 모습을 찾게 해주고, 새로운 꿈을 꾸게 해주며 새로울 일을 벌일 수 있도록 용기와 추진력을 주는 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자체로 이미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봄님의 리뷰를 읽으니 저도 지루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 작은 변화를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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