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은 서로에게 '거리'를 두고 살기 위해 노력한다. 판매량이 높은 인기 있는 베스트 셀러 작품들만 봐도 사람 간의 '거리'를 두고 살 것을 필요로 한다. 적당한 거리를 둬야지만 상처받지 않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게 그들의 논리이다.
나는 교대에 입학하고 그간 겪어보지 못했던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느끼고 있다. 지금까지 내 삶은 대인관계가 완만했기에 늘 주변엔 좋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누군가 내게 외로움에 대한 주제로 상담을 요청하면 쉽게 공감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곳에 와서는 외로움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 알 것 같다. 내가 만난 사람들은 모두 다 거리를 주지 않았다. 각자 저마다의 가면을 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느 약속 자리를 나가던 남들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게 다반사였다. 모두 자신의 이야기보단 타인의 겉모습에 관심이 많았다. 결국 나는 이곳에 적응하지 못하고 겉돌기 일쑤였고, 결국 혼자 사는 삶에서 새로운 행복을 찾게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꽤 지나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경진은 쉬는 날에는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고 그저 아무것도 안 하며 집에서 푹 쉬는 것을 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해야만 하는 일들을 제외하곤 뭔가 일을 만들어서 더 하기 싫어하는 것이 내 모습과 완벽히 겹쳐 보였다. 책의 끝에는 경진은 결국 타인의 이야기에 관심을 두게 되고, 오히려 속에 품고 있는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도록 좋은 사람으로 변해있었다.
이 책을 다 읽고 내 지난날이 떠올려졌다. 내가 거리를 두면서 직접 외로움을 찾아간 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타인이 내게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도록 좋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을 하지 않았다. '거리'를 좁히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그저 상대방이 먼저 다가와 주기만을 바랬던 것 같다.
이 책은 사람과의 '거리'를 두는 것이 만연한 요즘 세상에서 상처받고 깊은 고민에 빠지는 이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따뜻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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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 해(오늘의 젊은 작가 27)(양장본 HardCover) 출판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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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담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얼마만큼의 거리가 필요한지 가늠하는건 늘 어려운 문제같아요. 저 역시 사람 사이에 일정 간의 거리를 둬야한다는 주의지만, 어떨 때는 내가 만들어 놓은 간격 때문에 그 사람에게 더 다가가지 못하고 외로워질때가 있더라고요. 서로의 울타리를 존중하되, 타인의 속깊은 이야기를 거리두기를 핑계로 밀어내지 않는 따뜻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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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정말이지 만들기도, 유지하기도, 놓아버리기도 쉽지 않은 일 투성인 것 같아요. 나를 다치게 하기 싫어서 벽을 세우다보니 진솔한 관계로 발전하기 어렵더라구요.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 좋은 사람이 주변에 생길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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