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들으면 잊기 힘든 제목이다.
죽고싶은데 떡볶이가 먹고싶다니. 이런 양가감정이 함께 공존할 수 있나?
하지만 공존할 수 있지. 암암. 어떻게 이렇게 제목을 찰떡같이 지었나 모르겠다.
이 책은 10 여년간 불안과 우울감과 함께 산 작가 자신이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가 12주간 상담한 내용을 기록한 일지다. 자신의 심리 상태를 가감없이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선생님 저 너무 힘들어요.
저 진짜 회사 그만두고 싶어요.
더 이상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요.
사람들이 전부 다 저를 싫어하고 미워해요.
진짜 할 줄 아는 것이 없고 왜 태어났는 지 모르겠어요.
나도 종종 느끼긴 하지만 결코 남들에게 쉽게 풀어낼 수 없었던
감정과 기분들을 누군가가 느끼고 있었다니.
그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아, 나 혼자가 아니구나. 이상한게 아니구나.
거기다가 전문의의 객관적이면서 냉정한 진단은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상황을 바라보게 만든다.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것을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지치고 좌절하고 힘들어지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다.
상황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도 맞지만,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건
본인일 때가 더 많다.
작가는 전문의와 상담을 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성찰하고, 그리하여 얻은 깨달음을 독자들과 공유한다. 고개를 주억거리다보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