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덕과 행복 전반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덕이란 무엇인지? 행복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는지? 어떤 쾌락이 더 우위에 있는지? 분배에 관련된 정의, 우애에 대해, 중용에 대해 ….. 굉장히 근본적이고 넓은 개념을 하나하나 집어 들어 이야기한다. 어떤 대목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월하게 넘어간 반면, 어떤 곳은 끝까지 읽어 놓고도 이해가 되지 않아 첫 문단으로 돌아가 다시 읽었다. 고전[철학]이 주는 향기에 물씬 취한 채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았다. 지금까지 내가 나름대로 가치와 철학을 가지고 포장한 미래가 공사가 잘 됐는지 점검해봤다.
지금의 나는 어떤 인간이란 말인가? 스스로 생각하는 대로 정직하고, 용감하고, 활기차며, 긍정적인 사람인가? 과도와 부족의 중간인 중용을 적절히 찾아 사고하고 행동하는 사람인가? 오늘도 내 양심에 위반되는 일을 하지는 않았는지? 다른 사람을 하찮게 생각하며 깔보지는 않았는지? 내일 당장 죽는다 해도 후회 없는 오늘을 보냈는지? 나는 지금의 나에게 만족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끊임없이 반성하고 성찰하고 정진해서 조금의 부족함이라도 귀기울여 듣고 고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다른 사람들 눈에 띨 때는 바르게 행동하고 홀로 있을 때는 고삐를 놓지는 않았는지? 이성의 덕을 따라 살자. 삶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교향곡을 올바로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되자.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쇠사슬이 되어 나를 제약하는가?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가르침은 내가 지금 서 있는 이곳에서부터 나의 행보와 마음이 더욱 빛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엄격하고 완전무결한 도덕성 앞에 내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고출력 엔진에 기름을 흠뻑 먹이며 질주하는 나에게 여유와 멈춤을 즐길 수 있는 창문과 브레이크를 달아주는 것이다. 무제한적인 자유는 진정한 자유가 아니며, 최소한의 제약이 있어야 비로소 자유가 마음껏 날개를 펼친다. 손에 쥐고 있는 나침반은 내가 후회 없는 결정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눈앞의 이익과 즐거움에 한눈이 팔려 방향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나의 마음은 더욱더 굳건해진다. 내가 고전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이유다.
“덕 있는 활동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행동하며 또 행동을 잘한다. 그리고 올림픽 경기에서 승리의 월계관을 쓰게 되는 것은 가장 아름답고 가장 힘이 센 사람이 아니고 경기에 참가하는 사람인 것과 마찬가지로(이 중 몇몇 사람이 이기므로), 인생에서 고귀하고 좋은 것들을 싸워서 얻는 것은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선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무슨 일에서나 그 중간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 원의 중심을 찾아내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그것을 아는 사람만 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화를 내거나 돈을 주거나 혹은 쓰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또 쉬운 일이지만, 이런 일을 마땅한 사람에게, 마땅한 정도로, 마땅한 때에, 마땅한 동기에서, 그리고 마땅한 방법으로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쉬운 일도 아니다. 그러므로 무릇 잘 한다는 것은 희귀한 일이고 또 칭찬할 만하고 고귀한 일이다.”
“사유 자체는 아무것도 움직이지 못하며, 오직 목적적이고 실천적인 사유만이 무언가를 움직일 수 있다”
“자제력이 없는 사람은 자기가 하는 일이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념 때문에 하는 반면, 자제할 줄 아는 사람은 자기의 여러 가지 욕정이 나쁘다는 것을 알고 이성으로 그것들을 따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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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마코스 윤리학(청소년 철학창고 6) 출판 풀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