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키 히로히코는 <죠죠의 기묘한 모험>이란 만화로 인기가 많은 작가이다. 30년 넘게 연재를 이어온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화 그리는 노하우를 설명한 책이다. 책 속 작가의 말에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나와는 다른 의견이나 의문이 드는 일, 이해할 수 없는 사람. 이것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이런 일이나 사람과 만나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이해할 수 없다고 차단해버리지 말고 '그 사람은 왜 그렇게 느끼는지' '왜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 '그 의견을 듣고 나는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등을 분석해 내게는 없는 시점을 배울 수 있습니다. 또한 스스로는 관심을 가질 수 없거나 싫어하는 것이라도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의 시점을 알면 자기 세계가 확장돼 그곳에서부터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새로운 생각을 가진다는 건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일이다. 분명 작가의 열린 마음은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비단 작가만 이러한 태도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른 생각을 수용하는 자세, 새로운 생각을 환영하는 마음가짐은 점점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 누구나 갖출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주인공이란 욕망이 있어야 하는 존재라고 말한다. 주인공이 가진 욕망이 동기가 되고 그것이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힘이 된다. <범죄도시>의 주인공 마석도의 경우 '나쁜 녀석은 벌을 받게 한다'가 욕망이다. 그의 욕망을 엔진 삼아 영화가 전개된다.
우리 모두는 인간이기에 욕망을 가지고 살아간다. 많은 돈을 벌고 싶다, 멋진 이성을 만나고 싶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 등 말이다. 나는 삶 다운 삶을 살기 위해선 다른 욕망을 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생물학적 욕구가 아니라. 아인슈타인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 사는 삶만이 가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의식주에 대한 욕망, 즉 생물학적 욕구에는 타인이 배제돼 있다. 오직 나만을 위한 삶이다. 물론 이것이 나쁜 것도 아니고 삶에서 중요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삶이라는 톱니 바퀴를 움직이게 만드는 힘, 욕망. 나는 어떤 욕망을 품고 살아가는지 다시금 되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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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키 히로히코의 만화술 출판 애니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