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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본) 출판 글로북스<삼국지>를 통해 말도 못 할 만큼 많은 영웅호걸을 머릿속에 그릴 수 있었다. 유비, 관우, 장비, 조자룡, 손권, 조조, 사마의, 제갈량, 강유, 주유, 황충... 이 책을 손에 들고 있는 순간만큼은 현실의 공간과 잡념을 모조리 잊어버리고 삼국 시대로 빨려 들어가 영웅들의 혈투를 생생히 지켜볼 수 있었다. 땅이 뒤흔들릴 정도로 함성을 지르며 달려가는 병마들, 자신의 용맹을 뽐내며 화려한 무기를 들고 전장을 누비는 장수들, 어두운 밤 군영 안에서 지도를 펼쳐놓고 책략을 생각해내는 군사까지. 절대 체험할 수 없는 시공간을 상상하고 느낄 수 있는 것, 그것이 책의 힘이다.더보기
책 속의 장군, 군사들을 왜 영웅이라 부르는 것일까?
뛰어난 용감함을 지니고 죽음도 불사하며 적에 맞섰기 때문이다. <삼국지>엔 수많은 장수들이 나온다. 그중엔 용감치 못한 장수들도 더러 있다. 자신의 안위를 먼저 걱정해 도망가고, 조국을 배신한다. 끝내 그들은 치욕을 당하거나 무참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패배하더라도 자신의 소신을 끝까지 지킨 장수는 칭송받았다. 소설이기 때문에 미화된 이야기지만 그것이 영웅과 범인의 차이다. 대의를 위해 서건, 나라를 위해 서건 '적을 기필코 무너뜨리겠다'라는 각오가 마음 가득했다. 나는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보며 '용기'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특별한 것 없이 자신을 믿고, 뭐든지 해 보이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것이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인물은 '제갈량'이다. 첫 등장부터 작가의 고풍스러운 소개가 총동원되어 쟁쟁한 영웅들 사이에서도 크게 돋보였다. 일을 앞서 살필 수 있는 통찰력을 가진 제갈량에게 큰 존경심이 들었다. 내 곁에 그런 사람이 있었다면 졸졸 따라다니지 않았을까? 그는 어떤 상황이 닥치든 태연하게 웃으며 해결책을 시원하게 냈다. 장군들뿐만 아니라 적까지도 감탄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밝고 정밀한 분석과 사고는 간절하게 본받고 싶은 능력이다.
사마의와 팽팽한 전략 싸움도 흥미로웠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제갈량이 두드러진 에피소드는 '적벽대전'이라고 할 수 있다. 홀로 적진에 넘어가서도 당황하지 않고 상대보다 몇 수 멀리 내다보아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할 것인지 귀신같이 예측하고 대비했다. 제아무리 영민한 주유라도 밀리는 것이 당연하다.
10만 대의 화살을 얻는 이야기는 다시 생각해도 놀랍다. 만약 나였다면 당황해서 어떻게 대장간에서 화살을 만들지 고민했을 텐데 그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적에게서 손 하나 까딱 않고 원하는 것을 얻었다.
"승상, 화살을 주어 감사하오!"
노숙은 군막으로 들어가 주유를 만나 공명이 화살을 얻은 일을 상세히 이야기했다. 깜짝 놀란 주유가 감격하며 탄식했다.
"공명의 신묘한 계략과 교묘한 계책은 내가 미칠 수가 없구나!"
항상 자만하지 않고 신중한 제갈공명. 그의 위용에 감탄하며 더 많은 책을 읽고 깊은 생각을 해서 제갈량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다급한 일이 닥쳐도 위급하지 않고, 모두가 안된다고 생각한 곳에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며, 언제나 옳은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 내가 책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최고의 영웅소설로 꼽히는 <삼국지>는 역시 훌륭했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예전에 쓰인 책이다 보니 묘사와 표현이 풍부하지 않았다. 현대 소설이라면 감각적인 설명을 통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했을 것이다. 작가의 특색일 수도 있겠지만 언제나 두 군대가 충돌할 때 묘사되는 모습은 비슷했다.
함성을 지르며 달려갔다, 몇 합을 겨뤘다, 말을 돌려 달아났다...
그러다 보니 인물과 지형에 대한 상상의 한계가 존재했다. 단조로운 표현은 서로 다른 상황도 비슷한 상상을 만들었다.
다만 예측할 수 없는 스토리 전개는 감탄스러웠다. 황건의 난을 진압하기 위해 일어난 전국의 영웅들부터 위, 촉, 오가 건국되고 그들의 팽팽한 세력 균형, 그 속에 숨은 음모와 계략은 삼국지가 끊임없이 읽히고 있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 줬다. 입이 벌어질 정도로 많은 영웅을 성격과 상황에 맞게 등장시키고 스토리에 녹이는 것은 분명 보통 재주가 아니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던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게 훌륭한 소설이 아니겠는가.
좋은 책을 읽었다.-
삼국지의 영웅들을 많은 창작들로 접해보았지만 진짜 삼국지를 읽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존재님이 추려주신 책 내용 속에서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져 정말 재밌어보입니다. 항상 삼국지는 어렵기만 해 보였는데, 읽어보고 싶네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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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만화책으로 접했던 삼국지에 대해 이렇게 자세한 서평을 읽어보니 다시 읽어보고싶다는 마음이 드네요. 어렸을때 보았던 삼국지와 분명 다른 감상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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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에는 멋진 영웅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항상 만화책으로만 삼국지를 접했지, 실제로 책으로 삼국지를 접해본 적이 없는데, 책으로 적힌 삼국지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합니다.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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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4판) 출판 까치1. 마키아벨리즘에 대한 오해 <공적 영역>더보기
어떤 이는 '군주론'을 '악마의 책' 이라고 말한다.
마키아벨리에 대해 조금 아는 이는 '마키아벨리즘' 을 떠올리며 군주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목적을 달성하라고 가르치는 책으로 알고 있다.
마키아벨리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은 고전 그리스 시대에서부터 이어져 오던 이상적인 정치사상에서 벗어나서 유럽 최초로 현실 정치사상을 부르짖은 고전으로 평가한다.
마키아벨리는 16세기 이탈리아 사람이다. 공직에 진출하여 여러 나라와 관직을 경험한 그는 항상 고전을 곁에 두고 살았다. 언제나 고전에서 교훈을 얻고 현시대를 과거와 비교하여 해결점을 찾으려는 인물이었다. 고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외교 경험을 바탕으로 군주의 목표와 처세를 말한 책이 『군주론』이다. 그런데 왜 한 책에 대해 이렇게나 평가가 엇갈리는 걸까? 무엇보다, 한쪽에서 '악마의 책'이라며 비난하는 이유와 근거는 무엇일까?
마키아벨리는 '군주에게' (대상이 정말 중요하다)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사악한 수단을 써서라도 실행하라고 이야기한다. 만약 누군가가 평소에 이 말을 신봉하고 실천하고 다닌다면 금세 사회는 더러운 술수와 범죄로 얼룩지고 말 것이다. 마키아벨리의 생애와 당시 역사적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이 단락만을 읽었다면 십중팔구 오해하기 쉬운 문장이다. 도덕과 정의를 중시하는 지금, '옳지 않은 수단'도 사용하라는 마키아벨리의 말은 '악마의 말'로 들린다. 마키아벨리가 살았던 이탈리아는 그 당시 약소국이었다. 주변에 굵직한 강대국들이 호시탐탐 서로의 힘을 자랑하는 반면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이탈리아의 모습은 너무나 초라해 보였다. '힘과 견제'와 '믿음과 약속'보다 강력한 시대에 '한번 한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 '절대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와 같은 윤리적인 규칙은 무시하기 쉬운 '룰'이었다. 이러한 폭력과 격정의 시대를 눈과 발로 직접 체험한 마키아벨리는 고전 그리스 시대부터 내려오는 윤리적이고 이상적인 정치사상은 현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사적인 영역, 즉 개인은 정의와 도덕을 중시하고 약속을 지키며 윤리적으로 사는 것이 올바르나 공적인 영역, 냉철한 힘의 세계인 정치 현실에서는 윤리가 1순위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일단 '살고 봐야' 했고, 강력한 힘의 균형 속에서 실속을 챙기고 힘을 길러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강자에게 잡아먹히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맥락에서 마키아벨리는 "공적인 영역에 한해서" 목적을 위해서 사악한 수단도 가리지 말라고 한 것이다. 고전적 정치철학을 따를 경우 아무리 목적이 선하고 공적일지라도 수단이 비윤리적이라면 배타되었다. 그러나 마키아벨리는 이것이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이상 정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와 '인간은 어떻게 사는가'는 철저하게 다르기 때문에 지금 여기, 현실에 맞는 정치사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군주에게 비윤리적으로 살라고 조언한 것은 아니다. 정직함, 겸손함, 경건함 등의 통상적인 사적 윤리를 염두에 두되 "필요하다면" 악의 가면을 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사적 욕망 충족을 위한 수단의 비윤리화를 금지한다. 그는 '목적'이 철저히 공익적인 성격을 가질 때에만 허용된다고 강조한다. 만약 단지 군주 개인의 유흥을 위해, 자기세력의 출세를 위해 사악한 수단을 사용한다면 잘못된 것이다. 목적이 충분히 국가의 발전, 사회의 안정 등 공공적이라야 수단의 뒤틀림도 허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4-500년이 지난 지금 올바르지 못한 목적과 사악한 수단의 실현은 공공연한 현실로 자리매김했다. 인간의 욕망을 꿰뚫어 본 그의 혜안에 감탄만 나올 뿐이다.
2. 운명(fortuna)와 덕(virtu)
• 현명한 군주라면 항상 이와 같이 행동하며, 평화 시에도 결코 나태하지 않고, 그러한 활동을 통해서 부지런히 자신의 입지를 강화함으로써 역경에 처할 때를 대비합니다. 그 결과 운명이 변하더라도 그는 운명에 맞설 만반의 태세가 되어 있습니다.
• 따라서 저는 운명은 가변적인데 인간은 유연성을 결여하고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기 때문에, 인간의 처신 방식이 운명과 조화를 이루면 성공해서 행복하게 되고, 그렇지 못하면 실패해서 불행하게 된다고 결론짓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신중한 것보다는 과감한 것이 더 좋다고 분명히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운명은 여성이고 만약 당신이 그 여성을 손아귀에 넣고 싶어 한다면, 그녀를 거칠게 다루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냉정하고 계산적인 사람보다는 과단성 있게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매력을 느낀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운명은 여성이므로 그녀는 항상 청년들에게 이끌립니다. 왜냐하면 청년들은 덜 신중하고, 보다 공격적이며, 그녀를 더욱 대담하게 다루고 제어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제목이 군주론이라고 해서 군주(현대로 치면 대통령, 총리 등)에게만 유익하지는 않다. 책 속에 자연스레 녹아든 그의 풍부한 경험과 고전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인해 인간에 대한 통찰이 보석처럼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아무리 유덕하더라도 운명이 돕지 않는다면 실패할 것이고, 유덕하지 않더라도 운명이 돕는다면 성공할 것이라고 얘기한다. 이 말에 대해 누군가는 "어떤 노력도 할 필요 없다! 어차피 운명의 장난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결정 나기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러나 마키아벨리는 이미 이러한 반론을 의식하고 이야기한다.
운명이란 비유하자면 자연재해와 같다. 한 번 불어닥치면 미약한 인간의 힘으로는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자연재해인데, 어쩔 도리가 없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대로 당하기만 하면 그는 미련한 사람이다. 평화로울 때 궁리해서 어떻게 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것인지 충분히 고민하고 행동한다면 막상 재해가 불어닥쳐도 대비하지 않은 사람보다 더 안전할 것이다. 운명도 이와 같다. 열심히 노력하고 행동하는 이는 운명의 힘이 닥쳤을 때 순풍을 받아 더욱 멀리 날아갈 수도 있고 재앙의 홍수가 들이닥쳐도 댐을 마련하여 운명의 장난을 넘겨낼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유덕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자보다 성공에 이르기 더욱 수월할 것이다. 즉 단호하고 용감하며, 사려 깊고 충직하며, 신의 있는 사람이 운명의 사랑을 받는다. 그러나 어떻게 한 사람이 이 모든 덕을 갖추고 있으랴. 때로는 없는 덕도 있는 '척'하는 것이 훌륭한 방법이라고 마키아벨리는 이야기한다.
나는 평소에 실재만을 중시한 나머지 외양과 치장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의 진실한 마음이 어느 상황에건 오해 없이 드러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어리석지 않을까? 자신의 본질을 가슴 깊이 새겨둔 채 상황과 때에 맞춰 적절히 외양을 꾸미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즉 어느 상황에 건 유연하게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켜 적응하는 것이다. 자신의 본질만을 들이밀며 수용을 강요하는 것, 자칫 용감하게 비칠 수 있겠지만 그것만이 정답은 아닌 것 같다.
3. 인간에 대한 통찰
• 인간이란 은혜를 모르고 변덕스러우며 위선적인 데다 기만에 능하며 위험을 피하려고 하고 이익에 눈이 어둡습니다
• 인간이란 어버이의 죽음은 쉽게 잊어도 재산의 상실은 좀처럼 잊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 인간들이란 다정하게 대해주거나 아니면 아주 짓밟아 뭉개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사소한 피해에 대해서는 보복하려고 들지만, 엄청난 피해에 대해서는 감히 복수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려면 그들의 복수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아예 크게 주어야 합니다.
• 인간이란 너무 자기 자신과 자신의 활동에 만족하고 자기 기만에 쉽게 빠지기 때문에, 아첨이라는 질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란 지극히 어렵습니다.
• 날씨가 좋을 때 폭풍을 예상하지 않는 것은 인간의 공통된 약점입니다.
마키아벨리는 나와 상반된 인간론을 지녔다. 인간은 믿을 만하지 못하고, 배은망덕하며, 치사하기 짝이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런 그의 의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성선설이니 성악설이니 저마다 천방지축인 인간을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하려는 시도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건 아닐까? 적절한 융통성과 관찰을 발휘하여 세상을 하나의 안경으로 보려 하기보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그의 인간에 대한 이러한 생각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래, 지금까지 나는 인간을 너무나 전적으로 신뢰해온 것이 아닐까? 나를 포함해서 인간은 100% 선한 사람도, 100% 악한 사람도 없다. 누구나 이기적인 마음, 도와주고 싶은 생각, 성질부리고 싶은 충동 등 모순적인 감정을 하나의 마음에 가지고 있다. 그중 한 가지만을 핀셋으로 떠서 관찰하고 실험하다가는 다른 부분을 잊고 말 것이다.
인간의 사악하고 이기적인 모습을 강조하기보다는 잊지 않음으로써 내 안의 악한 감정을 누르고 다른 사람의 악의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훈련할 필요가 있다. 이 기술을 익힘으로써 세상과의 진실한 감정과 의견 교환이 수월해질 것이다.
• '사물의 실제적인 진실'과 '결코 존재한 것으로 알려지거나 목격된 적이 없는 공화국이나 군주국'에 대한 유명한 구분을 하고 있다. 이 구분에는 이전의 도덕철학자나 정치철학자들이 이제껏 전적으로 가상의 공화국이나 군주국에 관해서만 논의했을 뿐이고 군주가 실제로 활동해야 하는 현실의 세계에 관해서는 아무런 지침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내포되어 있다.
• 마키아벨리의 현실주의적인 사상은 영광과 권력을 추구하는 군주에게 단순히 종교적이거나 윤리적인 규범에 구애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걷잡을 수 없는 욕망이나 격정에 사로잡히지 않고 냉정하고 계산적으로 행동할 것을 요구했다. 정치행위의 원리로서 도덕적인 원리를 추방한 것은 정치행위의 비도덕성(amorality)을 암시하는 것이었지만, 또한 정념에 따른 행위를 배제하고 합리적이며 계산적인 이익의 개념을 도입한 것은 정치행위가 일정한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획득하는 것을 의미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우리 모두에게 적용 가능하고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인간에게 전적으로 '이상'이라는 옷을 입히는 게 가능할까? 끊임없이 대결하는 이성과 욕망의 싸움에서 때때로 우리는 승리하기도, 엎드려 굴복하기도 한다. 양쪽의 관점을 이해하지 못한 채 세상을 바라본다면 왜곡된 관점으로 말미암아 오해와 편견을 낳고 말 것이다.
군주론을 통해 인간과 세상에 대한 현실적인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우리 인간은 목숨 끝날 때까지 꿈을 그리고 '이상'을 상상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꿈에서 눈을 떠 집 밖을 나섰을 때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한다면 그는 '공상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현실에 젖어 있기만 한다면 진보와 기적의 아름다움을 얻지 못할 것이다.-
군주론을 읽어보셨군요. 저는 이 책을 읽었을 때 마키아벨리가 주장하는 공포 정치의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했습니다. 믿음과 신뢰보다 공포로 체제가 더 안전하다는 것이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이런 점에서 존재님과 저의 생각이 다른 것 같아요. 군주론을 다시 한번 읽어볼 기회가 있다면,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다시 한번 책을 이해해보고 싶네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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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군주론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이러한 모습을 닮고 싶다는 생각도 책을 읽는 내내 했구요. 사실 공포 정치는 언제까지고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즉각적이고 강한 권력을 휘두르기에는 가장 좋은 방법 인 것 같습니다. 진시황, 히틀러 등 어마어마한 권력을 가졌던 사람들로 돌아보면요. 아마 악마의 책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히틀러가 마키아밸리의 광팬이어서 그런 것 같아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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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야 뭐라 하건 출판 사이언스북스더보기
"우리는 물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주의 깊게 들어야 돼. 그리고 거기에 대해서 신중히 생각해 보아야 되고 말이야.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내가 보기에 말이 안 되거나 잘못되었다고 여겨지면 우리 생각대로 해야 된다고 생각해.“
//리처드 파인만의 유쾌한 모험. 그가 살아간 방식은 내가 인생에 대해 생각하는 바를 송두리째 바꿔놨다. 그를 알지 못했다면 분명 나의 삶은 다른 방향으로 비껴갔을 것이다(그게 더 좋은지 나쁜지는 알 수 없다. 그것이 인생이다!)//
파인만은 날 때부터 남의 눈치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 사나이인 줄 알았는데 역시 그도 인간이었다. 알린의 면회 때문에 밖에서 노숙을 할 때 다른 사람의 시선을 피해 외딴 곳의 구석에서 잠든 이야기. 리처드 파인만도 처음부터 완성된 인간이 아니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가는 평범한 인간이었다.
<시티 호텔>
그가 대다수의 취향에 맞춰 유명한 곳을 관광하고 볼거리를 즐기는 사람이었다면 그만의 독창적인 이야기보따리는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언제나 '세상의 다른 면'을 보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인간적이었고, 고집과 편견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누가 고급진 호텔보다 낡은 호텔에서 묵는 것을 반기겠는가! 이것이 '언제나 주류의 선택에 반대로 행동하라' 따위의 바보 같은 가르침이 아니라는 것은 잘 알 것이다. 다른 이의 시선과 압력, 눈치, 조롱, 비웃음에 굴복하지 않고 '내 인생은 나답게' 살겠다는 생각을 굳건히 지키는 것이다. 그 누구도 나의 인생을 조종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는 것을 머릿속에 철심처럼 박아놓고 살아가는 것이다. 리처드 파인만은 그랬기에 당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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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먼 다이슨의 편지
1)
"파인만은 가까이서 잘 알게 될수록 더 경탄과 존경심이 가는 사람입니다. 그는 내가 처음 만난 미국 토종 과학자라는 희귀종입니다. 그는 양자 이론에 대한 자기 자신의 이론을 나름대로 확립했는데 그의 이론은 일반적으로 훌륭한 업적이라고 인정되고 있으며 어떤 특별한 문제를 푸는 경우에는 종래의 전통적인 양자 이론보다 더 편리하게 사용되기도 합니다. 그는 언제나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내놓고 있는데 그의 아이디어들은 좋다는 표현보다는 눈부시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내놓은 새로운 아이디어가 발전되어 자리를 잡기도 전에 더 새로운 또 하나의 아이디어를 내놓습니다.
그러나 물리학에 대한 그의 업적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물리를 하는 모든 사람들을 신이 나게 만들어 준다는 점입니다. 그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문을 왈칵 열며 방 안으로 들어와서 온갖 음향 효과를 내며 양팔을 휘두르고 자신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설명할 때면 적어도 우리의 인생은 결코 따분하지 않습니다.“
-> 나도 이런 사람이 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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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학회에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공항 대합실에 함께 앉아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딕이 종이와 연필을 꺼내더니 대합실에 앉아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그리기 시작하는 것이었소. 그의 솜씨는 정말 놀라웠소. 내게는 그렇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재능이 없어서 유감이라고 말했더니 그의 대답은, "나 역시 나에게는 그림 그릴 재능 같은 것은 없다고 항상 생각했었네. 하지만 알고 보니 이런 거 하는 데는 아무런 재능도 필요 없더군......“
-> 딕이 한 것은 ‘그냥 해보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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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챌린저호>
다른 이야기보다 재밌진 않았지만 정말 그 시절 파인만의 옆에 붙어서 사건을 지켜보는 것처럼 실감나는 이야기이다.
- 나는 평소에 남을 속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
-> 그의 정직한 면을 본받아야 할 것이다. 남을 속이고 즐거워하는 악독한 모습이 내 안에 있지 않았는지?
<어쩌면 끝까지 싸워 보는 것이 재미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지쳐 있었다. 나는 더 이상 그전처럼 젊지가 않았다. 그래서 여기서 포기하고 말았다.>
왜 그런 것들이 생겼는지 그리고 생겨도 괜찮은지 등의 의문점들이 완전히 이해되지 않은 한, 전에도 위험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다음에도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할 수 없는 것이다.-
저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정말 신경을 많이 쓰는 사람입니다. 다른 이들이 어떻게 말을 할지에 너무 신경을 쓰면서 살다보니, 정작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를 때도 정말 많구요. 나이를 한살한살 먹으면서 그런 경향이 조금은 사라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여전히 남의 눈치를 많이 보게 되는데요. 에 관한 서평에서 적으신 것처럼, \'나만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파인만은 그랬기에 당당할 수 있었네요. 저도 파인만처럼 당당하게 나만의 삶을 살고 싶습니다.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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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이 말합니다(양장본 HardCover) 출판 에이도스나도 아인슈타인을 알기 전까지는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천재 과학자'로만 그를 생각했다. 흔히 역사상 최고의 천재 하면 아인슈타인을 떠올리니까 말이다. 거기에 편견과 망상이 추가되면 그는 '수학과 과학에 엄청난 천재성을 보인 괴짜 과학자'로 변한다.더보기
아인슈타인은 그저 '천재 과학자'가 아니었다. 평화를 외치는 국제주의자, 도덕적 리더, 열렬한 사랑꾼, 철학자, 음악가, 시인이었다. 그는 누구보다도 인간과 유머를 사랑했다. 세상 그 자체를 바라보았다. 어린아이 같이 순수한 시선을 놓치지 않으려 하며 인생을 즐겼다. 그도 한 인간에 지나지 않았다.
세간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대한 해설은 널려 있지만 그의 생애와 인간성에 대해 알려진 사실은 많지 않다. 아인슈타인은 많은 여성과 사랑을 나눈 바람둥이였다. 한 여자에게 '당신만이 세상의 전부'라고 편지를 쓰면서도 여느 남자가 그렇듯 차갑게 식어버린 사랑을 뒤로 한 채 또 다른 뜨거움을 찾으러 다녔다. 그러면서도 과학에 대한 열정은 놓지 않았다. 상대성이론, 광전 효과 등 그가 쏟아낸 아이디어 덕분에 다윈, 뉴턴에 이어 아인슈타인은 인류의 생각을 통째로 뒤바꾼 과학자로 역사에 기록되었다.
그가 정말 대단한 점은 자신의 호기심을 과학의 영역에만 국한시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는 인생과 일, 종교, 교육 등에 주옥 같은 말들을 남겨놓았다. '남을 위해 산 삶만이 가치 있는 삶'이라며 개인의 욕망에 따라 살지 말고 타인에게 베풀며 살라 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과학자의 입에서 나왔다고 믿기 힘든 말이다. 어느 지혜로운 스님이 하신 말씀이라면 모를까. 그는 평생 세계 평화, 무장 해제를 외치며 자신의 고결한 인간성을 빛냈다. 예술과 문학에도 조예가 깊어 직접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바흐, 모차르트 등 클래식 음악을 즐겨들으며 '음악에서 가장 큰 즐거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르마조프의 형제들>을 '내가 지금까지 읽은 최고의 책'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한 인간에게서 뛰어난 도덕성, 무한한 상상력, 치밀한 이성, 부드러운 유머, 고상한 예술성이 조화를 이루며 나타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그런 인간이 실제로 있었기 때문에 인류는 진보 했고 과학의 역사는 새로 쓰였다.
나는 아인슈타인이 칭송 받는 것이 비단 그의 놀라운 연구 업적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도 6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세상과 인간에 대한 그의 생각과 고민은 유효하다고 믿는다. 과학자이기 전에 인간이었던 아인슈타인을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아인슈타인이 말합니다>를 통해 이미 죽은 그와 친해진 기분마저 든다.
"개체의 삶에 자연스러운 한계가 정해져 있어서 그 끝이 되면 삶이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은 어쩐지 만족스럽지 않은가?" - Albert Ei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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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아인슈타인을 천재적인 수학자 및 과학자로만 생각했는데요. 여기에 덧붙이자면 남양에서 나온 아인슈타인 우유 정도...;; 죄송합니다. 아인슈타인이 바람둥이였다는 사실을 알고나니 조금 정이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아인슈타인이 남긴 업적만큼은 대단하는 것을 아무도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세상 그 누구보나 열렬히 인생을 즐겼던 아인슈타인, 아인슈타인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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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 폴리틱스 출판 바다출판사아른험 동물원에서 침팬지 집단을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책.더보기
인간과 98%의 유전자를 공유하는 침팬지들도 ‘정치’를 한다는 충격적인 내용!
제인 구달에 의해 인간만이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이라는 환상이 깨지면서 세상은 충격을 받았다. 그 후 저자 프란스 드 발은 오랜 연구 기간과 끈질긴 관찰과 분석 속에 침팬지도 정치를 한다는 내용을 발표한다. 그러나 이것이 인간의 존엄성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라기보다는 인간의 정치 욕구도 본능에 속할지 모른다는 저자의 생각을 담은 것이다. 어제 연합한 놈과 오늘 등을 돌리는 태도는 인간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정치 행동이다. 협력과 갈등, 배신, 연합 등... 이 책은 침팬지라는 거울을 통해 인간 세상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나는 지금까지 높은 곳을 추구하는 사람을 욕망적인 사람으로 봤었다. 그러나 사실 그러한 욕구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국회에서뿐만 아니라 정치라는 것이 학교, 회사, 군대 등 일상생활 많은 곳에서 일어나는 행위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자신의 세력을 형성하고 많은 주도권을 쥐는 행위가 ‘나쁜’ 짓이라기보다는 ‘자연스런’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바뀔 것이다. -
이 땅에 태어나서 출판 솔정주영 회장의 삶은 한마디로‘도전’이었다. 우리는 이루기 쉬운 일에 뛰어드는 것을 도전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누가 보더라도 불가능해 보이는 것에 달려드는 것,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을 시도하는 걸 도전이라 말한다. 그런데 어떻게 그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일까? 한 번뿐이었다면 운이라고 얘기할 수 있지만 그는 생애 내 몇 번씩이나 세상을 놀라게 했다. 단순한 행운이 아니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정주영 회장은 성공할 수 없는 인물이었다. 그는 집안이 부유하지도 않았고, 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이 다였다. 특별한 기술을 배운 것도 아니었다. 그의 아버지 말처럼 세상엔 대학 공부까진 한 사람이 수두룩한데 무식한 놈이 잘 되면 얼마나 잘 되겠는가?더보기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이런 말을 했다. “삶이 그들에게 삶의 가장 막강한 적수를 대적케 한다는 것, 바로 그 때문에 그들은 삶을 경외한다.” 확실히 정주영 회장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보통 사람보다 더 많은 시련과 고통을 겪은 점은 차치하더라도 실패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달랐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정주영 회장의 강인함에 감탄한 일화는 ‘아도서비스 수리 공장 화재 사건’이다. 지긋지긋한 가난이 싫어 무작정 서울에 올라와 갖은 고생을 하며 겨우 차린 사업장이다. 계약한 지 한달도 안 돼 공장이 모조리 불탔는데 울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정주영 회장은 신세 한탄을 하며 소주 병나발을 부는 대신 다시 일어서기로 했다. 좌절로 끝내고 싶지 않다는 의지로 그는 보란듯이 우뚝 재기했다. 나는 정주영 회장이었으니까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도저히 일어서기 힘든 어려움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무릎을 꿇고 자신을 놓아버리느냐, 포기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며 다시 일어서는가. 선택은 개인의 몫이고 정주영 회장은 후자를 선택했을 뿐이다.
실패 속에 좌절하지 않고 고개를 치켜드는 모습과 함께 그의 심장에는‘성실’이라는 엔진이 내장돼 있었다. 보통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게 아니다. ‘더 하려야 더 할 게 없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다하는 최선.’치밀하고 집요하게 물어뜯고 곱씹어보고 되짚어보는 그의 태도는 쌀가게를 운영할 때건 ‘현대’를 경영할 때건 올림픽 유치를 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닐 때건 ‘할 수 있다’는 믿음을 현실로 만들어준 힘이다. 그 자신이 배운 게 없고 경험이 부족하고 자본이 부족해도, 항상 할 수 있다고 믿었다.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배로 비유하자면, 어떤 풍랑을 만나도 목적지에 갈 수 있다는 믿음의 ‘나침반’과 언제나 최고의 결과를 얻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하는 성실함의 ‘엔진’, 폭풍우와 비바람이 몰아쳐도 ‘돛’처럼 펄럭이는 불굴의 정신. 나는 정주영이라는 선장이 평생 이 세 가지를 잃지 않았기 때문에 믿을 수 없는 업적들이 모두 실현되었다고 생각한다.
사람에게 목표는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 목표가 크면 클수록 과정에서 얻는 배움의 결이 달라지고, 성취했을 때 얻는 기쁨과 함께 살아가는 의미를 얻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항상 정주영 회장이 한국의 여러 기업가 중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꼽히는 이유를 나는 여기에서 찾는다.
서울로 상경했을 때 그의 꿈은 그저 돈을 많이 버는 것이었다. 적어도 시골에서 농사지을 때보다 풍족하게 사는 게 그가 서울로 올라온 이유였다. 사업체가 커지고 만지는 돈의 액수가 불어나며 점차 품는 꿈도 커지기 시작한다. 이젠 단순히 돈을 잘 버는 게 아니라 우리 기술로 우리 제품을 수출해 우리 민족이 잘 사는 것을 꿈꾸게 되었다. 정주영 회장이 눈앞의 이익만 생각했더라면 현대자동차 초기 GM과 기술 합작 계약을 할 때 애써 현대의 지분을 늘릴 필요는 없었다. 상대방의 말을 고분고분 듣기만 하면 독자적인 개발은 할 수 없지만 제법 큰 콩고물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항상 자신의 조국, 대한민국과 민족을 생각했다. 사방에서 욕을 얻어먹어 가면서도 나라에 도움이 되니까 소양감 댐 공사 설계에 이의를 제기했고, 서울시장까지 포기한 88올림픽 유치를 위해 직원들을 데리고 온종일 뛰어다녔다. 우리 기술을 갖는 것이 민족이 살길이라 생각했던 그는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한민국 산업의 기반을 다졌다. 그뿐 아니라 건강한 사회를 위해 복지사업으로 ‘아산재단’을 설립했다. 분단된 민족의 통일을 염원하며 소 1001마리를 끌고 판문점을 넘었다. 이 모두가 나라를 위해, 민족을 위해 그가 한 일이었다.
정 회장이 중요하게 여겼던 ‘신용’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주영 회장은 착실히 쌓아 놓은 신용 덕에 몇 번이고 다시 일어선 사람이다. 부둣가, 공사장에서 짐 나르다가 우연찮게 쌀가게에 취직했을 때 정 회장은 항상 무슨 일이든 전심전력을 다 했다고 이야기한다. 취직한 이튿날부터 아침 일찍 일어나 가게 앞을 쓸고 물까지 뿌리는가 하면, 엉망으로 어질러진 창고를 쌀과 잡곡 등을 깔끔하게 구분해 정리해 놓았다. 누가 시키니까 그렇게 한 게 아니라, 어릴 적 농사일을 할 때 익힌 성실과 부지런함 대로 일한 것이다. 내가 쌀가게 주인이었더라도 그 시절 정 회장을 신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뭐든 열심히, 성실하게, 최고의 결과가 나오도록 일하는데 믿지 않을 수 없다. 2년 뒤 쌀가게를 인수하지 않겠느냐던 제안도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쌓아 올린 정 회장의 성실함이 신용이라는 열매를 맺게 된 것이다. ‘아도서비스 수리공장’에 불이 나 가진 것을 몽땅 잃었을 때도 돈을 빌린 영감에게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더라면 재기하는 것은 몹시 힘들었을 것이다. 최악에 최악이 연달아 덮친 ‘고령교 공사’ 때도 정 회장의 신념이 빛을 발했다. 휴전 협정이 벌어진 해에 무너진 고령교 복구공사를 맡았지만 열악한 장비와 경험, 변동이 극심한 낙동강의 수심 차 그리고 하룻밤 자고 일어날 때마다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 때문에 정 회장은 많은 고생을 했다. 사업을 시작한 후 가장 혹독했던 시련으로 고령교 공사를 꼽았으니 얼마나 지옥 같은 상황이었는지 상상하기도 힘들다. 불어나는 손해와 여기저기서 들이닥치는 빚쟁이 사이에서 정 회장은 무시무시한 스트레스와 압박을 받았을 것이다. 주변에서 공사를 중단하자고 말하자 정 회장은 이를 단호히 거부한다. 힘들다고 여기서 포기해버리면 신용을 잃게 되는 것인데, 사업가에겐 신용이 제일이라는 것이다. 결국 아우, 매제의 집을 팔아 모은 돈으로 다시 공사에 달라붙어 지긋지긋한 고령교 공사를 완공시켰다. 벌어들인 돈보다 나간 돈과 빚이 더 많은 상황. 정주영 회장은 신용 하나를 위해 많은 것을 희생했다. 그러나 고령교에서 잃은 것도 있지만 얻은 것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막대한 적자 속에서도 공사를 끝까지 책임지고 끝낸 현대를 정부가 높이 평가해 그 후의 정부 공사를 어려움 없이 맡을 수 있었다. 악몽 같았던 고령교 공사에서 교훈을 얻은 현대는 장비 개선과 보급에 힘써 다른 건설업체와는 차별되게 튼튼한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일단 부지런하지 않으면 신용하지 않는다는 정주영 회장. 이러한 신념의 밑바탕에는 부지런함은 자기 인생에 대한 성실성이라는 그의 생각이 담겨 있다. 이루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믿는 신념은 그의 일생을 통해 증명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에서 간과해서 안 되는 것은 철저히 그의 성실함과 부지런함이 이를 뒷받침해주었다는 점이다. 부지런히 일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정 회장이었기 때문에 특히 신용을 강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하게 신용이란 ‘이 사람이 거짓말을 하지 않고 정직하게 사느냐’의 차원을 넘어 ‘얼마나 책임감을 갖고 자기 인생을 대하느냐’의 문제인 것이다. 일단 부지런하면 인생을 성실하게 대할 것이고 이는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언뜻 당연한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신용을 제일로 생각하고 강조하던 정 회장이 이루어 낸 일들을 생각해보면 다시금 그 중요성이 마음 깊숙이 새겨진다. 기술도 경험도 자본도 없었지만, 연일 주변으로부터 불가능하다는 말만 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할 수 있다고 외칠 수 있었던 건 행동을 받쳐주는 불굴의 정신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단지 제일가는 부자가 아닌 세계 일류 기업에의 목표, ‘할 수 있다’고 믿는 만큼 할 수 있다는 무서운 신념, 한 시간도 허투루 쓰지 않고 낭비하는 것을 혐오하는 자세, 끈질기게 고민하고 틀에 박힌 사고를 벗어나 다르게 접근하는 힘, ‘모험이 없다면 발전도 없다’는 믿음으로 가능성을 찾아 탐구하는 도전 정신. 이 모든 것들이 정주영이라는 인간의 정신에서 긍정적인 화학반응을 일으켜 모두가 놀랄 만한 업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시간이 지나도 힘을 잃지 않는 정신과 지치지 않고 성실한 행동 둘 중 하나라도 빠졌다면 지금의 현대는 태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정 회장은 일생으로 증명한 인간의 위대함을 이 땅에서 태어나 자라나는 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세간의 평가가 어떠하든 정주영 회장의 정신과 자세, 행동력만큼은 그 누구도 함부로 깎아내릴 수 없는 대한민국의 자산으로 남아 있다. 정주영 회장의 정신적 유산을 올곧이 물려받아 소화할 수 있다면 그가 바라던 하나된 대한민국, 세계에 멋진 날개를 드높이 펼쳐 보이는 나라도 꿈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그가 꿈꾸던 미래가 생명력을 품고 우리 앞에 펼쳐진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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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 대한 평전은 읽은 적이 별로 없기 때문에 정주영 회장에 대한 서평이 참 새롭게 느껴집니다. 부지런하지 않으면 신용하지 않는다는 말에는 뼈를 맞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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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의 엄청난 정성에 감동했네요. 사실 정주영 회장님에 대해 잘 몰랐는데, 적어도 한 영역에서 충분한 성공을 거두신 분인 만큼 그분의 말씀 또한 새겨들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가장 인상깊은 영역은 부지런함인것 같아요. 제가 부지런하지 않아서 더욱 가슴에 찔린 걸까요.. 서평을 읽어보니 저도 부지런하게 살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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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의 저편 도덕의 계보(니체전집 14) 출판 책세상논문 형식으로 출간한 『도덕의 계보』를 통해 니체는 '선과 악'/'좋음과 나쁨'의 출처를 파헤친다. 그에 의하면 우리가 전통적으로 부르는 '선'은 '노예의 도덕'일 뿐이다. 하강하는 삶의 의지를 가지고 전통과 관습에 안주하며 편안한 삶만을 추구하는 자들! 그런 자들이 자신을 정당화하고, 약자의 가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 귀족적인 삶을 폄하하는 것이다.더보기
귀족적인 삶이란 상승하는 삶의 의지를 지닌 채 세상에 도전하고, 주체적인 태도로 자신의 삶을 창조하려는 삶이다. 그들은 낡은 도덕과 규범을 장애물로 보고, 그것들을 뛰어넘어 새로운 삶의 길을 창조하려 한다. 그러나 다수를 차지하는 약자들은 그것을 시샘하고 강자들이 지닌 힘(권력에의 의지)을 두려워한다.그들은 강자의 덕을 '악'으로 규정한다(충동, 본능, 갈망, 정복...). 그리고 약자의 덕을 '선'이라고 말한다(동정, 연민, 용서, 믿음...). 니체는 천 년간 이어져 온 이 '질서'를 파괴하고자 한다. 우리 모두는 속아왔던 것이다! 노예 도덕을 지닌 이들이 지어낸 달콤한 말에 속아 진정한 삶의 방식을 시도조차 못했으니...
니체는 양심의 근원에 대해서 깊게 파고든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양심의 가책은 본능의 충동을 억누르는 것에 불과하다! 분출되려는 의지를 도덕이라는 거짓말로 억누르고, 제압하는 것뿐이다. 양심의 가책을 강조함으로써 힘을 획득하려는 개인의 노력을 방해한다. 노예 도덕은 양심을 선한 것, 지향해야 할 것으로 가르친다. 그들은 정해 놓은 규범에 개인의 마음과 행동을 제약하면서 말이다.
삶의 의지를 강력히 주장하며 기존의 전통과 권위에 반발한 철학자 니체. 그는 '망치를 든 철학자'로 불리며 잘못된 관념과 규범을 모조리 깨부수려 했다. 분명 그의 주장은 너무나 파격적이다. 그러나 니체는 범죄를 용인하지도, 선행을 부정하지도 않는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고 지켜왔던 것을 냉철한 시각으로 돌아볼 것을 주문한다!
아직도 우리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과거의 망령은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니체의 '망치'는 이러한 망령을 산산조각 깨부숴 새로운 미래를 보는 눈을 심어줄 것이다.- 1 person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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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라는 철학자를 이번학기 교양수업을 통해 접하긴 했지만 아직도 그의 철학에 대해서는 수박겉핥기로만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생각을 보완해줄 수 있는 좋은 책을 찾은 것 같네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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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철학은 사실 아직도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도 시도해보았다가 너무 어려워서 덮었는데, 철학이 정말 어렵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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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형식의 글이라는 것도 신기한데, 무엇보다 작가가 그 유명한 \'프리드리히 니체\'철학가인 것도 신기하네요. 선과 악, 좋은과 나쁨과 같은 이원론적 개념들에 대해 흥미가 있어요. 무엇보다 이 책이 양심의 근원에 대해 파고든다니 참 흥미롭네요. 꼭 한번 읽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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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하는 즐거움 출판 승산"리처드 파인만의 물리학적 세계관은 전 세계 물리학계에 전설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결코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항상 사물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였다. 때떄로 그는 자연 현상을 이해하는 새롭고도 심오한 방법을 발견하여 그것을 매우 우아하고 단순한 언어로써 사람들에게 설명하곤 했다.더보기
『발견하는 즐거움』은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1918~1988)의 강연을 묶어 내놓은 책이다. 파인만은 놀라운 독창성과 탐구력으로 '아인슈타인 이래 20세기 최고의 과학자'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그는 항상 복잡하고도 어려운 물리 현상을 단순하게 이해하려 노력했다. 그가 고안해낸 '파인만 다이어그램'은 양자역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을 받는 계기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과학을 어렵고 지루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파인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에게 과학은 장난감이다. '생각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이리저리 만지고 뒤틀어보며 놀 수 있는 대상이다. 그는 언제나 과학을 재미로 즐겼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립자 빌 게이츠는 리처드 파인만을 '내가 만나보지 못한 최고의 선생'이라 이야기하며 그를 만났더라면 자신의 인생이 변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인만의 놀라운 통찰력으로 이루어진 강의를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자신 또한 '생각하는 즐거움'에 동참한 것을 발견하게 된다! 뛰어난 유머와 비유는 더욱 그에게 빠져들게 만드는 요소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충분히 깊게 생각해 보면 가슴 벅찬 경이감과 신비감을 느끼게 됩니다. 지식을 더 많이 쌓게 되면 더 깊고 더 황홀한 신비감에 빠지게 되어 더욱더 깊이 파고들게 됩니다. 찾게 될 해답이 우리에게 실망을 줄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추호도 없습니다. 오직 즐거움과 확신을 가지고 새로운 돌을 뒤집을 때마다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이상한 것들을 발견하게 되고 그러면서 좀 더 황홀한 신비의 세계로 끌려가는 것입니다. 얼마나 위대한 모험입니까!"
이 위대한 모험의 즐거움을 당신도 느끼길 바란다. -
정의란 무엇인가 출판 김영사책을 전혀 읽지 않는 사람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베스트셀러다. '정의'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저마다 다른 생각을 이야기할 것이다. 그만큼 정의는 복잡하고 쉽지 않은 개념이다.더보기
현대 철학자 롤스는 이런 말을 했다. "학문의 제1덕목이 진리인 것처럼 사회의 제1덕목은 정의이다". 정의를 추구하지 않는 사회는 금세 몰락하고 말 것이다. 역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정의가 지켜지지 않는 사회는 구성원들의 반발로 금세 분열되고 만다. 우리 모두 정의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또 어떻게 부정의를 예방할 수 있을지는 모른다.
나 역시도 정의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 그저 교과서에서 배운 게 전부이다. 공정하게 대하는 것,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능력에 따른 분배... 그러나 이것들은 책 속에 잠들어 있는 정의일 뿐이고, 2021년 대한민국에 맞는 정의는 삶 속에서 새롭게 재편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정의란 무엇인지' 알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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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이 책은 고등학생들조차도 찾아 읽을 만큼 유명해진 책이죠. 소개해주신 덕분에 다시 떠올리게 됐네요. 비슷한 제목을 가진 \'죽음이란 무엇인가\'도 기회가 되면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문장이 어려워서 읽는 속도는 느리지만 한 문장 한 문장이 깊은 의미를 가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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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쉽게 정의내릴 수 없기에 저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논제에 대해 꾸준히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처럼 정의에 대해 논의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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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고등학교 때 읽어보았던 책인데 여기서 보니깐 창 추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과연 정의로운 사회에 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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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가 되다 출판 사계절두 저자는 각각 청각 장애와 하체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장애인이다. 그들은 장애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장애 보조 기술에 대해 이야기한다. 장애 보조 기술이란 휠체어, 보청기, 의수 등 장애인의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 만들어진 기술을 총칭한다.더보기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기술의 진보가 무조건 장애인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례로 기계공학자 데니스 홍은 시각장애인이 운전을 할 수 있는 자동차를 발명했다. 직접 시운전을 해본 장애인들은 눈물을 흘리며 자신도 운전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격한다. 그 외에도 여러 광고나 매체를 통해 기술의 진보가 이전엔 불가능했던 것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예가 더러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일반인의 시선에서 바라본 생각이었다. 장애인들은 무조건 그것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들은 비장애인 중심주의를 비판한다. 일반인의 입장에서 장애인들에게 '시혜'를 베풀면 그들의 삶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하는 건 착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기술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좋은 장애인 기구는 가격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형편이 좋지 않은 장애인이면 아무리 좋은 기술이 나왔다 하더라도 혜택을 얻기 힘들다.
살면서 장애인에게 동정을 느낀 적은 있지만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단순히 불편하다, 소외감을 느낀다는 것을 넘어서 그들에게 일방적인 친절을 강요한 것은 아닌지 성찰을 하게 된다. 우리가 그들을 끌어안고 같은 눈높이에서 이야기할 수 있을 때 개인이든 사회든 더욱 성숙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전설적인 존재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저 또한 장애인들에 대하여 많이 생각해보았는데 무작정 도움을 주는것이 무례함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여기에서도 그들에게 시혜를 배풀면 더 나아질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착각이라는 글을 보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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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저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4%가 장애인이라고 하는데 왜 우리 주변에서 잘 볼 수 없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 이유 중 일부는 비장애인 중심주의 때문인 것 같네요. 앞으로는 이따금씩 장애인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려고 해야겠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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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성과 본능(서강학술총서 82)(양장본 HardCover) 출판 서강대학교출판부이 책은 서양 철학자들의 사상을 인성론적 관점에서 바라보아 정리한 책이다. 인성론이란 인간의 마음을 '도덕적 본성'과 '동물적 본능'으로 나누어 생각하는 것이다. 맹자가 말한 사단(四端)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이 '도덕적 본성'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 매력적인 이성과 만나고 싶은 마음, 나의 즐거움과 편안함을 생각하는 마음은 '동물적 본능'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맹자는 '동물적 본능'을 '금수와 사람이 공유하는 것'이라고 보아 천한 것으로 여기고 이를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직 '도덕적 본성' 즉,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도덕 법칙을 준수하며 도(道)를 따르는 인간의 마음만이 '사람과 금수를 구별해주는 것'이라고 보아 지켜야 할 것으로 보았다.더보기
이 책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아우구스티누스, 홉스, 흄, 스미스, 루소, 칸트 등의 철학을 짚고 그 속에서 인성론적 개념을 추출해 논리를 전개한다. 사실 그들이 인성론을 염두에 두고 사상을 전개한 것은 아니나 이 책의 저자는 결국 철학을 관통하는 문제의 핵심은 본성과 본능의 대립이라고 본 것이다.
인간은 이성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점에서 여타 동물들과 다르다(침팬지, 오랑우탄 등의 동물은 지성이 있으나 도덕을 인식하고 실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제외). 인간을 이성을 발휘하여 규칙을 지키고, 평화를 얻을 수 있다. 모두가 정념에 사로잡혀 식/색/물욕에 사로잡혀 자신의 즐거움만 돌본다면 사회는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는 뉴스를 통해 고위공직자 혹은 임원 등 사회 지도층이 성 비위를 저지르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그들은 자신의 지성을 잘 훈련 시켜 높은 자리에 올랐지만 본능을 통제하지 못해 문제를 일으켰다. 많은 인간은 본성과 본능의 대립에서 갈등 하며 살아간다. 혹자는 '쾌락을 위해 윤리를 저버린 자들을 보고 짐승으로 타락했다'고 표현한다. 이처럼 인간은 참 모순적인 존재이다. 기나긴 역사의 과정에서 '이성'을 훌륭히 발휘해 철학, 과학, 문학, 경제, 기술을 발전시켜 문명을 아름답게 꽃피운 존재이면서 동시에 쾌락을 위해 어떤 극악무도한 짓도 서슴지 않으니 말이다.
사람의 본성이 선한가, 악한가는 수천년의 역사 동안 끊임없이 벌어진 논쟁 주제이다. 철학자들마다 다른 근거를 제시하며 사람의 본성에 대해 답을 내리려고 한다. 예컨대 맹자는 성선설을, 순자는 성악설을 주장했다.
내 생각에 정답은 '알 수 없음'이다 !!
분명 인간은 선한 측면도, 악한 측면도 가지고 태어난다. 마음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는 철학자들이 백 날 토론해봐야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다. 뇌 과학이 발전해 인간의 감정, 행동, 생각에 대한 많은 미신과 오류를 바로잡고 진실을 파헤치고 있는 것처럼, 과학이 더욱더 발전한다면 인성론에 대한 정답을 내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과학에 대한 낙관적 기대만을 믿고 인간의 본성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본성이 선한지 악한지를 가려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순적인 대립을 지닌 인간의 본성(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면 좋을지 고민해보자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끊임없이 일어나는 정념으로 인해 고통받고 괴롭지 않은가? 이성과 정념의 충돌에서 우리는 한없이 갈등하고 고민한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피할 수 없는 문제이다. 쇼펜하우어는 인간이 '정념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은 자살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 문제의 해답이 '자살'이 될 순 없기에 인간의 본성에 대해 깊게 탐구하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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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87: 달콤하지 않아 출판 대원씨아이리뷰할 책을 보고 깜짝 놀라신 분들이 있을 것이다. 만화책을 리뷰하다니?더보기
일반적으로 말하는 '책'의 범주에서 만화는 늘 홀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나는 만화를 좋아한다. 온갖 답답하고 골치 아픈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에게 휴식의 시간은 필요하다. 나는 만화 속 상상의 세계가 마주하기 싫은 현실의 문제를 잠시 잊고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원피스'는 워낙 유명한 만화지만 간략히 소개를 하자면, 주인공인 '루피'가 해적왕을 꿈꾸며 모험에 나서는 이야기다. 만나는 사람마다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루피를 비웃는다. 하지만 루피는 좌절하지 않고 꿈을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믿고 성장해간다. 모험을 하는 과정에서 여러 동료와 나라, 악당을 만나고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며 위기를 헤쳐나간다. 그 과정에서 펼쳐진 우정, 사랑, 모험, 실패를 작가는 훌륭한 표현 방식으로 묘사해 많은 이에게 용기와 희망,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우리 모두 어린 시절에 꿈꾸던 것이 있을 거다. 다소 허무맹랑할지라도 그 당시 느꼈던 커다란 동경심과 두근거림을 기억하는가. 역사를 톺아보면 훌륭한 위인들은 저마다 꿈을 가지고 행동했다. 세종대왕, 코페르니쿠스, 다윈, 박지원, 아인슈타인, 샐린저 등 나열하자면 끝도 없다. 그들은 손가락질을 받으며 비웃음과 반대를 샀지만 끝내 자신의 꿈을 이뤄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이처럼 꿈은 자그마한 한 사람을 이 세상 어느 것보다 가치 있고 커다랗게 만들어 주는 신비한 마법이다.
여러분은 어떤 꿈을 꾸며 살아가는가? 누군가에겐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바보 같은 생각일 수도 있고 어떤 이에겐 살아가는 이유가 될 수 있다. 밀짚모자 루피가 해적왕이 되기 위한 떠나는 여정을 지켜보며 꿈을 꾸어보는 건 어떨까? -
일곱 해의 마지막 출판 문학동네시인 백석의 후반기 삶을 상상해 쓴 소설이다. 책에 포진해있는 문학적 표현과 묘사는 오랜만에 소설을 읽는 나에게 신비한 체험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시는 잘 모르고 더군다나 백석은 고등학교 때 교과서로 대했던 게 전부라 낯설었지만 이렇게 훌륭한 시인이 북한에 갇혀 제대로 재능을 펼치지 못한 것은 안타깝다.더보기
인상 깊은 구절은 81p 속 단락이다. '시의 할 일은 눈보라 속에서도 그 불꽃을 피워 올리는 데까지다. 잠시나마 타오르는 불꽃을 통해 시의 언어는 먼 미래의 독자에게 옮겨붙는다'...
이제 시를 읽는 사람은 드물다.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매체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굳이 시를 읽지 않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시가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 시만이 전할 수 있는 생명력이 있다. 비록 시의 불꽃은 미약하나 사람에게 전해지고 시대에게 물려줄 것이다.- 1 person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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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시는 단 몇 줄의 글귀로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힘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존재님의 말씀처럼 시만이 전할 수 있는 생명력에 사람들이 빠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별점을 낮게 주신 이유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좋은 시인 한 분을 알아가게 되어서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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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쓴 사람은 죽지만 시는 오래토록 남아 먼 미래의 독자에게까지 가죠. 지금까지 시는 잘 안 읽었는데 이제부터라도 시를 가까이 해야겠어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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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시를 읽은지 참 오래 되었는데요. 시를 읽다보면 시만이 전할 수 있다는 생명력이 무엇인지 공감이 됩니다. 아마 우리에게 남기는 여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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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 철학 논고(비트겐슈타인 선집 1)(양장본 HardCover) 출판 책세상우연히 비트겐슈타인의 철학과 삶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는 1889년 철강 부호의 밑에서 태어났다. 예술 애호가인 부모님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예술과 가까이 지냈다. 대학교에서 공학을 공부한 그는 우연히 철학에 호기심을 느끼고 철학 거장 러셀을 찾아가 본격적으로 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한다.더보기
비트겐슈타인은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누구보다 앞장서서 전장에 참여했다. 자신이 품고 있던 철학을 몸으로 증명하기 위해, 그는 최전방으로 지원하며 노트에 이렇게 썼다.
"드디어 나에게 위대한 인간이 될 기회가 왔다. 왜냐하면 죽음과 마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 중에도 톨스토이의 책을 손에 놓지 않은 그는 틈틈이 메모에 써 놓은 생각들을 모아 책을 출판한다. 그것이 바로 『논리-철학 논고』이다. 『논고』의 핵심 내용은 이렇다. '도대체 말해질 수 있는 것은 분명하게 말해질 수 있다. 말할 수 없는 것은 침묵해야 한다'. 의식에 머물러 있던 철학의 문제는 비트겐슈타인 이후 '언어'에 대한 문제로 전환되었다고 할 수 있다. 비트겐슈타인은 '언어'에 주목해 '언어의 한계가 곧 세계의 한계'라고 이야기하며 언어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즉 언어의 한계에 골몰했다. 그리고 그가 내린 결론은 '말할 수 없는 것은 침묵해야 한다'였다. 그에 의하면 세계는 사태의 총합이며 사물들이 세상을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만이 세상을 채우고 있는 것이다. 여기 의자가 하나 있다고 하자. 분명 의자라는 '사물'이 앞에 있는 것이지만 의자는 그저 그곳에 존재할 뿐, 실제로는 '의자가 있다'는 사실을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사물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의미를 지니는 게 아니라 그것을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따라서 세계는 '의자가 존재한다', '사람은 죽는다' 등의 명제로 이루어져 있고 비트겐슈타인은 이를 '말할 수 있는 것'으로 지칭했다. 반면 '말할 수 없는 것'은 예술, 윤리, 종교 등 단순한 명제로 설명될 수 없는 것이며 '이것들에 대해 쓰거나 말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언어의 한계에 달려가 부딪히는 것'이다. 그는 '언어의 한계'를 넘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는 것은 침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예술, 윤리, 종교에 대해 말하는 것이 의미 없는 짓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는 삶의 의미가 '말해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보여지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윤리적 명제를 뱉을 것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증명할 것을 말했다. 그렇기에 그는 아버지에게 상속 받은 막대한 유산을 예술가와 사회에 몽땅 기부해버리고, 전쟁에서 목숨을 걸고 최전방에서 싸웠으며 후에는 시골 초등교사, 정원사 등의 직업을 거치며 자신의 삶의 가치를 증명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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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그의 생각은 변화해 비트겐슈타인 스스로 『논고』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그의 책은 이후 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는 인간은 언어의 한계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는 이 핵심적인 문제를 포착하고 철학의 영역에 끌고 왔다. 삶은 한 번뿐이고 우리는 언어를 사용하며 세계를 이해하고, 전달한다. 우리는 어떻게 '말할 수 있는 것을 말할 것인가?' 그리고 '말할 수 없는 것은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비트겐슈타인은 침대에서 임종을 맞이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들에게 전해주시오, 나는 멋진 삶을 살았다고!"
언어로는 표현하지 못할 그의 삶이 논리이자 철학이다. -
본성과 본능(양장본 HardCover) 출판 심산이 책은 동양과 서양 철학자들의 사상을 본성과 본능의 관점으로 바라본 내용을 정리했다. 다양한 사상가의 생각이 잘 정리돼있는 것은 물론 그에 대한 저자의 유교적 관점을 제시한다.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인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내용이 방대해 책 전체를 소개할 수는 없고 그 중 홉스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하고 내 생각을 써보겠다.더보기
홉스는 자연 상태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라고 보았다. 인간은 악하고 자기보존 욕구가 우선이며 객관적 도덕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를 만들고 법을 제정해 안전한 울타리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 이성은 정념을 실현하기 위한 도구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홉스는 자연권을 ‘자신에게 좋은 것을 욕망하고 나쁜 것을 회피할 수 있는 자유’이라 정의하고 자연법을 ‘자연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우리가 지켜야 하는 법’이라 말했다. 그런데 자연법의 ‘자연’과 자연권의 ‘자연’은 의미하는 바가 조금 다르다. 홉스는 ‘자연권’을 말할 때에는 ‘생존 본능’을 ‘인간의 본성’으로 규정했고, ‘자연법’을 말할 때는 ‘이성’을 ‘인간의 자연’으로 이야기했다. 즉 법이 없는 무정부 상황에서는 자연권을 지닌 인간이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투쟁하지만 일단 법과 질서가 정해지게 되면 이성을 통해 자연법을 준수하게 된다는 것이다.
홉스에 관한 비판에 대한 의견:
355p 중간 단락을 보면 책은 홉스의 ‘자연상태에서는 모든 것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말에 대해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1. 자연상태에서의 강탈과 약탈은 그 자체로 정당한 것인가?
2. 사회상태에서 ‘아직 법이 제정되지 않은 분야’도 자연상태라고 본다면 이 영역에서 강탈과 약탈도 정당한 것인가?
이에 대해 내 나름의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나는 첫번째 질문에 대해 정당하다고 이야기하겠다. 강탈과 약탈 같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 정당할 수 있다고? 그렇다. ‘자연상태’에서 말이다. 홉스가 이야기한 자연 상태는 법도 국가도 탄생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이다. 문명은 발달하지 않았을 것이며 인류 공통의 관념, 철학, 정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자연의 세계를 살펴보면, 힘 있는 자가 없는 자를 잡아먹는 건 당연한 이치라는 걸 알 수 있다. 호랑이는 토끼보다 몸집이 크고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을 가지고 있기에 손쉽게 토끼를 사냥할 수 있다. 우리가 잡아먹히는 토끼에게 안타까움을 느낄 순 있어도 누구도 자연의 법칙이 정당하지 않다고 말하지 않는다. 순수한 법칙 그 자체에는 도덕이 끼어들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자연 상태의 인간 사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인간을 이성 능력을 가진 도덕적 존재로 볼 수 있는 것은 문명이 발달해 모두가 생각을 나눌 수 있을 때의 이야기다. 법과 정치, 경제, 문화가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다면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역할을 해낼 수 없다. 단지 한 종의 동물로서 지구 위에 서 있게 되는 것이다. 즉 보편적 도덕 법칙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자연 상태’에서는 도덕 법칙을 논증하고 증명할 기구도, 기관도, 장소도, 집단도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자연 상태의 도덕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논할 수 없다. 홉스의 설명에 말마따나 서로간의 폭력에서 벗어나 안정과 평화를 도모하기 위해 국가를 설립하는 순간부터 도덕이 시작된다고 말할 수 있다. 그전은 원시인의 삶과 다를 바 없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위와 결이 다르다. 현대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법과 정의는 느리게 변화하기 때문에 이상과 현실의 간극은 항상 존재한다. 예를 들어 요즘 많이 논의되고 있는 가상 화폐의 경우 가상 화폐 발행자가 명백한 사기 행위를 이용자에게 저질렀어도 처벌할 수 있는 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그는 처벌 받을 수 없다. 그래서 가상 화폐 이용자들은 실질 정책과 법이 제정될 때까지 스스로 조심해서 자신을 보호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상황은 분명 홉스가 말한 ‘자연 상태’로 분류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 그것은 사회 구성원에게 사법 집행 기구가 있느냐의 차이다. 먼저 언급한 ‘자연 상태’의 경우, 국가 자체가 성립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통의 목적을 향한 집단이 완성될 수 없고, 설사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방향성을 가질 수 없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새로운 사회 영역의 ‘자연 상태’의 경우 이미 국가와 법의 토대 위에서 탄생한 새로운 영역이다. 그 영역에 있는 구성원들 모두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윤리를 교육 받았고 법을 어기면 벌을 받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아직 구체적인 법 규정이 정해지지 않아 처벌을 할 수 없을 뿐, 다른 영역에서 똑같이 행동하면 처벌 받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 영역에서 강탈과 약탈 같이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단지 법이 제정되지 않았을 뿐, 정의의 질서는 모두가 인식하고 있고 공권력이 그것을 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홉스는 ‘자연 상태’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로 표현하였다. 인간의 악한 본성에 초점을 맞춰 국가와 같은 거대 권력과 법이 없다면 갈등과 투쟁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사람들이 자연 상태에서 투쟁을 벌이는 이유는 아직 법이 제정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정의를 집행할 기관이 대표 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홉스가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서 동의할지 말지를 정하는 건 자유이나 자연 상태의 폭력에 대한 홉스의 생각은 정당하다고 볼 수 있다. -
니코마코스 윤리학(청소년 철학창고 6) 출판 풀빛이 책은 덕과 행복 전반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덕이란 무엇인지? 행복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는지? 어떤 쾌락이 더 우위에 있는지? 분배에 관련된 정의, 우애에 대해, 중용에 대해 ….. 굉장히 근본적이고 넓은 개념을 하나하나 집어 들어 이야기한다. 어떤 대목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월하게 넘어간 반면, 어떤 곳은 끝까지 읽어 놓고도 이해가 되지 않아 첫 문단으로 돌아가 다시 읽었다. 고전[철학]이 주는 향기에 물씬 취한 채 앞으로 살아갈 삶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았다. 지금까지 내가 나름대로 가치와 철학을 가지고 포장한 미래가 공사가 잘 됐는지 점검해봤다.더보기
지금의 나는 어떤 인간이란 말인가? 스스로 생각하는 대로 정직하고, 용감하고, 활기차며, 긍정적인 사람인가? 과도와 부족의 중간인 중용을 적절히 찾아 사고하고 행동하는 사람인가? 오늘도 내 양심에 위반되는 일을 하지는 않았는지? 다른 사람을 하찮게 생각하며 깔보지는 않았는지? 내일 당장 죽는다 해도 후회 없는 오늘을 보냈는지? 나는 지금의 나에게 만족하지만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끊임없이 반성하고 성찰하고 정진해서 조금의 부족함이라도 귀기울여 듣고 고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다른 사람들 눈에 띨 때는 바르게 행동하고 홀로 있을 때는 고삐를 놓지는 않았는지? 이성의 덕을 따라 살자. 삶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교향곡을 올바로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되자.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쇠사슬이 되어 나를 제약하는가?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가르침은 내가 지금 서 있는 이곳에서부터 나의 행보와 마음이 더욱 빛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엄격하고 완전무결한 도덕성 앞에 내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고출력 엔진에 기름을 흠뻑 먹이며 질주하는 나에게 여유와 멈춤을 즐길 수 있는 창문과 브레이크를 달아주는 것이다. 무제한적인 자유는 진정한 자유가 아니며, 최소한의 제약이 있어야 비로소 자유가 마음껏 날개를 펼친다. 손에 쥐고 있는 나침반은 내가 후회 없는 결정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눈앞의 이익과 즐거움에 한눈이 팔려 방향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나의 마음은 더욱더 굳건해진다. 내가 고전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이유다.
“덕 있는 활동을 하는 사람은 반드시 행동하며 또 행동을 잘한다. 그리고 올림픽 경기에서 승리의 월계관을 쓰게 되는 것은 가장 아름답고 가장 힘이 센 사람이 아니고 경기에 참가하는 사람인 것과 마찬가지로(이 중 몇몇 사람이 이기므로), 인생에서 고귀하고 좋은 것들을 싸워서 얻는 것은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선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무슨 일에서나 그 중간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컨대, 한 원의 중심을 찾아내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그것을 아는 사람만 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화를 내거나 돈을 주거나 혹은 쓰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또 쉬운 일이지만, 이런 일을 마땅한 사람에게, 마땅한 정도로, 마땅한 때에, 마땅한 동기에서, 그리고 마땅한 방법으로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쉬운 일도 아니다. 그러므로 무릇 잘 한다는 것은 희귀한 일이고 또 칭찬할 만하고 고귀한 일이다.”
“사유 자체는 아무것도 움직이지 못하며, 오직 목적적이고 실천적인 사유만이 무언가를 움직일 수 있다”
“자제력이 없는 사람은 자기가 하는 일이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념 때문에 하는 반면, 자제할 줄 아는 사람은 자기의 여러 가지 욕정이 나쁘다는 것을 알고 이성으로 그것들을 따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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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빈곤(현대지성 클래식 26) 출판 현대지성이 책의 저자 헨리 조지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릴 때부터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독서광이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탐독한 덕에 수려한 문장과 훌륭한 비유가 책 곳곳에 가득하다.더보기
그는 빈곤의 원인을 토지의 사유화로 지적한다. 소수의 인원에게 많은 토지가 독점되고 소유권이 인정되니 눈부신 기술의 진보로 경제가 성장해도 임금과 이자는 오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늘 가난하고 토지를 소유한 부자들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돈방석에 앉는다고 말한다. 19세기에 쓰인 책이지만 현 21세기 현실을 제대로 꼬집고 있다는 점에서 고전으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이주민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몰려들었을 때 인디언들은 토지를 소유한다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 토지는 자연의 것인데 어찌 네 것 내 것이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멈출 수 없는 탐욕은 가질 수 있는 것은 많이 가지라고 부추겼고 소유 경쟁은 심화해졌다.
현재의 대한민국은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다. 집값이 하늘 위로 올라 가버려 일반 서민은 집 한 채 사는 게 꿈에 가까워졌다. 집을 구하지 못해 여러 사회 문제가 나타난다. 저출생, 청년 빈곤, 결혼 기피, 자산 격차 등… 인간은 안락한 집에서 살 권리가 있다. 의식주가 인간 생활의 가장 기본이지 않은가. 그러나 탐욕이 빚어낸 경제 논리 때문에 기본권이 침해 받고 있는 것이다. 인류는 물질적, 문화적으로 진보해왔다. 앞으로도 계속 전진할 것이다. 그러나 불평등 또한 진화하고 있다. 새로운 형태로 끊임없이 불평등해진다. 인류는 과연 원하는 이상에 다다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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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물주 위에 건물주 있다...ㅜㅜ 현재 대한민국을 너무나도 잘 설명해 주는 말입니다. 저도 어른분들께는 뭐가 되고 싶냐는 질문을 받을 때 좋은 교사가 되고 싶다는 말을 하지만 제 친구들을 만날 때는 항상 건물주가 되고 싶다고 속마음을 솔직하게 내비치는데요^^;; 부익부 빈익빈이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의 문제가 되어 가면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심해봐야 될 때라고 생각합니다. 19세기에 쓰인 책이지만 현 21세기 현실을 제대로 꼬집고 있다고 서평에 적어주셨는데, 19세기부터 이미 그런 문제가 대두되어 아직도 제대로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정말 슬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