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 물씬 느껴지는 그대로, 지구과학에 관련한 책이다. 지구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기도 하다. 내용을 이해하기 훨씬 수월하고 아는 단어들이 불쑥 튀어나오다보니 반갑기 그지없다.
내용은 크게 밀란코비치주기, 지구온난화(이산화탄소와 관련한), 열염순환(해수 컨베이어벨트 순환)에 관해서 다루고 있다. 전부 고등학교 과학 교육과정에서 다루고 있고, 생활과 밀접한 내용이다보니 배웠던 내용을 되살리며 읽기에 너무 좋았던 책이다.
고기후를 분석하는 방법 중 빙하코어의 방사성 동위원소(18O)를 사용해서 분석하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이 방법의 역사가 이렇게 짧았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다. 이 방법으로 분석할 수 있는 역사가 짧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방법이 개발된 것이 이렇게 최근의 일이었다는 것은 꽤나 놀라운 사실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남은 생각은 '지구야 망하면 안돼....'였다. 웃기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지구의 역사를 바탕으로 예측한 미래는 꽤나 암울하다. 열염순환이 끊기는 순간 더운 지역은 더 더워지고, 추운 지역은 더 추워진다는 사실을 배워서 알고는 있었지만 책에서 그 인과관계를 서술한 것을 읽어보니 올해 미국 폭염이 떠올랐다. 올해 북아메리카 북서부 폭염이 전례없는 수준으로 심각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고통을 겪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그런가하면 당장 올해 우리나라에도 장마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대신 폭우, 스콜이 찾아왔다. 겪어보니 그다지 반가운 손님은 아니었던 것을 모두가 기억할 것이다. 지구의 역사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있던 현상이 없어지는 것은 현재 살고 있는 생명체에게는 그다지 좋은 소식이 아니다. 정말, 더 늦기 전에 지구를 살려내려는 '척'이라도 해야할 것 같다.
그리고 한가지 웃기지만 슬픈 내용도 기억에 남는다. 책에 수록된 그래프 중, 연구기간 중 몇 군데가 빠져있는 그래프가 있었다. 왜 이런가 하니, 연구비가 부족해서 몇 달간의 관측이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빠진 것이라고 한다. 조금 마음이 아프면서도, 순수과학 기피가 만연한 현실을 생각해보면 그다지 놀라운 일도 아니다. 측정이 공짜로 되나? 다 돈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