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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주사기. 5: 진시황본기 작가 사마천 출판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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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1p에서 언급하듯이, 진시황은 정사의 모든 부분을 관장했고 승상과 대신은 이미 결정된 일을 받아들이기만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한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정책부터 사소한 일까지 굉장히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은데, 수많은 정사에 일일이 관여하며 신경을 썼다는 점에서 진시황의 정치에 대한 놀라운 열정과 꼼꼼함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용납이 되지 않는 지나친 완벽주의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열정을 갖고 통치했다는 점이 군주로서 갖추어야 할 자세를 갖춘 것 같다. 또한 37년간의 재위기간 중 5번이나 전국 순행을 했다는 점 역시 중앙집권제를 강력하게 유지할 수 있었던 진시황의 비결이자 엄청난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렇게까지 노력하며 정치에 힘썼다는 것이 진시황이 군주로서 지닌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역사적 평가가 갈리는 인물이기는 하지만, 진시황이 갖춘 강력한 중앙집권제가 후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생각해보면 대단한 사람이었음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242p의 군현 설치 과정을 보면 당시 호족에게 각 지방의 통치를 맡기는 방식의 가장 큰 단점을 제물을 나눠주어서 호족들에게 혼란을 주는 방식으로 해결해내려 했다. 이후 진나라가 실제로 군현제를 실시하면서 중앙집권제가 최초로 시행되었다. 그리고 이 방식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음을 볼 때, 기원전에 이미 중앙집권제의 기반을 닦고 실시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각 지방을 순행하면서 지방마다 비석을 세운 점이 인상적이었다. 본문에서는 새로 정벌한 지방이나, 순방 때 방문한 곳마다 황제의 덕을 칭송하는 비문이 쓰인 비석을 세운 내용이 여러 차례 나온다. 순행 이후에도 비석을 볼 때마다 계속 황제를 떠올리게 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통신시설이 없어서 지방에 미치는 황제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중앙에 비해 덜할 수 있는데, 이렇게 비석을 세움으로써 백성들과 관리들에게 황제가 여전히 굳건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상기시킬 뿐만 아니라 황제의 위대함 역시 강조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그리고 262p에 등장하는 점술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않는 점 역시 진시황이 꽤 깨어있는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에는 국가의 대소사에 점술가의 말, 즉 하늘의 뜻을 반영하여 결정하는 문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진나라의 경우에는 결국 최종 결정은 황제의 의사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던 당시 문화와 달라서 인상적이다. 그만큼 황제의 권위가 독보적이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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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시황에 대해서는 대강이나마 알고 있었는데, 진시황에 대한 자세한 책이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37년 간 재위를 했다는 점도 정말 놀라운 점이네요.
  • 그리스인 조르바(열린책들 세계문학 21)(양장본 HardCover)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 출판 열린책들 나나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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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지식인이지만 나태하며 행동하지 않았던 ‘나’는 조르바와의 여행이 진행되고,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여태까지의 모습과는 다르게 조르바의 영향을 받아 변화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처음 여행을 시작할 때에는 여자를 만나느니 차라리 책을 쓰겠다던 ‘나’는 여자를 만나고 사랑에 빠지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조르바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되는데, 하지만 ‘나’는 조르바와 함께 여행을 떠나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라도 있었다. 비록 실패로 돌아간 사업이지만, 사업 자금을 조르바에게 제공할 수 있는 여유가 ‘나’에게는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 사회, 특히 한국 사회에서 젊은 층, 특히 사회초년생 및 대학생들에게는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경험을 쌓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대학 등록금 및 생활비, 졸업하자마자 어깨를 짓누르는 학자금대출 등 바다, 술은커녕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 자체가 힘든 청춘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젊음’이라는 인생에 단 한 번 있는 특권을 온전히 즐기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바늘구멍을 통과해서 간신히 취업을 하고 나면, 또 다른 압박이 찾아온다. 물론 전 세계 청춘과 젊음에게 해당하는 말이겠지만, 한국에서는 특히 조르바의 말이 성립하기 힘든 구조라는 것이다. 열정과 젊음을 다 갈아 넣으면서 열심히 살아도 술 한 잔 걸칠 시간, 바다를 보러 갈 한 번의 여유조차 없이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병행하면서 살아가는 한국의 청춘들에게 조르바의 말은 너무나 이상적이며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두려워하는 대상 없이 살아가기에는 이미 앞서나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여기에서 오는 두려움과 강박이 청춘들 개인의 자유 의지를 구속하며, 개선 가능성이 희미한 사회적 현실이 더욱 더 젊음들을 한계점까지 몰아붙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개인·사회적으로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우리는 일상 속에서 다양한 욕구를 포기해야만 한다. 안정된 삶을 위해서 하고 싶은 모험을 포기하고, 지키고 보호해야 할 것을 위해 희생한다. 때로는 이런 삶에 지쳐 무기력한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나’역시도 우리와 크게 다른 삶을 살아오진 않았다. 하지만 조르바와의 여행을 통해 ‘인간이라는 불운한 존재는 작고 초라한 자신의 삶 둘레에 난공불락이라고 믿는 방벽을 쌓아 올린다. 그 안을 피난처로 삼아, 삶에 미미한 질서와 안정을 부여하려 애쓴다. 미미한 행복을 말이다. 거기에는 모든 것이 밟아 다져진 길들을, 신성불가침의 반복적 일상을 따라야 하며, 안전하고 단순한 규칙들을 지켜야 한다(424p).’ 라는 메시지를 얻는다. 이 메시지는 인간의 내적 불안으로부터 유래하는 것이며, 우리가 자는 동안 메시지는 상징이라는 의상을 걸치고 나타나지만 정작 그 메시지를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나’는 깨닫게 된다. 자유로운 조르바를 통해서 개인적으로, 때로는 사회적으로 한 사람의 자유의지를 구속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인간 본성에서 비롯되는 자기 자신을 구속하는 ‘안전하고 단순한 규칙’을 알게 되고 이후 예전의 ‘나’와는 상당히 달라진 상태로 여행을 마친다. 탄광을 건설하는 것에서 시작한 여행이었고, 탄광 건설은 실패했지만 ‘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많은 경험들을 했고,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위에서 서술한 자유의지를 구속하는 것들은 실제로 내가 일상 속을 살아가면서 자유의지를 꺾게 되는 수많은 원인들 중 하나이다.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면서 점점 ‘책벌레’가 되어가는 나를 볼 수 있었다. 현실에 치여 쉴 시간이 생기면 잠만 자고, 사색 같은 것은 시도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새로운 것은 시도해보기 전에 지레 겁먹고 시도조차도 하지 않는, 책 초반부의 ‘나’와 같은 모습들이 마치 책벌레 같았다. 하지만 ‘나’는 조르바를 통해 책벌레의 모습에서 탈출했다고 생각한다. 아직 현실 속의 나에게는 조르바와 같은 사람이 등장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책을 통해서 조르바라는, 어떻게 보면 요즘 같은 현실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람을 접했으니 은연중에라도 조르바의 자유로운 영혼이 나의 구속되고 묶여있던 자유의지를 풀어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런 경험이 서서히 나를 바꾸어 나중에는 ‘나’처럼 상당히 변화한 나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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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인 조르바는 제목만 들어봤지 어떤 줄거리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나나님의 좋은 서평 덕분에 그리스인 조르바의 전체적인 줄거리를 알고 갑니다~현실 속에서는 조르바 같은 사람을 찾아보기 정말 힘들다는 말에 공감해요. 자유의지라는 말도 정말 인상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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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마천의 화식열전. 1 작가 우승택 출판 참글세상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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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식열전 본문 948p에서 언급되었듯이 ‘천금을 가진 부자의 자식은 시장에서 형벌을 당해 죽는 일이 없다.’는 구절은 오늘날에도 성립하는 구절이다.
    962p에서 지형 상 먹을 것이 풍부해 기근이 들 염려가 없는 지역의 주민들은 게으름을 피우며 그럭저럭 살아가며, 모아둔 것이 없어 가난한 자가 많다. 하지만 땅은 좁고 인구는 많으며, 수해와 가뭄이 잦은 지역의 백성들은 자진해서 저축을 하며 농사에 힘쓴다는 구절이 나온다. 주변에서도 돈과 관련된 위기를 경험했던 사람들은 미래를 대비하여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재테크를 한다. 나 역시도 알바를 하면서 일정 금액의 적금을 들어서 돈을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관을 갖게 된 이유는 큰 금액을 가지고 있을 때, 조금씩 꺼내 쓰던 것이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처럼 큰 금액이 되어 결국에는 의미 있는 일에 쓰지도 않았는데 결국 돈을 많이 쓰게 되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달 일을 하면서 버는 금액을 조금씩 나누어 저축을 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하면서 점점 용돈을 받아쓰던 학생 때의 경제적 관념에서 독립할 수 있게 되었다.
    966p에서 언급되었듯이 다양한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지식과 능력을 짜내어 일에 임하는 것은 결국 따지고 보면 전력을 다해 재물을 얻으려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 구절과 같이 나는 공부를 하거나,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것이 결국 먹고 살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재물이 필요하고, 그 재물을 얻기 위해서는 일정한 양의 노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는 화식열전에서 언급했던 크게 2종류의 경제관 중에서는 위기에 대비해서 자진해서 저축을 하는 사람들에 더 가까운 경제관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일을 하는 이유가 재물을 얻으려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재물을 얻으려는 이유는 윤택한 삶과 행복이라고 화식열전 본문에서도 언급하고 있다.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윤택한 삶과 행복이 꼭 재물을 통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재물을 얻기 위해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고 억척스럽게 일을 하다가는, 행복을 위해서 일을 하는데 오히려 불행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미래를 위해서는 일정한 양의 저축 등 대비가 필요하지만, 그 이외의 금액은 현재의 나의 행복을 위해서 사용해도 된다는 경제관을 갖고 있다. 지금도 실천하고 있는데, 일을 해서 버는 돈 중 생활비와 저축하는 금액을 제외하고, 드럼 수업을 받는 것이 그 예시가 될 수 있겠다. 가끔씩 금액이 부담이 될 때도 있지만, 수업을 받으면서 내가 즐겁고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충분히 그 금액을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근래에 새롭게 등장한 ‘YOLO(you live only once)’라는 개념과는 다르다. 왜냐하면 YOLO는 ‘어차피 한 번만 사는 인생,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살자’라는 개념이기 때문에 때로는 미래에 대한 대비 없이 과도한 소비를 하며 현재의 행복을 충족하는 경우가 꽤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이유도 그런 사례들 때문이다. 하지만 적절하게 자신을 위한 소비를 하면서 미래를 위한 저축을 하는 경제관이 과하게 한쪽에만 치우친 경제관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다. 엔데는 공업국의 생산 및 소비를 관통하고 있는 것이 일종의 성장 강박증이라고 주장하였는데, 이것은 경쟁에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방보다 더 빨리, 더 많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 성과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자원 풀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자원이 고갈되는 상태에 이르러도 아무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 이는 화폐경제가 자연자원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하는 현상이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양심적으로 행동한 사람은 경제적으로 망하고, 비양심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포상을 받는 악의 순환 고리를 초래하게 된다. 이를 정상 궤도에 다시 올려놓고자 하는 시도가 없다면, 결국 이 문제는 인류가 이 행성에서 앞으로도 생존이 가능한 지에 관한 아주 기초적인 생존의 문제로 직결될 수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본 이성적 결정이 아니라 근시안적인 이익관념이 승리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게젤은 이와 같은 허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돈도 결국에는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돈 자체가 상품으로 매매되는 것이 아닌 등가 교환을 위한 수단으로만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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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평에 적어주신 것처럼, 천금을 가진 부자의 자식은 형벌을 당해 죽는 일이 없다는 말은 우리 현대사회를 정말 잘 나타내주는 말이라서 한편으로는 참 씁쓸하네요...게젤이 주장한 돈이 사라져야 한다는 뜻의 의미도 어느정도 이해가 됩니다.
  • 호모 데우스 작가 유발 하라리 출판 김영사 나나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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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 즉 호모 사피엔스는 그 동안 수많은 혁명과 전쟁 등 생존을 위해서 발군의 노력을 했고, 진화의 결과 살아남았다. 하지만 호모 데우스는 사피엔스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신이 되고자 하는 인류, 즉 초인간을 뜻한다. 인류가 갖고 싶어 하는 능력을 가졌지만, 정말 등장한다면 1순위 견제대상이 될 존재들이기도 하다. 당장 영화 엑스맨 시리즈만 보더라도, 돌연변이 때문에 초능력을 갖게 된 초인간과 일반인 사이의 첨예한 대립이 영화를 관통하는 공통적인 주제이다. 책에서도 초인간과 일반인 사이의 전쟁에서 일반인의 승리를 예측하진 않는다. 오히려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을 예언하고 있으며, 그 시기가 먼 훗날이 아니라 당장 10~20년 후가 될 수 도 있다고 했다. 이 부분에서 막연히 갖고 있던 내 생각이 지나친 낙관론임을 깨달았다. 인공지능이나 기계의 발전이 인간의 고유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선까지만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인간 의식의 고유 영역인 감정을 느낀다던지, 가치판단을 한다던지 하는 수준까지 개발될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았다는 뜻이다. 아직 인간의 ‘마음’을 따라갈 수 있을 만큼 기술이 개발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기계가 마음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학자들이 많지만 부분적으로 현실화 된 것도 사실이다. 기계가 산업 현장에서 인간을 대체한 지는 이미 오래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인건비 부담이 커진 영소 자영업자들이 기계를 도입해 인건비를 줄이고, 그 결과 사람들의 일자리가 서서히 줄어들고 있다. 당장 10년 전만 하더라도 일상 속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이 되지 않았던 그림이 버젓이 현실이 된 것이다. 작가는 기계가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고, 이것이 인간과 기계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갖는다. 인간의 의식이나 마음 역시 알고리즘의 산물이라고 본문에서도 언급했고, 이는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기술이 진보되어 우리 의식 속의 욕망이나 생각들이 생성되는 알고리즘 자체를 바꿀 수 있다면, 더 이상 기계와 인간의 차이를 생각해 낼 수 없게 된다. 오히려 인간이 육체적이거나 지능적인 면에서 기계에 뒤처지고, 쓸모없는 존재로 전락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작가는 ‘지능과 의식 중 더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책을 마무리한다. 나는 의식은 인간의 고유한 영역이므로 의식이 더 가치 있다는 생각을 줄곧 갖고 있었고, 의식을 조작하는 수준까지 기술이 침범하리라고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알고리즘이 나보다 내 행동을 더 잘 예측하며, 지식과 행동 수행에 있어서는 기계들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지 오래이다. 그렇다면 기계 및 알고리즘 발전에 있어서 윤리적이고 사회적인 사고가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10년 안으로 기계에 지배당하는 기계 발명가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저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AI의 발명이 인류 문명사에서 최악의 사건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을 모방하고 뛰어넘는 일이 놀랍지 않을 것이며, AI가 선(善)할 것이라는 낙관론만 믿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것이다. 생활 속에서 ‘이러다간 인간이 무슨 일을 하고 밥벌이를 할까?’ 하면서도 ‘에이, 인간 존재를 위협하는 수준까진 아니겠지’하는 대책 없는 낙관론자들, 오직 기술발전만을 목표로 앞으로만 돌진하는 연구자들 등 호모 사피엔스가 기계와의 싸움에서 패배하게 만드는 요인들이 너무나 많다. 인간의 창조물에 의해 사라져간 인류라는 내용이 역사책에 서술되는 비극이 벌어지지 않도록, 작가는 독자들에게 사색할 수 있는 기회를 ‘호모 데우스’라는 책을 통해서 제공했다. 책을 읽으며 정치, 경제, 사회, 과학 등 전반적인 면에서 대책 없는 낙관론자였던 내가 인류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나 말고도 세상에 존재할 또 다른 낙관론자,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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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모 데우스\'에 대한 설명이 엄청 멋지네요. 신이 되고자 하는 인류라니.. 조금 오글거리기는 하지만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끊임없이 더 나은 존재가 되고자 하는 인류의 특징이 참 멋진 것 같아요. 저 책을 읽으면서 저도 좀 자극을 받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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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모 사피엔스나 호모 에렉투스, 호모 로퀜스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 없지만 호모 데우스에 대해서는 처음 들어보는데 흥미롭기도 하고 조금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호모 사피엔스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도 조금은 슬프게 느껴지네요. 저는 사실 낙관론자보다는 비관론자에 좀 더 가깝지만, 내가 살아갈 미래에는 그러한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무심코 생각했었기 때문에 이 책이 저한테 경종을 울려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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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균의 종말 작가 토드 로즈 출판 21세기북스 나나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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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균적인 사람은 존재하지 않으며, 평가 항목이 많아질수록 더욱 그렇다고 작가는 이야기했다. 각 항목은 독립적이며, 연관성이 희박하여 평균으로 평가하는 것은 위험한 도박이라는 것이다. 이 점에서, 나는 ‘그렇다면 평균을 대체할 수 있는 건 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작가는 맥락에 따른 평가를 제시했다. 상황에 따라 개인이 잘하는 것이 다르므로 맥락을 기준으로 개인에 대해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작가가 든 성공적인 채용 예시에서는, 평균이 아니라 상황을 기준으로 항목마다 평가하여 채용을 진행했다. 물론 일반적인 채용, 즉 성적과 학력을 일차적 커트라인으로 설정한 채용보다 효과가 좋았다는 결과 역시 제시했다. 작가의 주장에 동의하지만, 나는 어린 학생들의 교육에 대해서는 이를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성인들의 경우,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평가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하지만 학생, 특히 초등학생의 경우 잘하는 것을 파악하고 그 분야를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나의 흥미와 적성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과정 자체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맥락에 따른 평가를 너무 일찍 접하게 된다면 ‘바뀔 수 있는 적성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일찍 자신의 적성을 결정해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된다는 뜻이다. 일찍 결정지은 적성이 곧 적성과 관련된 경험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100세 인생에서 너무 일찍, 미성숙한 나이에 자신의 진로를 결정해버리게 된다. 그렇다면 이후에 삶을 돌아볼 때,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어른들은 알고 있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잘 선택할 수 있도록 도울 의무가 있는 어른들은 신중하게 맥락에 따른 피드백을 아이들에게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사는 학생이 무언가를 시도해볼 수 있도록 체험을 제공하고, 때로는 격려하며 아이들의 여정을 지켜보는 역할을 맡은 존재이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경로의 원칙’을 체험하게 된다. 성인이 된 지금도 나는 내 경로가 맞는지 맥락에 따라 다르게 해석한다. 예를 들어 내가 진로를 바꾼 선택을 성취감의 맥락에서는 부정적으로 해석하지만, 생활의 맥락에서는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이렇게 성인이며, 자아가 단단하게 형성된 나도 다양한 자아 해석에 가끔은 혼란스러움을 느끼는데, 아이들에게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평가가 자칫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단편적이고 일차원적인 기준 즉 평균으로 타인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작가의 의견에는 동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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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균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맥락이라는 것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평균이라는 말은 정말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많이 들었고, 또 사용되고 있는 말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맥락으로 대체하기는 어렵겠지만, 앞으로의 우리 사회는 그런 방향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서평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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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순(양장본 HardCover) 작가 양귀자 출판 쓰다 나나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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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218
    솔직함보다 더 사랑에 위험한 극약은 없다. 죽는 날까지 사랑이 지속된다면 죽는 날까지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절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지 못하며 살게 될 것이다. 사랑은 나를 미화시키고 나를 왜곡시킨다. 사랑은 거짓말의 유혹을 극대화시키는 감정이다.

    원래 책을 읽으며 구절을 기록하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정말 구구절절 공감가지 않는 구석이 없을 만큼 책을 읽는 내내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해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이 책의 작가는 중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던 '원미동 사람들'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이다지도 섬세하게 사랑에 대한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것을 보고 존경하는 마음까지 들었다.

    p.195
    사랑이라는 몽상 속에는 현실을 버리고 달아나고 싶은 아련한 유혹이 담겨있다. 끝까지 달려가고 싶은 무엇, 부딪쳐 깨지더라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무엇, 그렇게 죽어버려도 좋다고 생각하는 장렬한 무엇. 그 무엇으로 나를 데려가려고 하는 힘이 사랑이라면, 선운사 도솔암 가는 길에서 나는 처음으로 사랑의 손을 잡았다.

    이 구절은 정말 공감하는 구절이다. 흔히들 콩깍지라고 표현하는 그 무언가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이에 생기면, 세상 똑똑하던 사람들이 그 누구보다도 바보가 되어 주변의 말을 듣지 못하고 이상한 길로 접어드는 경우를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위험한 사랑의 힘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어쩔 수 없지'를 외치다가 간도 빼주고 쓸개도 빼주고 빈털터리가 되더라도 사랑에 눈이 멀게 되는, 어떻게 생각하면 세상에 단 하나 존재하는 마법이 바로 사랑인 것이다.
    소설 중에서는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직접적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는 많이 봤어도,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에 초점을 두고 바라보고 쓴 글은 접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랑을 해본 경험이 있거나, 사랑을 하고 있다면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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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구절을 그대로 적어주신 것이 참 좋네요. 덕분에 구절 전체를 읽어보고 글쓴이님이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저도 양귀자 작가님의 모순이라는 책을 읽고 있어서 그런지 이 서평이 더욱더 반갑습니다. 아직 책을 다 읽지 못한 터라, 서평을 너무 자세하게 읽으면 책을 제대로 읽지 않을까봐 서평을 후루룩 읽고 댓글을 달게 되었는데, 모순을 다 읽은 후 다시 한번 서평에 댓글을 달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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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움의 발견 작가 타라 웨스트오버 출판 열린책들 나나 님의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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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 관련 에세이 중 추천이 많아서 읽기 시작하게 된 책이다. 처음에 책을 빌렸을 때, 두께감이 좀 있어서 '다 읽을 수 있을까?'하는 걱정을 하면서 빌려왔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자, '뭐 이런 부모가 다 있어?'라는 생각을 하며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는 흡입력을 가진 책이었다.

    에세이인 만큼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인데, 작가는 몰몬교를 믿는 부모 밑에서 자란다. 몰몬교도 모두가 그런것은 아니지만, 작가의 부모는 공권력을 믿지 못했기 때문에 자녀들의 출생신고를 최대한 미뤘다. 그래서 작가는 의무교육과정을 밟지 못했고, 의료 및 복지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국가의 레이더망에도 포착되지 못한 아이였다. 학교에 다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작가와 작가의 형제자매들은 배움에 대한 열망이 존재했다. 그렇지만 부모에 가로막혀 제대로 된 학습 기회를 제공받지 못했고, 상식적이지 못한 일을 하며 성장했다. 작가는 결국 대학에 입학해 성공을 거둔 저명한 학자가 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너무 많은 '하지 않아도 될 경험'을 한다. 형제자매가 심각한 부상을 입었음에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심각한 고통을 겪는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슈가 되었던 수많은 아이들이 떠올랐다. 국가의 레이더망에서 벗어나 있는 어린 아이들은 부모가 유일한 세상과의 창구이고 동앗줄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부모를 만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죽음을 맞이했다. 그리고 나는 아동학대의 징후를 포착하고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는 직업을 갖게 될 사람으로서, '방임도 학대이다'라는 말을 꼭 기억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이 책에서도 보이듯이, 부모들이 적극적으로 학대를 가한 것이 아니다. 다만 마땅히 주어져야 할 기회를 뺏고, 그 나이에 하는 경험을 제공해주지 않았을 뿐이다. 아이들은 성인들과 다르기 때문에 경험을 선택하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간과한 행동들인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이게 불과 몇십년 전에 일어난 일이라고? 하는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는 내용들이 정말 많이 나온다. 그리고 인간의 배움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도 알 수 있다. 이렇게 의지로 구조요청을 보내는 아이들의 신호를 적절한 때에 알아차릴 수 있도록 예민한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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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리뷰가 정말 세세하게 잘 적혀 있어서 재밌게 잘 읽었어요. 책에 나오는 \'몰몬교\'라는 교리도 처음 접하는데 물론 작성해주신 말처럼 모든 몰몬교가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작가가 겪은 일들은 참 안타깝고 끔찍하게 느껴지네요.. 우리도 교사가 되어 학생들의 가정환경도 잘 살펴봐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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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저자는 몰몬교를 믿는 부모 떄문에 아동학대를 경험하며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저명한 학자가 된 것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출생신고를 하지 않고, 심지어는 아이들이 아파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다니...무슨 안아키도 아니고 이런 경우가 있을까요? 서평을 읽으면서 화가 막 나는 경우는 잘 없는데, 이번에는 화가 납니다. 방임도 학대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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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의 흑역사 작가 톰 필립스 출판 윌북 나나 님의 별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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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이 다소 자극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제목의 거부감을 극복한다면 정말 재미있는 역사와 인문학을 접할 수 있다. 원작을 번역한 것이라 원작의 말투를 최대한 살린 번역이 이 책의 맛을 제대로 살린 '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번역이 찰떡같다.

    다소 시니컬한 말투로 인간은 우리 생각만큼 똑똑하지 않으며 심지어 다소 멍청해서 삽질을 하루이틀 해온 것이 아니며, 그렇게 삽질의 결과를 학습하고 난 뒤에도 삽질을 멈추지 않으며 기술이 발달한다고 해서 인간이 자기 손으로 흑역사를 만드는 짓을 멈추지는 않는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이렇게 보면 '작가는 본인도 인간이면서 다른 종을 비판하는 것처럼 인간을 비판하고 있네?'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솔직히 너무 먼 과거의 일이라서 그런지 그다지 자존심이 상하는 이야기들도 아니다. 솔직히 자업자득이네... 싶은 이야기들도 꽤 많다. 그리고 너무 과거의 일이라서 그런지 규모를 체감하기가 어려운 일들도 많다. 그래서 그런지 공감성 수치가 느껴진다거나, 내가 다 낯이 뜨거워진다는 느낌보다는 영화 속에서 인간의 삽질을 구경하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 조금 슬프긴 하지만, 어쨌든 내가 살고 있는 시대와는 거리가 멀어서 그런지 괜찮게 느껴졌다.
    시에틸납 휘발유 사건과 바이러스 이야기가 조금 오싹하게 느껴진 이야기이다. 특히 영구동토층에 묻혀있는 과거의 바이러스들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공포로 다가왔다. 코로나로 전 세계가 마비되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해서 그런지 저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정말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되어서 그런 것 같다. 이미 코로나 사태를 보면서 인간이 생각보다 나약하다는 것을 느꼈는데, 아무리 이미 정복한 바이러스라도 그 바이러스가 다시 나타났다는 것을 알게 되려면 누군가는 죽어나가야 한다는 사실 역시 공포스러웠다. 실섬실에만 존재했을 것이라고 믿어왔던 바이러스들이 실은 실험실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는 예시가 그래서 확 와닿았는지도 모른다.

    전쟁 관련 흑역사들이 솔직히 제일 재미있게 다가오기는 했다. 찬혹한 현실을 보여주는 그림이나 사실 없이 활자로만 그 상황을 이해했기 때문에 재미있다 라는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사소한 인간의 삽질로 그 큰 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 어이없으면서도 웃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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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의 흑역사\'라니... 제 인생의 개인적인 흑역사는 다시 되돌아보고 싶지 않지만 인간의 흑역사는 인간 전반적인 실수들을 모아놓은 것일테니 조금 흥미가 생기네요. 사실 우리는 무엇을 실수했는지 회상하는 것으로 부터 배우는 것이죠. 그렇게 따지면 흑역사도 제대로 확인해 볼 가치가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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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의 흑역사는 다른 서평으로도 접한 적 있어서 북토크에서 서평을 보니 정말 반갑게 느껴져요! 저는 밤에 제 흑역사가 생각날 때면 진짜 너무 괴로워숴 몸부림치기 때문에 이 책을 완독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작가 심채경 출판 문학동네 나나 님의 별점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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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서 천문학자라는 단어를 보고 겁먹었다면 전혀 그럴 필요 없는 내용의 책이다. 두께도 두껍지 않고, 내용도 재미있어서 쉽게 읽히는데다 과학 관련 내용 중에서는 제일 배경 지식이 없어도 이해하기 쉬운 지구과학 내용이라서 누군가한테 책을 선물할 일이 생긴다면 이 책을 주고 싶다.

    작가의 경험을 담은 에세이이기 때문에 천문학을 전공한 작가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천문학은 학부가 있는 학교도 많이 없어서 전공자도 적을 뿐더러, 요즘 같이 취업이 어려운 시대에 순수학문을 학부에서 전공한 것으로는 먹고 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책에서도 주로 다루는 내용이 대학원 이야기인데, 주변 사람 중 순수학문 전공으로 대학원을 간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대학원 연구실 이야기가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자연계열 연구실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후 진로는 어떤 선택지가 존재하는지 등 사실 내가 경험할 수 없는 분야의 이야기라서 더욱 재미있게 이 책을 읽은 것 같기도 하다. 한때는 생물학 분야 연구원을 꿈꿨다가 연구라는 끝없는 학문의 길은 나와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포기했던 경험이 있어서 순수학문 연구자의 삶을 사는 작가가 더욱 멋져보였는지도 모르겠다.

    이전에는 천문학이 단순히 별에 대해 다루는 학문이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다르다. 무엇보다도 천문학의 가장 뚜렷한 특징인 모르는 부분히 무한하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천문학도라는 생소한 길을 걷는 사람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학문을 아이들에게 소개해야하는 교사의 눈을 넓혀주는데에 아주 적합한 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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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 님에 대한 영상을 몇 개 봐서 친숙하게 다가오네요^^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는 무슨 뜻일까요? 천문학자라고 해서 우주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아끼고 들여다본다는 의미일까요
    • 천문학은 학부가 있는 학교도 적을 뿐더러 순수학문을 전공하는 것으로 먹기 살기 힘들기 때문에 전공자가 정말 적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문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작가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 지구에서 한아뿐 작가 정세랑 출판 난다 나나 님의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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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처음 집어들었을 때, 왜 제목이 '하나뿐'가 아니라 '한아뿐'일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유가 분명히 있는 글자 구성이 보였기 때문인지 이 책에 대해서 더 흥미가 생겼다. 읽기 전부터 든 생각은 책을 덮은 후에야 그 해답을 알 수 있었다. 정말 지구에선 한아뿐이었다는 이유일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었는데, 생각해보니 책 속 경민이에게는 정말 지구에서 아는 사람이라곤 한아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낭만적으로 느껴지면서도 드라마 '도깨비'와 결이 비슷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드라마를 몇 번 돌려볼 정도로 좋아하는데, 다만 결말은 이 책이 더 마음에 들었다. 드라마 도깨비에서는 남겨진 사람의 하염없는 기다림 끝에 다시 사랑이 찾아오는데, 이 책의 마지막부분은 보다 진취적이다. 기억을 남겨서 경민 ver.2를 생각보다 빠르게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서 당황했지만 유쾌했다. 한아의 이 당참에 경민이가 빠져 지구까지 한아를 찾아온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만약 결혼을 한 후 아이를 낳지 않는다면 남겨진 한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였다.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한아랑 경민이를 보면서도 이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남겨진 사람의 마음을 차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아파서 그런지 책에서도 한아와 경민이는 초월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싶으면서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괜찮은 사랑이야기이다. 인생이 너무 심심하거나, 너무 팍팍해질 때 읽으면 마음을 적당히 적셔줄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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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에서 한아뿐은 다른 분도 서평을 써주신 것 같은데, 이렇게 또 나나님의 서평을 읽으니 색다르게 느껴집니다. 지구에서 한아뿐의 결말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한아가 경민 버전2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정말 당황스럽네요;; 그런데 나나님이 적어주신 것처럼 진짜 유쾌하게 느껴져요ㅎ 이번 방학 때 정세랑 작가님의 책을 꼭 한번 읽어봐야겠습니다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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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씀처럼, 책 제목을 보고 왜 제목이 \'지구에서 한아뿐\'인 건지 궁금했었는데, \'지구에서 하나뿐\'이라는 단어를 일부러 연상하도록 만든 장치였군요..!!! 아는 사람이 \'한아\'라는 친구 뿐이라서 제목이 그렇다는 것이 저는 낭만적이라기 보단 조금 슬프기도 하네요.. 경민 ver.2라는 단어가 나와서 깜짝 놀라기도 했고 ㅋㅋㅋ서평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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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이킬 수 있는 작가 문목하 출판 아작 나나 님의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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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읽은지가 꽤 되었음에도 책 표지를 보니 내용이 생각날 만큼 강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읽으려고 책을 편 자리에서 책에 빨려들어가는 느낌으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는데, 그만큼 흡입력이 있지만 그렇다고 두 번 읽기는 힘든 책이었다. 빨려들어간 만큼 다 읽고 나서는 피곤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루고 있는 내용이 가볍지도 않고, 책 속 분위기가 무거워서 그런지 읽고 나서도 여운이 오래 남았던 기억이 난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초반부에 설정이 이해가 쉽게 가지 않아서 뭐지? 했던 부분이 많은 점은 조금 아쉬웠다.

    책의 주인공인 여준이와 서리(가영이보다는 서리로 불러주기를 더 원할 것 같다)가 보여준 처절함이 아마 내가 느낀 피곤함의 원인인 것 같다. 특히 서리의 시간을 차마 상상할 수가 없었다. 수천번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모두가 함께 지옥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그 시간을 모두 견디며 기억했어야 할 서리가 너무 안타까웠다. 그리고 여준이와 서리의 능력이 정반대인 것이 나에게는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서리와 여준이가 마지막으로 만날 때, 여준이가 입 밖으로 외치지는 않았으나 수천번의 도돌이표에 묶여있으면서도 서리의 시도를 멈추지 않은 단 하나의 이유를 아마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답할 수 있을 것이다. 가끔 사랑이 왜 존재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하는데, 이 세상에서 단 하나 존재하는 마법을 꼽으라고 하면 나는 주저없이 사랑이라고 답할 것이다. 사랑말고는 여준이의 행동을 설명할 단어가 나는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

    초능력을 가진 인간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이 글을 쓰면서 문득 들었다. 숱한 매체에서 초능력에 대해 다루었지만 결국 끝은 초능력으로 인한 갈등을 이야기한다. 서로 싸우고, 친구였던 사이를 갈라서게 만들고, 소중한 사람들을 잃는 원인이 바로 초능력에서 비롯하는 것을 생각해보았을 때, 그저 매력적인 환상으로만 남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초능력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것이 결국 인류의 종말을 가까이 당기는 방아쇠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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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릴 적에 한번 쯤 초능력을 가져보면 어떨까 생각해본 적이 있었는데, 막연히 초능력을 가지면 좋겠다라고만 생각했지 오히려 내가 초능력을 가짐으로써 불행해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을 못 해 본것 같아요. 그런데 이 책의 리뷰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게 되네요. 좋은리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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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음의 나이 작가 오코우치 나오히코 출판 계단 나나 님의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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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서 물씬 느껴지는 그대로, 지구과학에 관련한 책이다. 지구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기도 하다. 내용을 이해하기 훨씬 수월하고 아는 단어들이 불쑥 튀어나오다보니 반갑기 그지없다.

    내용은 크게 밀란코비치주기, 지구온난화(이산화탄소와 관련한), 열염순환(해수 컨베이어벨트 순환)에 관해서 다루고 있다. 전부 고등학교 과학 교육과정에서 다루고 있고, 생활과 밀접한 내용이다보니 배웠던 내용을 되살리며 읽기에 너무 좋았던 책이다.
    고기후를 분석하는 방법 중 빙하코어의 방사성 동위원소(18O)를 사용해서 분석하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이 방법의 역사가 이렇게 짧았다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다. 이 방법으로 분석할 수 있는 역사가 짧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방법이 개발된 것이 이렇게 최근의 일이었다는 것은 꽤나 놀라운 사실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남은 생각은 '지구야 망하면 안돼....'였다. 웃기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지구의 역사를 바탕으로 예측한 미래는 꽤나 암울하다. 열염순환이 끊기는 순간 더운 지역은 더 더워지고, 추운 지역은 더 추워진다는 사실을 배워서 알고는 있었지만 책에서 그 인과관계를 서술한 것을 읽어보니 올해 미국 폭염이 떠올랐다. 올해 북아메리카 북서부 폭염이 전례없는 수준으로 심각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고통을 겪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그런가하면 당장 올해 우리나라에도 장마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대신 폭우, 스콜이 찾아왔다. 겪어보니 그다지 반가운 손님은 아니었던 것을 모두가 기억할 것이다. 지구의 역사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있던 현상이 없어지는 것은 현재 살고 있는 생명체에게는 그다지 좋은 소식이 아니다. 정말, 더 늦기 전에 지구를 살려내려는 '척'이라도 해야할 것 같다.

    그리고 한가지 웃기지만 슬픈 내용도 기억에 남는다. 책에 수록된 그래프 중, 연구기간 중 몇 군데가 빠져있는 그래프가 있었다. 왜 이런가 하니, 연구비가 부족해서 몇 달간의 관측이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에 빠진 것이라고 한다. 조금 마음이 아프면서도, 순수과학 기피가 만연한 현실을 생각해보면 그다지 놀라운 일도 아니다. 측정이 공짜로 되나? 다 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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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수과학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여 그래프 연구기간 중 몇 군데가 비어있었다니.. 참 안타깝네요ㅠ 돈을 투자했을 때 바로바로 성과물이 나오는 게 아무래도 공학 분야다 보니 순수과학 발전이 상대적으로 느린 것 같아요. 그렇지만 순수과학이 발전해야 그것을 기반으로 공학이 발전하는 것이니 앞으로 우리나라도 순수과학에 많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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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풀니스(양장본 HardCover) 작가 한스 로슬링 출판 김영사 나나 님의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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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처음 보면, 두께감과 제목 때문인지 그다지 책을 펼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지인에게 재미있다고 추천받지 않았다면, 나 역시도 이 책을 펼쳐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책의 제목인 팩트풀니스를 역자는 사실충실성이라고 번역했다. 원래 존재하는 단어는 아니지만, 단어가 주는 느낌을 잘 살린 번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에 충실한 시각으로 자료를 바라보자'라는 주장이 책을 관통하는 주장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관점에 적합한 단어가 사실충실성이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수많은 예시를 통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맨 앞쪽에 15개의 퀴즈가 제시되는데, 충격적이게도 나는 15개 중 3개를 맞췄다. 작가에 따르면 거의 침팬지 수준의 정답률인데, 작가의 주장에 따라 내 정답률을 한번 분석해보자면 내가 자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저런 처참한 결과가 등장했다는 결론을 낼 수 있었다. 매체에서 주로 다루어지는 제3국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대부분 인간적이지 못하며,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 맞지만 실제 제3국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에 다니며 성별 간 격차가 많이 줄어든 사회에서 일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내가 간과한 것이다. 즉 사실을 그 자체로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이상한 편견에 다다른 채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나의 예시이다.
    그리고 빅데이터의 활용이 정말 무궁무진한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내용은 빅데이터로 시작해서 빅데이터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쌓이고 있는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에 관한 문제가 곧 국가경쟁력이 되는 사회에 살고 있는 지금, 한번 읽어보면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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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면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을 많이 상실한 것 같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떨쳐내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해야겠네요!
  • 책이 사는 세계 작가 헨리 페트로스키 출판 서해문집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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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책 다른 생각' 행사 참여를 통해 접하게 된 이 책은, 정말 제목 그대로 책이 어떤 세계에서 살아왔는지에 대해 살펴보게 하는 책이었다.

    실제로 집에 책꽂이가 있고, 책을 모으는 데에 뿌듯함을 느끼며 한 달에도 몇 권씩 사 모으지만 왜 책을 세워놓지? 라는 의문은 한번도 가진 적이 없었다. 단지 일렬로 서 있는 책들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고, 책 높이가 달라 들쭉날쭉 솟아 있는 책들에 아쉬움을 느끼고 다시 새로운 책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반복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정말 '책' 자체, 내용을 제외하고 정말 '책'이 왜 이렇게 생겼는지에서 시작된 의문을 가지고 책이라는 단어를 설명해주고 있다.
    흙판에서 시작해서 파피루스, 양피지를 거쳐 두루마리 형태에서 표지가 생겼고, 보관함이 궤짝에서 선반으로 바뀌는 동안 내용과는 상관없이 단지 책이 어떻게 보관되었고 어디서 살아왔는지에 대해 아마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나 역시도 책은 다른 지식을 얻는 하나의 창구였지 책 자체를 관찰의 대상으로 삼아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느낌으로 쉽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었다.
    시간 순으로 서술되어 있기 때문에 알고 있는 역사 지식을 되짚어가며 읽으면 그 재미가 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기억 속 옛날을 되짚어보면 도서관에서 제공되는 신문은 항상 독서대에 끈으로 연결되어 있던 기억이 나는데, 당장 200년 전으로 돌아가면 책을 그렇게 읽었다는 사실에 시간의 흐름이 몸으로 느껴지는 기분이다.
    요즘처럼 책을 집으로 데려와서, 편안한 공간에서 읽고 싶을 때 읽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오늘날 책이 살아가는 세계는 어떨까, 하는 생각도 책을 덮으며 해 보았다.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독서 양상이 바뀌고 있는 흐름에 대해, '책'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궁금해지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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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도 책을 다른 지식을 얻거나, 내가 하지 못하는 경험들을 간접적으로 해볼 수 있는 하나의 창구라고만 생각했지 책 자체를 관찰의 대상으로 삼아볼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네요. 나나님의 서평을 읽으니 왜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조금 충격적으로도 다가옵니다. 저는 종이책뿐만 아니라, 이북도 즐겨 읽어서 그런지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 독서 양상이 바뀌고 있는 흐름에 찬성하면서도, 반대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책이 다 이북으로 바뀌어버린다면, 종이책만이 주는 감성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무척 슬프게 느껴지거든요ㅜㅜ 좋은 서평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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