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집은 개인적으로 참 구성 자체가 재미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참 좋은 당신" 이라는 책의 제목 아래에 부제가 붙어 있다.
'마흔 여덟 편의 사랑시와 한 편의 이별시'
그리고 내가 가진 구판에는 없지만 여기 사진에 실린 신판에는
'김용택 사랑시' 라고 적혀 있다. 참으로 Tricky 한 부분이다.
마지막에 적힌 '김용택 사랑시'구나 하면서 책을 읽어 나간다.
개인적으로 나태주 시인이나 김용택 시인이 흔히 그러하듯
시집은 난해한 비유와 상징으로 얼룩덜룩하지 않다.
즉 현학적이지 않다. 시를 그들의 것으로 가져가지 않고
우리의 것으로 함께 나눈다.
고요한 다짐이나 귓속말을, 혹은 약속의 말을
건네는 듯한 시들이 이어진다.
그리고 그 끝에 굉장히 이질적인 시 한 편이 담겨 있다.
나는 아직도 '이별'에 대해서 이보다 더 잘 표현한 단 한 문장을
발견하지 못했다. (물론 짧은 식견 때문이겠으나)
이별
서리 친 가을 찬물을
초승달 같이 하이얀 맨발로
건너서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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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편의 시를 위해 48편의 시가 헌신하고 희생한 듯한 구성, 그렇다고 48편의 사랑이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고, 반대로 한 편의 시 때문에 48편의 가치를 다시금 곱씹게 되는 ... 그런 시집이었다. 원래 이별과 사랑의 관계가 그러하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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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당신(양장본 HardCover) 출판 시와시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