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매슈스는 자신을 철물점을 털었다는 죄로 고발한 피터 드리스칼을 죽을 정도로 때려서 소년원에 갈 처지가 된다. 그중 미니애폴리스에 있는 가비의 권유로 원형 평결 심사라는 것을 받게 되고, 결국 알래스카 가까이에 있는 섬으로 간다. 그곳에서 콜은 오두막을 불태우고 스피릿 베어라는 곰이랑 싸우다 죽을 뻔 한다. 때마침 가비가 콜을 발견해 살았지만, 다시 섬에서 1년간 유배 생활을 하라는 판결을 받게 된다. 그 곳에서 콜은 아침마다 못에 들어가고, 돌을 운반하고, 저녁에는 춤을 추는 등 인디언들의 생활방식을 배워 간다. 결국 그 곳에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 콜은 피터를 불러 정신적 치유를 해 주고 화해를 한다.
예전에도 읽었던 책이지만, 교대에 와서 다시 읽으니 감회가 새롭다. 현장에서 교사들의 속을 썩이는 것 중 하나가 학교폭력이다. 지금까지 멘토링을 몇 번 해봤는데, 어쩌다 아이가 누가 자기한테 불쾌한 장난을 쳤다, 이런 말을 하면 정신이 아찔하다. 아이의 마음을 달래주고, 이런 일이 또 있으면 어떻게 해야 돼, 말을 해 주지만 며칠 내내 걱정이 된다. 학교 폭력은 피해자의 마음에도 상처를 주지만, 가해자 역시 폭력으로 인한 피해자인 경우가 있다. 몇 년 전, 연쇄살인의 주범이 그랬듯, 그리고 스피릿 베어의 콜이 그렇듯, 폭력은 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무엇으로도 가해자가 저지른 잘못을 옹호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교사의 입장에서 법적인 판결을 내리기 전에 그 아이 자체에 대한 이해와 치유, 그리고 진정한 상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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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릿베어(2판)(카르페디엠 7) 출판 양철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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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출판 돌베개몇 년 전 나에게 주는 생일선물로 샀던 책이다. 한 작가에 꽂히면 그가 쓴 책들을 모조리 읽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기에, 신영복 선생님이 쓴 책들은 거의 다 읽어 봤지만, 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옥중에서 가족들에게 쓴 편지를 묶은 것으로, 옥살이의 고초와 인간애,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특별한 스토리는 없다. 하루하루 그가 느끼고 깨달은 것들이 녹아 있을 뿐이다. 그 중에서도 마음에 와 닿는 문장들은 휴대폰 메모 앱 속에 책갈피 목록으로 저장해 두었다. 몇 가지를 공유해 보고자 한다.더보기
-푸른 과실이 햇빛을 마시고 제 속의 쓰고 신물을 달고 향기로운 즙으로 만들 듯이(감옥으로부터의 사색 p.163/신영복)
-다시 만나지 말자며 묵은 사람이 떠나고 나면 자기의 인생에서 파낸 한 덩이 체험을 등에 지고 새 사람이 문 열고 들어옵니다.(감옥으로부터의 사색 p.164/신영복)
-나에게 묻는다면 겨울의 가장 아름다운 색깔은 불빛이라 하겠습니다. 새까만 연탄 구멍 저쪽의 아득한 곳에서부터 초롱초롱 눈을 뜨고 세차게 살아오르는 주홍의 불빛은 가히 겨울의 꽃이고 심동의 평화입니다. 천 년도 더 묵은, 검은 침묵을 깨뜨리고 서슬 푸른 불꽃을 펄럭이며 뜨겁게 불타오르는 한겨울의 연탄불은, 추위에 곧은 손을 불러 모으고 주전자의 물을 끓이고, 젖은 양말을 말리고...... 그리고 이따금 겨울 창문을 열게 합니다.(감옥으로부터의 사색 p.172/신영복)
최근에는 주로 종이책을 읽지 않고 휴대폰으로 전자책을 읽는다. 그 편이 훨씬 가볍고, 편하기 때문이다. 가독성도 상당히 좋아, 쉬는 날은 하루에 6권씩 읽고는 한다. 그럼에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과 같은 책은 한 권쯤 집에 소장하고 천천히 읽어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마음에 드는 문장에 옅게 줄을 긋고, 시간이 지나면 황혼처럼 누렇게 변색되는 종이와 함께 성숙되는 것도 나름 운치 있는 일이다. 한 때, 인문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심하던 적이 있었다. 인간을 위한 학문, 인간에 대한 학문, 인간의 학문, 인간이 쓴 학문 등 다양한 정의 가운데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가를 고민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름의 답을 찾은 것 같다. 불완전한 인간이 서로 기대어 사는 세상, 그리고 그들이 사는 삶이 바로 인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6 people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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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한 인간이 서로 기대어 사는 세상, 그리고 그들이 사는 삶이 인문. 정말 공감되고 멋있는 말이네요. 우리의 삶은 타인의 삶에 기대어 위로받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그것이 인문의 힘이겠지요. 이 책을 침대 머리 맡에 두고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자신을 위한 선물로 한 구절씩 읽어나가고 싶네요. 좋은 구절 인용해주셔서 잘 읽었습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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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에 읽은, 좋은 추억이 있는 책이라 너무 반갑네요~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곳에서 작은 변화들을 깊이 들여다보며 작은 것들에 의미를 찾고 차가운 바닥에 앉아서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저자의 마음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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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세계문학전집 19) 출판 민음사아무 생각 없이 보면 '로빈슨 크루소'와 같은 무인도 표류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벼운 스토리 안에 내포되어있는 의미들이 아주 많음을 알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인류의 역사와 반대로 문명적인 인간에서 야만적인 인간으로 역류하는 내용이다.더보기
금발 머리의 소년 랠프는 소라 껍데기로 섬에 있는 아이들을 모은다. 그리고 이 소라 껍데기는 문명의 상징이자 후에 권력가의 상징 같은 것이 되었다. 여기서 떠오른 것은 루소의 사회계약론이다. 아이들은 험난한 자연, 혹은 커다란 짐승에게서 그들 자신을 지키기 위해 랠프를 대장으로 선출하고 하나의 사회를 이룬다. 대장으로써 랠프가 아이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봉화를 지피는 것이다. 봉화나 봉화를 지피는 데 필요한 돼지의 안경은 불이라는 속성에 연결된다. 프로메테우스가 인간들에게 불을 가져다주어 인간의 문명이 탄생하였듯이, 봉화란 그들이 문명사회로 되돌아가게 해 주는 이기이자, 그들이 추구하는 목표가 되는 것이다. 랠프는 분명 지도자의 자질을 갖추고 있지만 그가 가진 권위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없다. 즉, 그가 가지고 있는 것은 소라껍데기-구성원들의 보이지 않는 계약일 뿐, 잭의 사냥 부대와 같이 그 계약을 규제할 수 있는 힘과 냉혹함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 결과로 야만과 쾌락만을 추구하는 또 다른 선동자 잭이 나타난다. 잭과 랠프는 처음에는 협력하며 사이좋게 지냈지만 문명화된 사회를 떠나면서 잭은 차츰 그의 어두운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는 권력을 추구하며 야만인들과 같이 진흙을 얼굴에 바르고, 살육을 즐긴다. 피가 튀는 것에 쾌락을 느끼고 암퇘지를 잔인하게 죽이는 냉혹함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행동들은 나머지 구성원들의 숨겨져 있던 본성 역시 일깨운다. 결국 랠프가 이루었던 사회의 구성원들은 문명을 버리고 쾌락만을 추구하는 야만인으로 추락했다.
여기서 가장 중요시 되는 단어는 짐승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이 짐승이 뜻하는 바는 낙하산에 매달려 있던 시체이거나,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파리대왕, 즉 멧돼지의 머리에 파리떼가 붙어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이 짐승은 실체가 없는 무형화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짐승이 뜻하는 바는 바로 인간의 내면에 숨어 있는 공포이다.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공포, 자신의 사회에 속해 있지 않다는 공포, 혹은 이 사회를 위협하는 공포이다. 그 이유로 꼬마아이가 자신이 살던 과거의 집을 말하며 짐승에 대한 공포로 우는 것이나 사이먼이 파리 떼로 뒤덮여있는 멧돼지의 머리를 보며 기절했던 것을 들 수 있다. 꼬마아이의 경우에는 자신의 과거 살던 문명화된 사회에 속해 있지 않다는 공포이고 사이먼의 경우에는 자신이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사회에 속해 있지 않다는 공포이다. 또한 여기서 꼬마아이들은 아직 어리기 때문에 놀기만 할 뿐 큰 아이들의 일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즉, 큰 아이들이 원하기만 한다면 언제든 버림받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다른 꼬마 아이는 밤에 혼자 있을 때 짐승을 보았다고 한다. 그 아이가 말을 했을 때는 낙하산에 매달린 시체가 섬에 추락하기 전이었다. 그가 본 것은 시체도, 멧돼지의 머리도 아닌 그 아이의 내면에 내재하고 있는 본연적인 공포였다. 또한, 그들이 멧돼지 파티를 하고 춤을 추고 있을 때 사이먼이 짐승은 바로 낙하산에 매달린 시체라고 소리쳤고 그들은 사이먼을 죽였다. 그 후 랠프의 패거리는 죽은 것은 사이먼이었다고 인정하였지만 잭의 패거리는 죽은 것은 사이먼이 아니라 짐승이었다고 말하였다. 잭의 패거리에 있어서 짐승이란 위부의 위협, 즉 그들의 패거리를 결속시켜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소년들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랠프보다 더 강력하고 폭력적인 잭을 선택한 것이다.이 상황에서 그들을 뭉치게 하는 짐승이 그들에게 해가 되지 않는 단순한 시체였다고 말하는 사이먼은 그들의 사회를 유지시켜주지 못하게 하는 공포였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주인공은 사회에서의 각각의 역할을 하고 있다. 랠프가 민주적 지도자, 문명의 지도자라면 잭은 폭군, 또는 어둠과 야만의 지도자를 뜻한다. 돼지와 사이먼은 지식인이다. 돼지는 랠프의 곁에서 여러 가지 조언을 하는 등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참모 역이다. 그는 잭이 규칙에 따르지 않는 것을 적극적으로 비판한다. 옳고 그른 것이 무엇인지 분별할 수 있으며, 그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이 일을 하고 있을 때 자기 혼자만 쉬고 있는 등 게으르고 이기적인 성향 역시 있다. 돼지가 정치적인데 반해, 사이먼은 철학적이다. 그는 그 옛날의 철학자처럼 자신만의 장소에서 사색한다. 오두막을 지을 때도 랠프의 곁에 끝까지 남아 있는 등 자신이 해야 할 일은 하는 성실한 성격이기도 하다.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지만 짐승의 정체를 알리는 등 다수를 깨우치는 선각자적 역할 역시 하고 있다. 또한 랠프는 살아서 돌아갈 수 있다는 예언 역시 하는 예언자적 성격도 가진다. 하지만 돼지나 사이먼 같은 지식인은 결국 죽는다. 윌리엄 골딩은 나치의 독재 시절에 태어났다. 나치에 대항했던 지식인들이 절명했던 그 시대의 모습을 반영한 것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나치를 우회적으로 비판하였던 것이다.- 3 people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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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2579님~ 좋은 리뷰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제가 \'파리 대왕\'이라는 책을 이름만 들어보고는 읽어보지를 못했었는데, stel님 덕분에 어떤 책인 지 알수 있는 시간을 가졌네요! 무엇보다 책에 나온 핵심 단어를 소재로 리뷰를 풀어나가신 점이 너무 인상깊었어요. 표면적으로 보면 단순히 짐승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짐승이 인간 내면의 숨은 공포를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는 리뷰 내용이 정말 깊이있어 보이네요! 덕분에 읽어보고 싶은 욕구가 마구 샘솟았습니다 ㅎㅎ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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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 출판 돌베개마치 소가 반추하듯, 씹으면 씹을수록 진한 맛이 느껴지는 책들이 있다. 신영복 선생님이 쓰신 ‘담론’이라는 책 또한 그 중 하나이다. 이 책을 처음 접한 지는 3년쯤 되었지만, 가끔 힘들거나 중심이 흔들릴 때 다시 펴보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신영복 선생님을 처음으로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2학년이 끝나갈 때쯤 동아리에서 읽었던 ‘강의’라는 책을 통해서였다. 이 책을 읽고 한문학의 매력에 빠져서 한 동안 논어, 주역 등 한문학 서적을 뒤적거리기도 했었다.‘강의’가 동양고전을 통한 정신적 깨달음을 담았다면, ‘담론’은 삶의 마지막을 담담하게 준비하는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정리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그만큼 자간 사이의 깊은 뜻을 이해하기는 어려웠고, 나무를 뚫어지라 보느라 숲을 보지 못했나 하는 우려도 든다. 하지만 그냥 보이는 데로,나무를 보았다면 나무에서 느꼈던 생각들을 간단히 적어보도록 하겠다.더보기
1부는 고전에서 읽는 세계 인식이다. ‘고전’이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강의’가 떠올랐다. 하지만 ‘강의’만큼 고전에 집중하지는 않는다. 고전보다는 세계 인식에 초점을 맞춘 듯하다. 먼저, ‘시(詩)’에서 시작한다. 굴원의 ‘어부’라는 시는 현실과 이상이라는 화두를 꺼낸다. 현실과 이상, 보통 좌를 이상, 우를 현실이라 한다. 좌와 우는 양극화된 개념처럼 보이기도 한다. 우는 좌를 현실에서 동떨어졌다고 비판하고, 좌는 우를 부패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여기서는 현실과 이상은 떨어질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실이 곧 이상이고 이상이 다시 현실이 된다는 것이다.뒤쪽에서 언급되는 유가의 화동 담론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좌와 우는 같지는 않지만 떨어지지 않고 함께 나아가는 화(和)의 논리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 쌍의 수레바퀴가 평생 만날 일은 없지만 같은 방향을 향해 달리듯, 좌와 우도 단순한 표를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닌, 서로 상생하는 방향을 추구하면 좋겠다.
다음은 주역이다. ‘강의’를 읽으면서 가장 이해가 안 되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아직도 위, 비, 응, 중 이런 것은 이해가 잘 안 되지만 신영복 선생님께서 주역에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것은 대충 알 것도 같다. 역은 변화이다. 며칠 전에 인터넷에서 해바라기는 해가 있는 방향에 따라 꽃의 방향이 변하지만, 이 변화는 계속되는 것이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 것이다, 라는 내용의 시를 본 적이 있다. 역의 원리가 나름 잘 들어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닐지도 모르겠다. 작은 세계인 절제 속에서 우리는 다른 것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겸손을 통해 이 관계 속에 존재한다. 책에 나와 있는 주역은 극히 일부분이지만,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는 아직 그 일부의 일부뿐인 듯하다.
공자, 맹자가 떠오르는 유가는 고등학교 때부터 윤리 시간마다 정말 많이 배웠다. 여기서는 신영복 선생님께서 중시하는 가치 중 하나인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인간과 인간 간의 관계,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 인간과 국가 간의 관계 등이 있다. 인간과 인간 간의 관계는 인의, 인(仁)은, 사랑이고 의(義)는 호연지기와 관련이 있다. 책에서는 인의예지와 같은 사단 이전에 사람과의 지속적이고 깊은 만남을 강조하고 있다.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로는 앞서 언급했던 화동 담론이 있다.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 이 문장을 보면 떠오르는 이슈가 있다. 바로 시리아 난민 문제이다. 비록 몇 년이 지났고, 이전보다는 줄어들었지만,아직 현존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주로 유럽에서 사회적 이슈거리가 되고 있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말이 있었다. 단순한 연민으로만 해결되지 못하는 이 문제는, 서로 다른 존재들이 동(同)이 아니라 화(和)가 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려준다. 해안가에 떠밀려 내려온 아이의 사진을 볼 때면 이상은 멀고, 현실은 가까움을 느낀다. 어느 쪽이 옳고 그르다를 따지기에는 매우 많은 개인의 입장이 있기에 한 마디의 말로 결론짓기는 어렵다. 단지, 힘의 논리로만 돌아가는 국제 사회가, 수많은 난민들을 만든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더 미래에는 좋은 사람들이 가득한 좋은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많은 것 같다.
2부는 인간 이해와 자기 성찰이다.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되어 사형을 선고받았다가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과정에서 했던 죽음에 대한 생각이 담겨 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과도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으며 기억에 남는 글귀 하나를 적어 본다.
-곤히 잠들어 있는 가슴에서 눈 부릅뜨고 있는 문신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슬픈 그림입니다.(담론 276p/신영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