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을 스치는 바람 출판 은행나무더보기
이 책은 내가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 시인에 대한 소설이다. 매우 흥미롭게도 살인 사건을 조사하는 것으로부터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몰입감이 매우 뛰어나다. 하지만 결국엔 가슴을 묵직하게 짓누르는 무언가를 느끼게 한다.
이 책 속에서 시인 윤동주는 후쿠오카 형무소의 죄수이다. 고달프고 희망 없는 생활 속에서도 그는 당당하고 낙천적인 태도를 잃지 않는다. 다른 이들이 개인의 안녕과 이익을 추구할 때에도 그는 낮은 곳에 서서 다른 이들에게 따듯한 정을 베풀고, 나눔을 실천한다. 고난과 위험이 그의 숨을 조여와도 그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 사랑하는 것을 위해 자신을 굽히지 않는다. 나는 그를 바라보며 한 개인의 숭고한 정신세계에 대해 생각했다.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가치 있는지를 생각해보았다. 그는 한낱 개인에 불과했지만 그의 숭고한 정신은 다른 이들에게 빛이 되어 주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 고작 단 하나의 촛불이라도 그것이 환하게 타오르고 있다면, 어둠을 몰아낼 수 있는 것이다. 과연 나는 어둠에 잠식당하지 않고 환하게 타오를 수 있을까?
한편, 이 책은 시인 윤동주가 아니라 그를 상대하는 간수 유이치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유이치는 징집되어 간수병으로 배치 받은 청년으로 따듯한 양심을 지니고 있으나 가혹한 시대에 내몰려 비인간적이고 잔혹한 행태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현실에 굴복하고 마는 인물이다. 유이치는 부조리한 현실을 인식했고, 변화시키고자 하였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과연 유이치에게 죄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는 잔인한 시대 속에서 그저 나약하고 무력한 한 사람이었을 뿐이다.
그렇다. 모순적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한 개인의 위대함과 한 개인의 무력함을 느꼈다. 인간은 그 양면성을 모두 지닌 존재인 것이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옳다고 믿는 것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는 것이지 않을까.-
윤동주 시인에 대한 소설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네요! 윤동주의 숭고한 정신, 본인의 신념을 실천하는 의지와 대비되도록, 간수 유이치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점이 매우 흥미롭게 느껴져요. 책을 읽은 후 따뜻한 정을 베풀고 자신의 뜻을 펴는 게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가, 그 시대에 나약한 개인이 이룬 선택도 죄가 있다고 볼수 있는 것인가 등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되는 것으로 보아 의미있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나중에 읽어보아야겠어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