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법’이라는 책은 필요하지 않다면 되도록 피하는 편이었다. 재미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요하다면 다른 얘기가 된다. 재미가 없더라도 읽어야 할 때는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덜컥 북토크체험단을 신청하고 ‘서평’을 써야 한다는 사실에 관심이 생겼다. 솔직히 서평이란 ‘독후감의 성인 버전(?)’일 것이라고 지레짐작 했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내가 쓰려고 했던 서평이라고 부르기에도 부끄러운 것이었다. (물론 지금 쓰고 있는 이 서평 또한 내가 서평하려고 하는 <서평 쓰는 법>을 기준으로 보자면 택도 없는 글일 것이다.) 하지만 ‘첫술에 배 부르랴’라는 말처럼 서평 관련 책을 한 권 읽었다고 바로 서평을 잘 쓰게 되는 기적 같은 일은 생길 일이 없으니, 가볍게 계속 읽어 나가기로 했다.
저자는 독서 달인이기도 하면서 서평 달인이다. 서평으로 상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그런 성과보다도 책 곳곳에 저자가 서평을 얼마나 사랑하는지가 드러난다. 독자들에게 서평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서평을 쓰는 것의 가치를 강조한다. “그냥 책을 읽는 것도 물론 좋지만, 서평으로 흔적을 남기는 경우와는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서평이야말로 제 독서의 결산인 셈입니다. 서평으로 독서가 일단락되는 것이지요.”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서평을 독서의 완성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간 나는 어땠는지 돌아봤다. 과제를 제외하고는 책도 거의 읽지 않았지만, 읽더라도 흥미 위주의 책을 읽었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길 생각은 감히 하지 못했다. 어설픈 완벽주의와 귀차니즘의 영향이었다. 하지만 만약 내가 독서의 기록을 남겼다면 어땠을까. 지금과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그래서 부담감은 내려놓고 서평도 써보고, 독서의 기록을 간략하게 독서기록 앱에 남겨보기로 했다. 작년에는 말로만 ‘책 읽자’하다가 시작도 못해 봤는데, 올해는 일단 시작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서평에 관련된 책을 읽다 보니 서평도 쓰게 되고, 독서량도 많이 늘었다. 이렇게 책 한 권이 내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독서를 하고 싶은데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부터 시작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많은 책과 수준 높은 서평들이 주를 이루지만, 그 와중에도 내 마음을 끄는 책이 있고 구절들이 있었다.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파악하지 않더라도 좋다. 2020년 연초를 책과 함께, 서평과 함께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독후감이 독자에게 치유의 경험을 제공한다면, 서평은 독자에게 통찰의 경험을 선사합니다.”라고 했다. 단연코, 이 서평은 통찰의 경험까지는 선사하지 못했겠지만 독서과 서평에 관심을 갖게 되는 찰나가 되었으면 좋겠다.
?마음에 드는 구절들
“독후감이 보여 주는 감동과 깨달음에 논리와 체계를 부여하여 설득력을 배가시킨 것이 서평이니까요.”
“서평은 분명 논리에 토대를 두는 지성의 작업입니다. 그렇지만 그 귀결은 삶의 변화입니다. 적어도 올바른 독서, 성장하는 독서를 지향한다면 삶은 변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