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술자로 등장하는 '나'는 서른 셋의 나이로 제약회사 중역이다. 4년 전, 미망인이 된 지금의 아내와 결혼했으며, 며칠 후면 그 아내와 장인의 도움으로 제약회사 전무가 될 몸이다.
그는 어머니의 묘가 있고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무진으로 내려간다. 잠시 동안의 휴가인 셈이다.
그는 이미 돈 많은 아내를 얻어 출세 가도에 올라 있다. 그는 무진에서 사람들을 만난다. 그를 존경하는 후배인 박, 중학 동창이며 고등고시에 합격해 무진의 세무서장으로 있는 조, 그리고 음악교사인 발랄한 처녀 하인숙 등이다.
문학소년이었던 박은 그를 우러러보고, 출세한 속물인 조는 갑자기 출세한 그를 동류로 취급한다. 하인숙은 그에게서 풍기는 서울 냄새를 즐기며 그를 유혹한다.
그는 하인숙의 유혹에 몸을 맡기며, 그가 폐병으로 요양했던 바닷가 옛집에서 정사를 나눈다. 무진을 탈출하고 싶어하고 그와 일주일 동안만 멋진 연애를 경험하고 싶다는 하인숙에게서, 그는 자신의 옛 모습을 발견하고 사랑을 느낀다. 그녀를 서울로 데려가겠다고 말한다.
다음날 그는 상경을 요구하는 아내의 전보를 받고는 갈등한다. 서울로 가겠다고 작정한 후, 그는 하인숙에게 사랑한다는 편지를 쓴다. 그리고 찢어버린다. 부끄러움을 느끼며 그는 서울로 간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며 주인공의 인생이 참 무기력하다고 느꼈다. 어릴 적에는 어머니에게 끌려다니고 현재는 아내에게 끌려다니는 자신의 주체적인 삷이 없다고 느꼈다. 그러나 오직 하인숙과 시간을 보낼 때는 주체적으로 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그는 결국 주체적인 삶 대신 끌려다니지만 편한 삶을 선택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 것인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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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기행(세계문학전집 149) 출판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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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설명을 정말 잘 적어주신 것 같아요. 무기력하게 살았다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읽으며 저는 어떻게 살고 있나 잠깐 생각해보았어요.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저는 종종 편한 삶에 안주하며 살아가곤 해요. 덕분에 저도 이런 생각을 해보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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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감정과 배경을 세밀하게 묘사해 필사해봐야지! 도전하기도 했었는데... 무진 특유의 안개와 우울한 분위기가 주인공의 전반적인 심리 및 태도와 관련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체적인 삶은 무엇일까요. 사실은 우리도 주인공처럼 살고 있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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