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병모 작가의 위저드 베이커리를 인생 책으로 꼽을 만큼 좋아하기 때문에 이번 신간도 무척 기대가 되었다.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는 책의 사이즈가 정말 작아서 휴대하기가 무척 편해서 책을 들고다니면서 단시간에 읽을 수 있었다.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 책의 제목만 봤을 때는 심장에 수를 놓은 이야기니까 자수와 관련이 있는 내용인가?하고 어렴풋이 예상해보았다.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는 타투를 중심으로 하여 이야기를 풀어간다.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저마다 다른 의미를 가지고 새긴 타투를 가지고 있었는데, 등장인물들이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을 때 자신이 새긴 타투가 나타나 등장인물들은 구한다. 그리고 그 타투들은 자신의 할 일을 다하였다는 듯이 몸에서 사라진다, 타투가 그 자리에 있었다는 흔적만을 남기고.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는 내가 좋아하는 책인 위저드 베이커리와 닮은 점이 많았다. 소설 속에 담긴 이야기는 아주 환상적이지만 또 지극히 현실적이다.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에서는 사람들에게 미래에 자신의 생명을 구해줄 타투를 새겨주는 타투이스트가 나오고, 위저드 베이커리에서는 위저드 베이커리의 점장이자 마법사가 나온다. 또한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의 주인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시미는 평범하지만, 아픈 가족사를 가지고 있는 중년 여성이다. 위저드 베이커리의 주인공도 평범한 소년이지만, 아픈 가족사를 가지고 있다.
지극히 평범한 주인공들이 타투이스트와 마법사를 만나서 환상적인 일을 겪으며 자신을 괴롭히던 문제를 서서히 마주하며 인간적 성숙을 이루는 것이 좋았다. 이 두 책은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외면하고 싶어했고 나를 아프게 했던 기억을 마주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을 주는 것이 인상깊었다.
구병모 작가의 책을 즐겨본 경험이 있거나, 구병모 작가의 책을 좋아한다면 심장에 수놓은 이야기를 읽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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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에 수놓은 이야기(아르테 한국 소설선 작은책 시리즈) 출판 아르테(ar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