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멋진 신세계(문예세계문학선 2) 작가 올더스 헉슬리 출판 문예출판사 짜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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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신세계'는 20세기의 정치와 과학기술에 대한 저자의 깊은 불신감이 잘 드러난 반유토피아적인 소설이다. 이 소설의 배경은 포드기원 632년, 서기 2545년의 미래 세계이다. 이 미래 세계에서는 공장에서 인간이 부화되고 만들어진다. 이렇게 태어난 인간들은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이라는 다섯가지 계급 중 하나의 계급을 부여받으며, 계급에 따라 사회적 직업과 신체적 조건이 결정되었다.

    즉, 운명은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결정되었던 것이다. 그러기에 신세계는 획일적이지만 한편으로는 안정되어 있다. 신세계의 사람들은 자유와 개성이 없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유와 개성이 없다는 것을 자각하지 못하며 자신을 행복한 존재로 여긴다.

    야만인 보존지역에 살던 존은 버나드와 함께 어느날 신세계로 이주해 온다. 그러나 존은 진정한 행복, 감정, 자유가 없는 신세계를 경험하고 괴로워한다. 그들은 고통을 소마로 조절하고 범죄가 일어날 일이 없기에 죄악도 찾아볼 수 없다. 이 세계의 양면성을 인식한 존은 신세계에 환멸을 느끼고 자신의 도피처에서 자살한다.

    나는 멋진 신세계를 읽으며 티비에서 보았던 '가타카'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가타카에서는 인간을 유전적인 면으로 판단해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직업이 정해진다. 이런 면에서 멋진 신세계와 가타카는 매우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학창시절 선생님이 자주 틀어주셨던 영화인 '아일랜드'도 마찬가지이다.

    몇 백년 후, 빠르면 몇 십년 후에 이러한 세계가 도래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정도로 무섭고 끔찍한 느낌이 들었다. 책의 가장 첫 페이지에는 러시아의 철학자인 니콜라이 베르댜예프의 인용문이 나온다. '아마도 새로운 한 시대가, 지성인들과 교양 있는 계층이 유토피아를 회피하고 또 '완벽'하다고 하더라도 무척 자유로운 비유토피아적인 사회로 되돌아 갈 길을 모색하는 시대가 시작될지 모른다.'

    우리는 이러한 유토피아의 출현을 막기 위해서라도 과학만능주의를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과학 기술의 발달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인간의 자유와 행복, 의지일 것이다. 그것이 바로 존과 버나드가 원했던 것이자 우리가 지켜나가야 하는 소중한 가치이다.

    우리가 맞이하게 될 미래의 '멋진 신세계'는 말 그대로 멋진 신세계, 즉 모든 인류가 원하고 소망했던 유토피아가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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