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티비에 출연하는 허지웅의 모습이 익숙한 사람이라서 작가인 허지웅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 그래서 친구에게 이 책을 선물받았을 때 이 책이 도대체 어떤 책인지에 대한 감이 전혀 잡히지 않았다.
저자인 허지웅 작가가 2018년에 암에 걸려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낸 후 자신이 느낀 바에 대해 쓴 에세이가 바로 이 책, 살고 싶다는 농담이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온국민이 각자의 힘든 삶을 살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밖에 나가는 것보다는 집에서 따뜻한 이불에 들어가 귤을 까먹으며 티비를 보는 것을 훨씬 좋아하는 나도 코로나와 개인 사정으로 인해 최근 정말 많이 지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뭘 해도 무기력하고, 아무것도 안하고 그냥 누워서 가만히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나에게 할당된 강의와 과제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내가 할 일이 산더미같이 쌓여갔다. 그렇게 할일을 미뤘으면 마음 놓고 푹 쉬기라도 하지 할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마음은 계속 불안하고 내가 너무 한심하게 느껴지던 요즘이었다. 나는 이런 나의 마음을 가장 친한 친구들에게 털어놓았다. 그리고 며칠 뒤 한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친구들과 만나게 되었다. 오래간만에 친구들과 만나 맛있는 저녁을 먹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생일이었던 친구에게 선물을 전달했는데 그때 다른 친구가 나에게도 선물을 주었다.
나는 생일도 아니었을 뿐더러 친구가 나에게 선물을 준다는 언질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물을 받고 깜짝 놀랐는데, 그 선물이 바로 이 책이었다. 내가 미룬 과제와 강의 때문에 이 책을 다 읽지는 못하였지만, 매일 조금이라도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온전히 내가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를 지탱하는 것이 버겁다고 느껴지는 때 이 에세이를 읽을 수 있어서, 이 책을 선물받을 수 있어서, 내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가 있어서 고마웠다. 얼른 이 책을 다 읽고 이 책에 대한 서평을 다시 한번 더 써보고 싶다.
최근 자신이 많이 지쳐있다고 느끼거나 어딘가에 몰두할 수 있는 에너지를 다 소진하여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혹은, 이 책을 자신의 친구에게 선물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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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는 농담(양장본 HardCover) 출판 웅진지식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