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영화를 좋아한다. 디즈니의 화려한 3D 애니메이션도 좋아하지만, 일본이나 유럽 감독들이 만든 2D 애니메이션을 더 흥미 있게 보는 편이다. ‘왓챠플레이’를 구독할 때 ‘보고싶어요’를 누른 작품의 반 정도가 이런 2D 애니메이션 영화였다.
그 중 하나는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였다. 영화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 채 곱슬머리에 피부가 어두운 여자아이가 전봇대 줄(?)을 타고 있는 포스터 하나만 보고 느낌이 좋아서(?!) 저장해 뒀는데, 왓챠플레이 구독 종료와 함께 잊혔다.
읽을 책을 고르던 중 우연히 ‘예언자’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고, 작가는 바로 ‘칼릴 지브란’이었다. 영화는 못 봤으니 당연히 책은 읽어야 했다. 영화 포스터로 짐작했을 때 주인공은 별 걱정 없어 뵈는 소녀였고, 책도 두껍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가볍게 읽어 넘길 수 있는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다.
결론을 말하자면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는 산문시이고, 절대 가벼운 내용이 아니다. 책을 읽고 먼저 든 인상은 웬만하면 사람들이 고민하지 않는 여러 가지 것들-사랑, 먹고 마심, 일, 기쁨과 슬픔, 자유, 이성과 열정, 가르침, 우정 등-에 대해 고대의 방랑자가 노래하는 이미지였다.
나중에는 이 시가 20세기 뉴욕에서 쓰였다는 데 놀랐고, 칼릴 지브란이라는 철학자이자 작가, 화가를 알게 되어 기뻤고, '도대체 이걸 어떻게 애니메이션 영화로 만들었지' 궁금했다. 아아, 어째서 구독 서비스는 항상 구독이 끝나면 정말 보고 싶은 것들이 분명해지는 걸까?
로그인 해주세요 to post to this user's Wall.
-
더보기예언자(2판) 출판 문예출판사
-
선량한 차별주의자 출판 창비“당신은 차별주의자입니까?”더보기
맞다고 답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스스로 ‘나는 선량한 시민일 뿐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비록 스스로를 지칭할 때였지만 ‘결정장애’라는 말을 수없이 사용했고, ‘노키즈존’은 사업주의 권리일 뿐이라고 생각했으며, 노력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또는 상대방이 열등하기 때문에, 학력이나 고용 형태에 따른 차별 같이 어떤 차별은 당연하다고 여겼다.
성별, 나이, 인종, 국적, 학력, 출신지, 직업, 경제력, 가족 형태, 성정체성, 건강 등 거의 모든 특징으로 다수와 소수를 나누는 상황에서 나는 차별의 피해자이기도 하지만, 분명 가해자이기도 했을 것이다. 나도 모르게 누군가를 비하하고 모욕하는 말이나 행동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니 정말 부끄럽고 그 대상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나도 알지 못했던 나의 모습을 비춰준 이 책을 당신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특히 스스로 공정하고 선량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더더욱.- 4 people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
더보기나도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차별적 언행을 하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건 차별에 대해 알아보고, 성찰한 후 실천하는 것이겠지요. 무지로 인해 차별을 행하지 않도록, 그저 타인과 사회의 차별적 틀에 휩쓸리지 않도록 이 책을 읽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네요.
-
더보기시간이 흐를수록 혐오와 차별이 만연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듯 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혐오와 차별을 행하고 있는 게 아닌가 고민될 때도 많습니다. 교사라는 직업을 생각하면 더더욱 고민해봐야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 ))
-
더보기\'선량한 차별주의자\'라는 말이 마음을 쿡 찔러오네요. 늘 만나던 사람, 늘 보던 풍경을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 놓일 때면 내 안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선입견과 차별, 갇힌 생각이 참 많았다는 생각이 들고는 합니다. 그런 것들을 느끼면서도 쉽게 변하지 않는 모습들과 뒤돌아서면 금새 잊어버리고 마는 모습들이 참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사람들마다의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시대정신이 바뀌어가는 까닭이라고 하지만,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들을 대할 예비교사로써 한번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인 것 같습니다. 완전한 평등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때로는 역차별을 낳게 되겠지만, 내 안의 순전한 생각을 한번 바라보고 옳지 않은 마음들은 변화시켜 가기를 기대해봅니다.
-
The Secret 출판 Beyond Words Publishing새해가 되니 갑자기 자기계발서가 보고 싶었다. 그 때 그 책이 떠올랐다. 오래된 양피지에 붉은 문장이 찍힌 표지로 된, 당시 베스트셀러로 서점 한 부분을 가득 채웠던 그 책, ‘시크릿’.더보기
나는 굉장히 어린 나이였는데, 표지에 이끌려 책장을 넘겨보고는 ‘이게 책이야?!’라며 덮고 지나쳤던 게 생각난다. 여러 사람의 말을 짜깁기해 놓은 모양새였고, 당시 나의 기준으로 그런 건 책이 아니었다. 어쨌든 그 강렬한 표지가 다시 생각났고, 마침 자기계발서도 보고 싶고, 어쨌든 베스트셀러였으니 한 번 제대로 읽어보자고 생각했다.
다 읽고 난 소감은? 자기계발서 치고 너무 쉬웠다. 자기계발서 답지 않았다. 자기계발서를 읽고 나면 흔히 느껴지는 작가에 대한 경이와 왠지 모를 부담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끌어당김의 법칙’, 좋은 말 몇 마디, 그리고 약간의 찜찜함을 가슴 속에 담고 리뷰를 훑던 나는 이 책이 ‘종교서적’이라는 말을 보았다. 검색을 시작했다. 그리고 찾았다. https://futureshaper.tistory.com/90
뭐, 시크릿이 끌어당겨준 덕분에 ‘선택적 관찰’이라는 개념을 배우고, 사람들이 종교에 빠지는 이유를 조금 더 이해하고, 나도 방심하면 빠질 수 있겠다는 경각심을 얻었으니 올해 치 자기계발은 얼추 다 했다.- 2 people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
글 속에 링크가 안 걸려서 댓글로 남깁니다. https://futureshaper.tistory.com/90
-
저도 초등학교 때 맛있어보이는 표지에 이끌려 보게 되었는데요, 그때 이후로 괜히 끌어당김의 법칙이 신경쓰여요. 여튼 이 책만 두 번 넘게 읽었는데 종교서적이란건 처음 알았네요. 안 넘어가도록 조심해야겠습니다..
-
리버보이(양장본 HardCover) 출판 놀돌이켜보니 나는 책을 고를 때 표지의 느낌에 꽤 많은 비중을 둔다. 해리포터의 광팬으로서 ‘해리포터를 꺾고 상을 받은 책’이라는 광고 문구가 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표지를 본 순간 아름다워서 책을 집어들 수밖에 없었고, 내용도 표지만큼 아름다워서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더보기
꽤 오래 전 책이고 청소년 도서인데 최근 다시 읽게 된 이유는, 얼마 전 싼 가격으로 원서를 구했기 때문이다. 비록 원서의 표지는 한글판 표지만큼 아름답지 않았지만, '처음 책을 읽었을 때 느꼈던 감동을 원서로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들었다.
‘리버보이’는 고요하고 평안한 파란 색으로 나와 내 주변을 가득 채우고 싶을 때 읽으면 너무 좋은 책이다. 읽고 나면 갑자기 수영이 배우고 싶거나 적어도 주변에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강가가 없나 찾아보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