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영하가 여행에 대해서 쓴 산문집이다. 이 책은 김영하가 다녀온 여행지에 대한 리뷰와 거기에서 찍은 사진들로 가득한 책이 아니다. 인생을 살고 여행을 다녀온 김영하가 여행이라는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줄글로 쓴 책이다.
9장의 챕터로 구성되어 각 챕터마다 김영하 작가가 여행에 대해서, 여행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말한다. 그중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낯선 곳에 도착한 여행자는 'nobody', 즉 '아무것도 아닌'존재 라고 말한 구절이었다. 여행자는 여행지의 원주민들에게 단순히 여행객으로 분류된다. 여행자가 어떤 나라에 살고 나이가 몇살인지에 따라 대략적으로 파악되버린다는 것이었다.
당연한 내용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이 내용이 인상 깊었던 것은 이와 같은 상황때문에 자의적으로나 타의적으로 여행지 속에서 만큼은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른 차원의 자신으로 살아감으로써 일상의 지루함을 잠시나 탈피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여행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여행한다. 작가의 말대로 여행은 일상의 부재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많은 것을 경험하기 위해서라든지 사진을 찍기 해서라지의 간단한 이유가 아닌 김영하가 생각하고 느낀 그 깊이있는 여행의 이유를 알 수 있는 이 책을 추천한다. 음식도 그 효능과 먹는 행위에 대한 확실하고 색다른 이유가 있다면 더 맛있어지지 않는가. 이 책을 읽고 나면 여행이 보다 더 특별해지고
맛있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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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출판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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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었는데 올려주신 서평을 보니 여행을 해야하는 이유에 대해서 알게 해주는 책인 것 같아요!! 꼭 읽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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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속에서 만큼은 새로운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말이 공감이 됩니다. 저는 낯선곳에서 한편으로는 편안함을 느껴지더라구요! 저를 아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에 그런 것이겠죠? 매년 막연히 남들이 가는 게 그저 좋아 보여 \'나도 여행가고싶다\'고 말만 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올해는 여행을 한번 계획해 보아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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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사람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요. 낯선 곳에 있는 우리를 두렵게 만들면서도 편안함을 느끼게 하니까요. 어찌 되었든 그러한 낯섦 속의 복잡한 감정의 조각들은 이어진 여러 장의 필름처럼 하나의 기억이 되어 우리의 익숙한 일상 속에서 때때로 커다란 힘을 발휘하는 건 분명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