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만약, 우리가 스스로 부모를 택할 수 있다면?
저출산은 이제는 더 이상 눈을 돌릴 수 없는 선명한 사회 현상이다. 특히 나는 초등교사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보니, 타인에 비해 저출산 현상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 같다. 바쁜 현대인들이 아이를 낳고는 육아휴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경력단절이 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현상에 대해 차라리 아이를 낳으면 국가가 아이가 다 자랄 때 까지 기르게 하라는 소리를 하는 댓글을 본 적이 있다.
그런데, 그게 진짜 소설 내용으로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희영의 소설 페인트에서는, 정부가 저조한 출생률을 해결하기 위해 출생 장려정책으로 갖은 지원책을 마련하지만 사람들이 아이 낳기를 기피하는 사회 현상이 해결되지 않자, 국가가 주도하여 직접 아이를 기르는 정책을 마련한다. 즉,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없는 부모들이 국가에 아이를 맡기면, 국가가 아이들을 데려다 키우는 것이다. 국가에서는 아이들의 건강을 포함해서 공부와 같은 모든 요소를 철저히 관리한다. 이 아이들은 Nation's children, 즉 NC라고 불리게 된다.
아이가 13살이 되면 그 때부터 부모면접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부모를 선택하기 위해 부모 면접을 진행하는 것, 그것을 parent's interview라고 부르고 ‘페인트’라고 얘기한다. 그렇다. 이것이 바로 책의 제목이었던 것이다. 나는 페인트라는 책의 제목을 보고 벽면을 칠하는 페인트를 연상하고 책을 읽었는데 알고 보니 ‘parent's interview'라는 용어를 페인트라고 명칭하였던 것을 보며 온몸에 소름이 쫙 돋는 순간이었다.
주인공 ‘제누 301’은 자식을 받아들이기에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부부를 만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는 ‘모든 것이 준비된 부모란 존재할까?’라는 물음을 던질 수 있다. 자식은 완벽히 준비된 부모만이 맞이할 수 있는 것인가? 혹은 완벽한 부모란 존재할까?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에 의문점을 던질 수 있었다.
그리고 NC센터에 있을 수 있는 나이는 19살까지로, 20살이 되면 NC센터를 나와야 하는데 이 경우 NC 출신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로 살아가야 한다. 이 현상을 보며 우리가 부모가 없이 자란 아이들에게 주는 사회적 낙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기도 하다.
이 외에도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생각해 볼 점이 많은 ‘페인트’라는 책을 학우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실제 출산기피현상이 심화된 지금, 이 책에서 나온 NC센터와 페인트(parent's interview)의 시사점은 우리에게 많은 의문을 던져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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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창비청소년문학 89) 출판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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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읽고 싶은 책이 생기면 그때 그때 메모장에 적어둬요. 잊어버리지 않고 언제든 그 책을 찾아 읽을 수 있도록 말이죠! 이 책도 바로 메모장에 적어 뒀답니다:) 너무나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당장 읽고 싶네요!! 책 추천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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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하면서도 호기심이 생기는 주제를 다루고 있는책인 것 같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부모가 된다는 것의 의미와 저출산 문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거 같아서 꼭 읽어보고 싶어요 ㅎㅎ 서평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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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네요. 페인트가 parent\'s interview라니 저도 소름이 돋아요. \'모든 것이 준비된 부모란 존재할까?\'라는 물음은 저도 많은 생각을 들게 하네요. 완벽한 부모도, 완벽한 자식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요. 다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할 것 같아요.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을 수 있도록 환경이 갖춰지고, 삶에 여유가 생긴다면 저출산 문제가 아주 조금은 해결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리뷰를 통해서 저도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 저출산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었네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