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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출판 창비더보기
“당신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집과 거리가 저녁이 되었습니다. 더 이상 어두워지지도, 다시 밝아지지도 않는 저녁 속에서 우리들은 밥을 먹고 걸음을 걷고 잠을 잡니다. -pg.79"
광주 5.18 민주화 운동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관련 서적을 찾던 중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 소설적으로 접근한 책인 ‘소년이 온다’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을 다 읽은 후 느낀 점은, 5.18민주화운동의 전개양상을 묘사하기 보다는, 정확히 5.18민주화운동을 겪은 이후의 사람들의 ‘트라우마’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다. 실제 우리는 민주화운동에서 많은 사람들이 국가 탄압에 의해 희생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 희생자들의 남은 가족의 삶을 깊게 들여다보려 했던 사람이 있는가?
이 책은 총 6장으로 각 장마다 다른 인물이 서술자가 되어 소설을 진행시킨다. 지금 생각하니 한명의 서술자가 아닌 여러 서술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갔기에 더욱 절절하고 몰입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 민주화운동에서 일어난 피해자가 한 사람 뿐 아니라 여러 사람이라는 것을 인지시켰기 때문이다. 시위를 하던 중 군인의 총을 맞고 무고하게 죽어야 했던 정대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렇지만 총을 맞고 죽어야 했던 정대만이 피해자가 아니다. 정대의 친구였던 중학생 동호는 군인에게 총을 맞고 피를 흘리며 쓰러진 정대의 마지막 모습만을 목격한 채 구하지 못한 죄책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러던 중, 정대의 시신을 찾기 위해 시신수습을 돕다가 들이닥친 군대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다. 그렇다면 동호의 죽음은 동호만의 것일까? 그렇지 않다. 동호의 어머니는 동호의 죽음으로 인해, 평생을 자식을 지켜내지 못한 죄책감으로 살아가야 했다. 그렇다. 민주화 운동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상자가 나왔지만 실제로는 사상자의 주변인을 포함하여 훨씬 더 많은 수의 사람들이 국가의 무력진압으로 인해 고통을 삼키고 눈물을 흘려야 했다.
6장 전체가 충분히 광주민주화운동의 당시 상황과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세밀하게 전해주고 있지만, 나는 특히나 맨 마지막 6장의 동호 어머니의 이야기를 보고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실제 자유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다 무고하게 죽어야 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역시 가족이 있었을 것이다.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온 가족을 맞이해야 했던 당시의 사람들의 심정이 어땠을지 감히 내가 모두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렇지만 나와 같이 당시 민주화운동의 비극과 아픔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기 바란다. 한강의 섬세한 문체를 통해 5월 광주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2 people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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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민주화 운동의 전개보다 그 이후의 트라우마를 다룬 점이 흥미로우면서도 참 가슴이 아프네요. 개인의 죽음이 개인만의 것이 아니라는 표현 역시 마음을 두드립니다. 4.19 혁명 당시 우리 부모 형제들에게 총부리를 들이대지 말라 시위하던 초등학생들의 사진이 문득 떠올랐어요. 우리 모두의 아픔과 비극을 다룬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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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독서토론대회의 지정책으로 \'소년이 온다\' 가 정해져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잊지 않아야 하지만 괜히 마음이 아파 피하게 되는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고 감히 헤아릴 수 없는 아픔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책이에요.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들의 트라우마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으니 모두에게 추천해주고 싶어요 서평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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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 재학 중일 때 야자시간에 공부가 하기 싫어서 책이나 읽어보자하고 골랐던 책이 \'소년이 온다\' 였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도모르게 눈물이 쉴새없이 흘러나와서 숨죽여 눈물 흘리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책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없이 그저 야자시간을 때우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골랐었는데, 그런 제 마음과는 달리 책의 내용은 너무나도 무겁고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묵직해서, 그런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은 것이 죄스럽기까지 했습니다. 누가 저보고 인생 책을 말해봐라고 한다면 망설임 없이 소년이 온다를 말하겠지만 다시 한번 더 읽는 것은 못할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도 소년이 온다를 읽고 제가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서평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