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술사
누군가 나에게 인생 책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라고 대답한다. 나는 이 책을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접했고, 접한 순간 쉴 새 없이 장을 넘기며 스토리를 따라갔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학우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어 최근에 다시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 나에게 감명을 주었던 문구들은 다시 읽어도 여전히 감명 깊었다. 좋아하는 장면들이 너무 많지만 모두 다 적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내가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한 부분을 골라 소개해보려 한다.
책의 주인공 ‘산티아고’는 자신의 직업이던 양치기를 그만두고, ‘보물’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났다. 산티아고는 모험을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이던 양을 모두 팔아서 여행자금을 마련하였다. 그런데 사기꾼의 꾐에 넘어가 하루사이에 여행자금을 모두 잃어버리고는 한 크리스털 가게에서 일을 시작하며 돈을 마련해야 했다. 내가 인상 깊게 여긴 부분은 ‘산티아고’와 ‘크리스털 가게 주인’간의 대화이다. 크리스털 가게 주인은 산티아고에게 자신의 꿈은 ‘메카 순례 여행’이었다고 얘기한다. 심지어 크리스털 가게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메카 순례를 가기 위한 돈을 마련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들은 산티아고는 “그런데 아저씨는 왜 지금이라도 메카에 가지 않는 거죠?”라고 물었다.
그러자 크리스털 가게 주인은 “왜냐하면 내 삶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바로 메카이기 때문이지. 이 모든 똑같은 나날들, 진열대 위에 덩그러니 얹혀 있는 저 크리스털 그릇들, 그리고 초라한 식당에서 먹는 점심과 저녁을 견딜 수 있는 힘이 바로 메카에서 나온다네. 난 내 꿈을 실현하고 나면 살아갈 이유가 없어질까 두려워. ― 나는 오직 메카만을 꿈으로 간직하고 싶어. ― 내게 다가올지도 모르는 커다란 절망이 두려워 그냥 꿈으로 간직하고 있기로 한 거지.”
고등학교 때도 이 내용을 보며 참 많은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다시 읽어봐도 참 생각이 많아지는 대목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크리스털 가게 주인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가? 나는 가게 주인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기에 참 착잡하면서도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가게 주인의 말은, 자신이 평생 꿈꿔 왔고, 자신의 힘든 삶을 버티게 해주는 근원이 되는 ‘희망, 꿈’이 존재하지만, 막상 그 꿈에 다가가서 꿈을 실현시키게 되면 이후에는 자신의 삶이 힘들 때마다 자신을 버티게 만들 원동력이 사라지기 때문에, 차라리 평생을 ‘꿈’으로만 남겨놓겠다고 말한 것이다. 꿈을 꿈으로만 간직하며 살겠다는 크리스털 가게 주인이 여러분은 어리석게 느껴지는가? 도전의 결과를 보기도 전에 결과의 두려움에 억눌려 시작조차 포기해버린 크리스털 가게 주인을 보며 어리석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힘들고 고단한 삶의 원동력마저 사라져버릴까 자신의 희망을 꿈으로만 간직하겠다는 크리스털 가게 주인의 심정이 이해가 되었다. 그래서 이 대목을 보며 참 생각이 많아졌다.
내가 소개한 내용 외에도 내가 인상 깊게 여긴 부분은 참 많다. 무엇보다 이 책은 처음 읽을 때도 ‘묘사를 참 감각적이고 예쁘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을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꿈의 여정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내 인생 책인 ‘연금술사’를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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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출판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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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의 연금 술사! 정말 유명한 책이라 한번쯤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꿈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었군요. 꿈을 꿔보고, 그 꿈에 다가가는 것에 두려움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은 내용이에요. 크리스털 가게 주인의 생각이 저는 이해가 가요. 꿈은 꿈이기에 너무나 대단해 보이고, 그냥 현 상태에 안주해 버리는 걸 택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을 향해 나아갔을 때에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영화배우 윌 스미스가 이 책을 두고 \'꿈을 좇는 사람에게 힘을 주는 아주 훌륭한 소설이다.\'라는 말을 했다고 해요. 조만간 이 책을 읽어봐야겠어요! 인생 책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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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책을 남에게 추천하는 서평도 좋지만, 누구나 한 번쯤 읽어봤을 법한 책은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 책을 읽어본 기억은 나는데 내용이 가물가물하던 차에 서평을 봐서 반가웠어요. 저는 크리스털 가게 주인의 심정이 이해가 가요. 평생을 바라본 꿈이기에 실현되고 난 후에도 계속되는 일상이 두렵겠죠. 어쩌면 크리스털 가게 주인은 메카 순례 여행이 여태껏 해온 기대에 부응해주지 못하리라 생각한 게 아닐까요? 뭔가를 기대했다가 예상과 달랐을 때 실망감은 더욱 크게 느껴지니까요. 메카를 바라보며 삶을 견뎠기 때문에 두루뭉술한 희망으로 간직하는 것 같네요. 새싹이님의 인생 책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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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는 저도 정말 인생책이라고 생각하는 책 중 하나인데 북토크에서 만나게 되어서 참 반갑네요! 저도 고2때, 영어 수업 과제로 원서 읽기를 하며 읽어보았는데 정말 마음에 크게 와닿았던 책이었어요. \'꿈\'이 삶의 원동력이기 때문에 그저 이상으로 남겨둔다는 것은 뭔가 아련하면서도 이해가 되는 것 같아요. 꿈이 되게 많은 사람인데, 이 책을 다시 한번 읽어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서평 잘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