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의 겨울 추위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더 추운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pg77中’
‘게임은 하면 할수록 노력한 만큼 결실을 얻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노력한 만큼 결실을 주지 않는다. 도대체 인생은 얼마나 어려운 게임인 걸까.-pg.110中’
최근 자기개발서나, 에세이 형식의 책이 서점 진열대에서 자주 보이는 듯하다. 각박한 시대에 삶에 지친 현대인들이 많아졌고, 그런 사람들이 위로를 주는 글을 많이 찾기 시작한 까닭인 것 같다.
삶을 위로하는 다양한 에세이 도서들이 한창 유행할 시기에도 나는 이야기가 있는 소설책을 고집하곤 했다. 그런데 나에게도 내 삶에 관하여 하염없이 위로 받고 싶어지는 시기가 찾아왔다. 그 때 도서관을 들려 책들을 기웃거리다가, 눈에 밟힌 책이 바로 ‘삶에 사람에 무뎌진다는 것’이라는 책이었다. 어른이 되는 과정은 여러 일과 감정에 무뎌지는 것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무뎌진다’라는 단어.. 나에게는 덤덤하면서도 서글프게 느껴졌다. 그래서 책에 더 눈길이 갔다.
책은 각 주제별로 짧은 단락의 글이 들어있고, 많은 정보량을 담고 있지 않아 길어도 한 주제에 2쪽을 넘지 않는다. 시간이 날 때 마다 아주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내용이 짧고 간략하더라도, 책을 읽고 든 생각마저 가볍지는 않았다. 다음은 내가 책을 읽으며 봤던 내용 중 하나를 가져온 것이다.
제목 : 과거의 방
거울 속에 비친 나를 마주 보았다. 한 줄기 빛도 들어오지 않는 어두침침한 방에 갇혀 있었다. 어두웠던 과거가 모여 만들어낸 소산이었다. 좀처럼 아픈 기억들이 쉽게 떨쳐지지 않았다. 구태여 들추어 곱씹어가며 아파한 날들이 부지기수니까.
싫든 좋든
살아온 날들보다 많을지도 모르는
미래까지 어둠 속으로 빠뜨릴 필요는 없으니
과거의 방에서 암막을 걷어야 한다.
-pg.166
읽기 쉬운 짧은 글귀지만, 단락들을 읽다 보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그 생각들은 때로는 내게 삶에 대한 물음을 던지기도, 혹은 힘든 삶에 대한 위로를 해 주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삶에 지치고 힘든 학우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며 위로를 많이 받았기에. 읽기에도 부담이 없는 간단한 에세이들과 그에 걸맞는 삽화들, 깔끔하게 정리된 문체. 누군가에게 이 책이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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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사람에 무뎌진다는 것 출판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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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사람에 무뎌진다는 것\'이라는 제목이 정말 와닿네요. 저는 늘 살아오면서 남들보다 노력을 해야 속도를 맞출 수 있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노력만큼 결실을 주지 않는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많은 좌절을 하고는 했었습니다. 어떤 일이나 아니면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무뎌짐과 무기력함을 느낄 때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지 못하고 삶의 의미를 알지 못했던 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리뷰 속에 남겨주신 구절이 인상깊게 다가오네요. 살아온 날들보다 많을지도 모르는 미래까지 어둠 속으로 빠뜨릴 필요는 없으니, 과거의 방에서 암막을 걷어야겠습니다.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리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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