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책을 처음 읽은 때는 4년 전이다. 영어 학원에서 보조매니저 알바를 할 때, 알바를 같이 하는 언니가 책을 추천해 주면서 빌려줬었다. 틈틈히 시간 날때마다 읽었는데, 책 장이 넘어가는 속도가 엄청 빨라 금방 읽어버렸었다. 그 때 책을 읽었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돌아, 이번 [같은 책 다른 생각] 해당 도서목록에 책 제목을 발견하고 다시 집어 들었다. 같은 책을 두번 읽는 것을 즐겨하지는 않는데 이번에는 그때의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었다.
다시 읽어도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단편소설작품은 "공생 가설"이다. 류드밀라. 이 작품에서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공상과학에다가 지금은 볼 수 없는 행성으로 부터 온 외부 존재들을 적으려 한 것은 아닐테다. 나는 누구나 마음 속에 담고 있는 뭔지 모를 그리움을 글로 표현한 것이라 생각한다.
외롭고 슬프고 그리고 그리운 그 대상을 완벽히 그리지 못해도 우리는 항상 마음 속에 외로움을 슬픔을 그리고 그리움을 담고 산다. 우리는 무엇을 그토록 그리워 하는 것일까. 아니, 나는 무엇을 그토록 그리워 하는 것일까.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예뻤던 시간을 그리워 할 수 있고, 떠나간 이를 그리워 할 수 있고, 아끼던 인형을 그리워 할 수도, 그 눈빛을, 그 꿈을, 그 사랑을 그리워할 수 있다. 그때의 나를 그리워 할 수도 있다.
작품을 읽으면서 4년 전 그때도, 지금도 나는 내용이 아니라, 사무치게 그리운 그 감정만 온전히 전달받았다. 그리고 오랫동안 간직했지만 무엇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르는 모난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끄집어 냈다. 내가 조금 더 나이가 든다면 그리움이라는 감정에도 모양이 생길까. 그건 어떻게 생긴 감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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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양장본 HardCover) 출판 허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