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요조에게 공감이 갔던 부분이 있다면?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면?
저도 두려운 상황이 왔을 때 그것을 익살로 승화시킨 경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두려움을 익살로 승화시켰다는 것 자체에는 공감이 갑니다. 하지만 저는 그것을 의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오히려 제 필요에 의한 행동이었습니다. 반면 주인공 요조는 모든 행동의 원인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있었고 익살이라는 가면 또한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의무였습니다. 다른 행동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여기에 대해서 자신의 책임은 회피한 채 그에 따른 결과를 모두 남탓으로 돌리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속으로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익살’이라는 연기를 들키지 않으려고 전전긍긍 노력하는 부분에서, 불편한 것이 있는데 저항하지 않고 무저항으로 반응했으면서 상대방이 나쁜 사람처럼 묘사하는 부분에서, 요조도 결국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라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요조는 이런 이야기 속에서 현대 사회의 겉과 속이 다른 인간들, 앞과 뒤가 다른 인간들, 그러니까 인간의 위선에 대해서 비판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해가 가지 않고 오히려 읽는 내내 불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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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출판 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