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세에 대해 조금은 이해하고 싶다면 이 책 뿐만 아니라 노엄 촘스키의 인터뷰집을 추천한다. 인터뷰와 대담하는 형식으로 아주 쉽게 쓰여진 이 책은 분절적으로 생각해왔던 세계의 사건들과 미국의 선택과 그 의도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뿐 아니라 지구 온난화 문제 등과 같은 환경 문제까지 폭 넓게 다루고 있다. 흔히 노엄 촘스키를 LAD와 같은 모국어 습득 체계이론을 펼친 언어학자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그는 부유한 환경에서도 자국인 미국을 향해 쓴 소리도 아끼지 않는 이 시대의 참 지성인이라 생각한다.
흔히들 미국을 민주주의 국가, 선진국이라고 추상적으로 긍정적이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은 미국의 현실과 오점을 짚는다. 미국의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과 인권을 옹호하고 우리에게 닥친 범 지구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화두를 던지는 책이다. 미국이 남아메리카에 게릴라 군대와 무기 지원을 통해 그들의 경제와 삶을 어떤 형식으로 바꾸어 놓는지 그의 주장을 들을 수 있다. 이런 여러 세계 정세에 대한 그의 의견과 실상을 인터뷰 형식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이 책 뿐 아니라 노암 촘스키의 인터뷰집을 두루두루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인상깊은 구절
이런 점은 미국의 민주주의에 관해 중요한 문제를 제기한다. 대중이 왜 그토록 강력하게 원하는 것을 요구하지 않은 것인가? 대체 왜 집중된 사적 자본이 인간의 삶에 반드시 필요한 것들을 이윤과 권력을 위해 약화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인가? 대중의 요구가 비현실적인 것도 아니다. 다른 국가에서는 흔히 실현되는 요구다.
이 문제는 원자화된 사회에서 나타나는 민주주의의 심각한 결함이다. 대중이 정치,사회,경제 문제를 결정하는 데 의미있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해주는 대중적인 협회와 조직이 없는 것이다. 그런 조직에는 막강한 참여적 노동운동과 대중의 숙고와 참여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정당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정당을 탈을 쓴, 엘리트층이 선택한 후보가 즐비한 집단 뿐이라, 결국 남는 건 유권자 다수가 말 그대로 권리를 박탈당한 탈정치화된 사회다. 유권자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유권자가 원하는 것을 무시하고, 실제적인 의사결정은 집중된 부와 기업권력을 누리는 소수의 손에 달려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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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절망의 시대에 희망을 말하다 출판 사일런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