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도날(세계문학전집 214) 작가 서머싯 몸 출판 민음사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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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머싯 몸의 소설은 언제 읽어도 흡입력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달과 6펜스가 흔히 말하는 그의 대표 소설이지만, 나는 자신있게 서머싯 몸의 소설이라면 이 ‘면도날’을 추천하고 싶다.

    제목이 면도날이지만, 이 단어의 언급은 소설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후에는 면도날의 의미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소설은 기본적으로 사람들간의 관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여러 사람들의 존재와 행동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각자는 고유한 삶을 살아간다. 이 때 타인에게 한 발짝 더 나아가고 그를 이해하려면 각자의 면도날을 넘어 그들에게 나아가야 한다. 그 면도날을 넘는 과정은 그것에 베이고 찢기는 고통을 동반한다. 이러한 작가의 생각이 작중 인물의 삶으로 형상화 되어있고, 은유와 스토리를 통해 사람간의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내가 걔를 잘 아는데’라고 단언하며 상대에 대해 떠드는 사람들을 살아오면서 자주 접한다. 이러한 사람들의 말에 휘둘리지 않을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고, ‘나는 어떻게 살아 왔는가?’라는 성찰을 이 소설을 통해 할 수 있었다. 상대에 대한 진정한 이해는 나의 가치관과 생각을 바꾸는 과정에서 이루어 지고, 이 과정은 마음의 혼란과 고통을 동반한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인간은 더 풍성해지고 다채로운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힌두교 철학이 소설을 이끌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이 생소한 철학을 작중 인물을 통해 직접적으로 설명한다. 이 철학은 한 인물에게 자아를 불어넣는다. 베단타 철학의 도입으로 독자에게 생소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주며 더욱 흥미롭게 책을 읽을 수 있다.

    인상깊은 구절: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어요. 그러니 무언가에게 영원한 존속을 요구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겠죠. 하지만 그것이 존재할 때 그 안에서 기쁨을 취하지 않는 것은 더 어리석은 거에요.

    베토벤이 자신의 영광을 위해 교향곡들을 만들었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마음속에 존재하던 음악을 어떻게든 표현해야 했고, 그래서 자신이 아는 방법을 최대한 총동원하여 최대한 완벽하게 만든 것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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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도날 읽으려고 사뒀는데, 이 비평을 보니 인상깊네요. 베토벤이 마음 속에 존재하는 음악을 자신이 아는 최대한 완벽한 방법으로 만든 것이라는 부분이 인상 깊네요. \'내가 걔를 잘 아는데\' 라는 말로 단언하지 않길, 제가 그런 사람이 되도록 성찰하며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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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과 6펜스는 읽어봤는데 덕분에 서머싯 몸의 새로운 소설을 알게되었습니다. 타인을 이해하려면 각자의 면도날을 넘어서 그들에게 나아가야한다라는 말이 굉장히 인상깊었습니다. 타인과의 진정한 소통이란 것을 우리는 너무 쉽게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면도날에 베인다는 것 자체에 화를 내버린 것은 아닐까 다시 한번 돌이켜보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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