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럼에도, 내키는 대로 산다 작가 이유미 출판 흐름출판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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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좀 지겹다. 괜찮은 사람인 척 하는 것도.”

    낯선 사람들 앞에서, 때로는 다른 사람들의 눈으로 보았을 때 친분이 있다는 것으로 여겨지는 사람들 앞에서 내가 괜찮은 사람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괜찮은 사람인 척하는 아등바등하는 내 모습이 너무나도 작위적으로 느껴져 거부감이 들 때가 있다. 타인의 눈을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도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았다. 내 모든 것을 드러내어도 괜찮을까, 나의 행동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까, 아무 의미 없이 한 말에 상처받지 않을까 등등의 흔히들 하는 걱정이 내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회로 나갈수록 더 안을 향해 몸을 웅크리게 되었고, 사람을 만날수록 외로워졌다. 사람들 앞에서 나라는 사람을 드러내는 것을 최대한 피하였다. 누군가는 나에게, 친해진 것 같은데 왠지 속을 알 수 없다고 하였다. 상처받지 않으려고, 나를 자책하는 일을 피하려고, 항상 웃고 친절하지만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 내치고 있었다. 가끔은 내 결혼식장이나 죽고 난 뒤 내 장례식장에 올 사람이 있긴 할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거리를 유지하다 보니 오히려 다정한 관계가 된 것 같다. 예의에 어긋나지 않을 딱 그만큼의 거리. 서로 걱정하고 인내하고 이해할 수 있는 만큼의 거리 말이다.”

    항상 나에게 인간관계는 풀리지 않는 숙제 같은 것이었다. 숙제는 숙제인데, 풀리지 않으니 볼 때마다 마음은 무겁다. 어쩌다 적당한 해결책을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허점이 너무나도 많았다. 사람을 대하는 것은 첫 만남부터 중간 과정, 어쩌면 올지도 모르는 결말까지 예측할 수 없었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서툴렀다. 극도로 내향적이라 낯을 가려 단체로 모이는 것도 부담스럽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곱씹으며 낀 자리는 역시나 불편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나는 쓸데없는 소모적인 걱정이 너무 많았다. 방금 내 웃음이 너무 경박스럽지 않았나, 쓸데없는 오지랖을 부린 것은 아닌가, 방금 한 말은 너무 별로였는데. 사람을 만나고 나면 항상 어리숙한 내 모습을 후회한다.

    그렇다고 남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내보이는 것도 낯간지럽고 발가벗겨진 기분이 들어 또다시 가면을 쓰고, 또다시 그날 밤 후회한다. 그래서 아예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게 되었다. 적당히 웃고, 적당히 이야기하고. 거리를 둔 만큼 형식적인 애정을 쏟고 있지만, 아직은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 사회적 인맥은 서서히 넓혀가고, 타인과의 스몰토크에 익숙해졌지만, 깊은 관계까지는 나아가지 않았다. 관계가 깊어지지 않을수록 상처는 적게 받았다. 그만큼 나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아도 괜찮았으니까. 관계에 연연하지 않으니 내 마음은 예전보다 한결 가벼워졌다. 그렇지만 이게 인간관계의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적당히 미움 받고 적당히 사랑 주고받고. 이 적당히의 감각이 굉장히 애매하고 두루뭉술하지만, 그냥 내 마음이 가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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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봄님의 고민에 조금이나 공감합니다. 저 또한 깊은 관계에 상처받을까 두려워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영원히 헤어져도 두렵지 않을 만큼의 가벼운 관계를 선택했거든요. 그래서인지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는 다르게 대학교에서는 슆게 마음 터놓을 상대를 찾기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인간관계는 너무 어렵지만 그래도 관계에 있어서 명확한 정답이란 건 없으니까요. 나봄님의 말씀처럼 마음 가는 대로 사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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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인과의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말, 정말 공감합니다. 당장 sns에서도 비공계 계정을 유지하는 이유, 혹은 부계정이 있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 아닐까요? 다른 사람과의 관계로부터 오는 부담이 덜해지는 순간 마음도 가벼워지고, 진정으로 하고싶은 대로 하며 살 수 있더라고요. 나봄님의 의견에 깊이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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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인간관계와 관련한 책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아무리 여러 책을 읽어봐도 인간관계에는 명확한 답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길 원하며 타인의 시선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은 정말 저한테 해당되는 말인지라 서평을 보면서 매우 뜨끔거렸네요. 저도 나봄님처럼 남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른 사람들이 내 곁은 떠나갈까봐 혹은 내가 너무 낯부끄럽고 밤에 후회하면서 발차기를 할까봐 나를 어떻게 내보여야 할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던 시기입니다. 방학 떄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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