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인분의 삶 작가 이슬기 출판 빌리버튼 나봄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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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 속에 언제나 낭만 한 되 정도는 가지고 혼자를 즐겨야지.”

    낭만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낭만은 “현실에 매이지 않고 감상적이고 이상적으로 사물을 대하는 태도나 심리. 또는 그런 분위기.”라는 뜻을 가졌다. 낭만이라는 말은 대부분 거창하게 쓰이지만, 사실 낭만은 우리 곁에 가까이 있다. 언제 어디서든 낭만을 만날 수 있다. 내가 마음만 먹으면 내 일상 모든 것이 낭만적인 일로 바뀔 수 있다. 도서관에 가서 매번 순서를 놓쳤던 책을 발견했을 때, 자기 전에 마신 맥주와 새롭게 고른 안주가 찰떡궁합일 때, 쇼핑몰에서 평소에는 입지도 않던 노란 옷을 샀는데 생각보다 잘 어울릴 때까지. 물론 내가 ‘투머치 긍정러’라서 일 수도 있겠지만, 전부 다 낭만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도 작가님은 혼자 살아가는 삶에서 때로는 소소한 낭만을 찾아갔고, 혼자여서 느낄 수 있는 낭만을 마음껏 누리고 즐기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어른의 삶인가 싶어 부러운 면도 있었고, 홀로 사는 것의 서러움과 외로움도 느낄 수 있었다.

    나의 낭만은 익숙함을 버리고 낯선 곳으로 훌쩍 떠나는 것도, 밤을 꼬박 새우며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오늘이 마지막인 불나방처럼 노는 것도,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세기의 열렬한 사랑을 하는 것도, 젊어서 하는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마인드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버는 것도 아니다. 그저 온전히 혼자가 된 상태에서 뚜벅이가 되어 여기저기 계획 없이 거닐며 앞으로의 삶에 대해 제멋대로 상상하고, 그 상상에 혼자 웃고 울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다시 일어나는 힘을 길러 단단한 사람이 되는 과정 자체가 낭만이라고 생각한다. 이 모든 과정의 전제는 ‘혼자인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언젠가는 혼자 사는 날이 오겠지. 그래도 혼자보다는 같이 먹는 밥이 맛있고, 같이 보는 TV가 더 재미있다. 온전한 나의 공간과 시간. 지금도 나름대로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또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 그래도 가끔은 아주아주 조용한 고요가 그립긴 하다. 사람의 불친절한 소음이 닿지 않으며 주변 사물의 규칙적이고도 무심한 소음에 둘러싸여서 말이다. 그 중심에는 세상과 잠시 단절된, 늘 한결같지만 여전히 불완전한 내가 있어야 한다. 오로지 나 혼자서 사용하는 공간에서, 나 혼자 고립되어 상상 속 세계에 잠식되는 일 또는 서글픈 현실과 맞서 싸우는 일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지금의 나는 혼자서 하는 것에 익숙하지만, 아직은 독립할 생각은 없다. 경제적으로 독립을 할 처지가 못 될뿐더러 어른들처럼 복잡다단한 세상에 온전히 혼자 맞설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어른이다. 생물학적 나이를 따졌을 때는!) ‘일 인분의 삶’을 사는 세상 모든 1인 가구의 가장들에게 존경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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