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르는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 어쩌면 많은 사람이 가지길 원하는 능력일지도 모른다. 오로르는 사람의 눈을 보고 그 사람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아이는 말을 할 수 없지만, 비밀 세계인 ‘참깨 세상’에서는 말을 할 수 있고 누구보다 자유로운 상태에서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지낼 수 있다. 누구보다 자신만의 세계가 뚜렷한 아이다.
“잿빛인 날이 많기 때문에 푸르른 날을 더 아름답게 느낄 수 있어. 밝고 행복한 날만 계속될 수는 없어. 잿빛도 삶의 일부야.”
잿빛. 어떻게 보면 포근하게 감싸 안아주는 느낌이 들지만, 아무래도 부정적인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총명하고 마냥 순수한 오로르의 삶에도 잿빛이 존재할까. 사람들은 말을 못하는 오로르를 자폐아라고 부른다. 현실에서 참깨 세상으로 이동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말을 할 수 없어 자신의 상상 속으로 파고드는 것은 아닐까 안쓰럽기도 하였다. 한편으로는 원하는 것을 하고 느낄 수 있는 세계가 오로르에게는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점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자유롭고 행복한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로르에게 현실의 어느 부분은 잿빛일 수 있지만, 그 잿빛이 있기에 오로르의 맑고 푸르른 날들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이다. 잿빛이 인생에 스며들어 그에 파묻히느냐, 아니면 나에게서 나온 진한 빛깔로 잿빛을 희미하게 만들 것이냐는 인생을 살아가는 본인에게 달린 것이다. 누구에게나 존재하며 완전히 사라질 수 없지만, 그 빛깔은 오로르에게서 나오는 빛과 투명한 푸르름으로 가려질 것이다.
자신만의 세계가 뚜렷하다는 것은, 현실이 아무리 힘들어도 위로받을 수 있는 달콤하고 따스한 공간이 존재한다는 것이며 그 공간에서 받은 위로와 사랑으로 다시 일어나 씩씩하고 명랑하게 현실을 살아갈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도 좋게 말하면 상상력이고 나쁘게 말하면 몽상인 세계가 존재한다. 그곳에서 나는 주인공이기에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원하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잿빛도 색이기에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 그 만남이 삶의 어느 순간에, 아주 우연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찾아올 수 있다. 당황스럽고 막막한 그 순간을 견뎌낼 힘은 어디에서 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답은 아주 가까이에서 금방 찾았다. 나의 세계. 타인이 침범할 수 없는 내 마음의 온실 속 꽃 피워진 세계들. 남들이 들으면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세계가 있기에 용기를 가지고 현실과 당당하게 맞설 수 있다. 힘들어도 나를 따뜻하게 맞이해줄,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곳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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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출판 밝은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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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오르르가 느끼는 아름다움과 따스함을 나봄님의 서평에서도 찾을 수 있었네요. 자신만의 사적 공간 속에서 즐기는 평안함은 정말 힐링 되는 시간이 되는데, 자신의 심상 속에서 그런 따뜻함을 찾는 것도 일상 속 행복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오르르의 특별하고 자유로운 세상을 저 또한 배우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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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부터가 너무나도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마음을 읽은 아이라는 제목이 너무 신선하네요. 남들이 보기에 형편없지만, 그 세계가 있기에 용기를 가지고 행동할 수 있는 마음가짐은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