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을 웃기게 쓰는 사람을 좋아한다. 박찬욱 감독의 글들이 대개 그렇다. 딸애의 가명을 종팔이로 짓는다던가, 월드컵이 보기 싫어 한국을 뜨고 싶었다는 에피소드 등이 그러하다. 좋은 유머는 지성과 위트에서 나오는 법, 책을 읽는 내내 '웃기고 싶다!'라는 유머 감각에 대한 열망이 드러났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거의 다 본 것 같다. 저런 영화 만드는 사람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갈까 궁금했는데 다행히 책을 몇 권 쓰셨기에 읽어볼 수 있었다. 그의 영화가 취향이 아니더라도 책은 재밌게 읽어볼 수 있을 것이다.
촬영 현장 비하인드를 비롯하여 언론사의 천편일률적인 질문에 대한 답안도 만나볼 수 있는데, 일종의 해명처럼 느껴져서 제법 웃겼다. 꼭 영화를 보고 책을 읽기를 권한다. 책을 먼저 읽으면 이해하기도 힘들뿐더러 곳곳에서 스포일러를 만나볼 수 있기 때문에... 못해도 <친절한 금자씨>까지 보고 가면 참 좋다.
창작자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훌륭한 창작자에겐 영향을 준 천재가 있고, 또 그 천재에게 영향을 준 평범한 사람이 있고, 평범한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훌륭한 창작자가 있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하나의 거대한 유수풀장에 들어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서로가 서로를 완성시켜주는 거다. 그래서 세상엔 완벽한 것이 없고, 늘 변화하는 것 같다.
영화를 좋아한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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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의 몽타주 출판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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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님이 책을 내셨던 줄은 몰랐네요. 감독님의 영화를 즐겁게 봤던 터라 책도 꼭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창작자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건 참 흥미로운 일인 것 같아요. 우리도 어쩌면 훌륭한 창작자에게 영향을 주는 창작자일지도 모르겠네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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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님은 머릿속이 궁금한 분 중 하나시죠~ 창작자와 천재, 평범한 사람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완성시켜준다니! 늘 작품을 보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던 저에게는 참신한 해석이네요~ 덕분에 몰랐던 박감독님의 유머러스한 면도 알게되었습니다.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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