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트 보네거트는 '농담'으로 유명하다. 내가 좋아하는 창작자들이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하다. 글을 읽어보니 그들의 통찰과 유머의 원형이 이곳에서부터 왔음을 알 수 있었다. 제대로 된 농담을 하는 것은 정말이지 쉽지 않다.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신랄하게 미국이라는 나라의 모순을 지적한다. 그는 국가를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 매카시즘부터 홀로코스트까지, 모든 권력이 억측가들의 손에 있다는 것에 분노하는 동시에 유머러스하게, 우리에게 현명한 사람이 될 것을 촉구한다.
pp.125-127
농담을 제대로 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다. 예를 들어 <고양이 요람>에는 아주 짧은 장들이 있다. 각 장은 하루치의 작업이고 하나의 농담이다. 만일 비극적인 상황에 대해 글을 쓴다면 효과를 내기 위해 순번까지 매겨가며 글을 쓸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비극적 장면은 불발탄으로 끝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필요한 요소들이 갖춰지기만 하면 비극은 반드시 감동을 일으킨다.
그러나 농담은 무에서 시작해 쥐덫을 만드는 것과 같다. 터져야 할 때에 터지게 하려면 정말 피터지게 노력해야 한다. (...) 유머는 인생이 얼마나 끔찍한지를 한 발 물러서서 안전하게 바라보는 방법이다. 그러다 결국 마음이 지치고 뉴스가 너무 끔찍하면 유머는 효력을 잃게 된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일은 사람들에게 웃음으로 위안을 주는 것이었다. 유머는 아스피린처럼 아픔을 달래준다. 앞으로 백 년 후에도 사람들이 계속 웃는다면 아주 기쁠 것 같다.
p.93
모든 권력은 억측가들의 손에 있었다. 이번에도 그들이 승리한 것이다. 병균 같은 존재들이었다. 그렇게 해서 오늘날 우리도 똑바로 주시해야 할 억측가들에 관한 사실 하나가 드러났다. 우리도 정신 차려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들은 생명을 구하는 데 관심이 없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 그래서 아무리 무지하더라도 그들의 억측이 언제까지나 유지되는 것이다. 그들이 증오하는 것이 있다는 그것은 현명한 사람이다.
그러니 어떻게든 현명한 사람이 되어달라. 그래서 우리의 생명과 당신의 생명을 구하라. 존경받는 사람이 되어달라.
어쩌면 현대적 영웅은 사람들이 무심한 일, 즉 어머니와 아기들 또는 노인들처럼 육체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무력한 사람들을 돌보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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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없는 사람(양장본 HardCover) 출판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