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독 자기계발서를 여럿 봤다. 그만큼 시간적인 여유가 있기도 했고, 넘치는 여유를 감당하지 못해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감정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너무 어렵게만 느껴지는 자기계발서는 훗날을 기약하고서 원래 흥미가 있던 계획과 다이어리에 관한 책을 집어 들었다.
불렛저널은 이미 제작된 다이어리를 쓰지 않고 공책을 나의 편의대로 사용하기 위한, 그리고 계획에 관한 지침서이다. 책에서 당장 활용 가능한 방법을 알려주기에 실제로 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쭉 나온 대로 작성하다 보면 기록이 시작된 불렛저널 한 권이 내 손에 들려 있다. 올해 3월에 불렛저널을 시작하여 약 8개월 정도가 흘렀다. 실제로 이를 작성하는 동안 어느 정도 건실한 삶을 살았다! 기록을 살펴보니 답지 않게 단계를 밟아 과제를 완성한 내용이 있었다. 계획한 시간 내에 비대면 강의를 들은 모습도 보이고, 정해놓은 공부량을 실천한 기록도 종종 있다. 매월 정산을 통해 수중에 돈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도 가능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이어리를 적을 힘도 없는 시기 또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2월 후반쯤 시작한 기록을 6월까지 지속하다 7, 8월은 뻥 비어있다. 아마 요일마다 비대면 강의로 시간의 흐름을 파악했는데, 종강과 동시에 일과가 아무것도 없어져서 나를 놓친 느낌이다. 그러다 또 9월에 새 다이어리와 함께 돌아왔다. (이전 다이어리는 얇아서 다 사용했다) 지금까지도 엄청 바쁜 날이 아니라면 짧게라도 기록을 쓰고 있긴 하다.
다이어리를 작성하면서 느꼈던 긍정적 영향은, 여유가 없어 작성하지 못할 땐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당연하게도. 삶이 잘 굴러가야 다이어리를 적는지, 다이어리를 적어서 삶이 잘 굴러가는지 판단하기가 참 모호하다. 그렇기에 불렛저널을 꼭 해봐야 한다든지, 이것만이 답이라고 말하지 못한다. 그러나 어느 정도 일과가 있거나 뭔가를 시작할 계기가 생기는 시점에 활용해보면 나름의 효과를 볼 수 있으리라. 2020년도가 한 달하고 10일 정도 남았다. 12월 후반쯤 모두가 다시 다이어리에 빠질 시점, 새로운 기록의 형태인 불렛저널에 도전해보는 건 어떨지 추천해본다. 적당한 사이즈의 얇은 공책이 가장 좋다. (얇지만)한 권을 다 썼다는 성취감이 짜릿하다는 건 나의 경험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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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렛저널(양장본 HardCover) 출판 한빛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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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을 거의 1년동안 실천하셨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불렛저널이라는 책을 처음 들어봤는데, 게획과 다이어리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군요. 저도 매년 다이어리를 쓰고 있는 입장에서, 사번님이 말씀하신대로 \'다이어리를 적을 힘도 없는 시기\'가 존재한다는 것에 동의해요. 사실 다이어리를 쓰긴 하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쓰는 건 정말 힘든 일이더라구요ㅎㅎ 그래도 저는 계획을 짜거나 일기를 쓴 날이면 그러지 않은 날보다 훨씬 성취감이 많이 느껴지더라구요! 이 책에서 말하는 대로 얇은 공책을 활용하여 새로운 기록의 형태를 도전해보고 싶어지네요 !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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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플래너에 계획을 적는 것을 좋아하는데, 제작된 다이어리가 아닌 그냥 공책을 나의 편의대로 사용한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8개월 정도를 실제로 실천하셨다는게 정말 멋있습니다bb 겨울방학 때 불렛저널을 읽어보고 저도 한번쯤 시도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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