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교육 코너를 둘러보다가, 표지가 너무 평화롭고 예뻐서 눈길이 갔던 책이다. 평소 차가운 느낌보다는 따듯한 느낌을 더 선호하는데, 이 책의 첫 인상이 너무 따듯하고 무해해서 어떤 책인지 살펴보지도 않고 바로 빌려왔다. 집에 와서 살펴보니 책의 저자이자 초등 특수교사이신 주효림 선생님께서 장애 아동들과 함께했던 따뜻한 성장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었다.
저자는 특수교사가 되고 가장 힘든 것이 아이들 기다리기였다고 한다. 내 손으로 하면 10초도 안 걸릴 일이 아이들 손에서 10분 넘게 머무르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고, 아직도 사실 힘들다고 한다. 아이들의 속도를 인정하는 것 그리고 그 속도에 맞춰 걷는 것, 그렇게 기다림에 익숙해지는 것이 아이들을 아끼고 존중하는 내 진심을 전달하는 방법임을 알게 되었다는 글을 읽고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졌다.
이 책을 통해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존중과 방임의 차이다. 존중하는 태도는 학생이 뭔가를 하지 않겠다고 할 때 이유를 묻고, 그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며, 방임은 학생이 뭔가를 하지 않겠다고 할 때 무조건 받아들이고 원하는 대로 하게 두는 것이다. 방임은 언뜻 보았을 때 학생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학생에게 성공할 기회도 실패할 기회도 주지 않는 것이다. 존중이라는 명목으로 방임하지 않도록 매 순간 따뜻하게 학생들을 살피는 교사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예비 교사들과 현직 선생님들, 그리고 교육에 관심이 있는 누구나가 한 번쯤은 읽어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