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나에게 생활비를 주지 않는다> 누구나 다시 돌아보게끔 만드는 제목이다. 생활비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하면서도 필수적인 요소이지 않은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단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부모로부터의 경제적 자립을 꿈꾸며 아등바등 살고 있는 나는 이 책의 제목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책장을 펼치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는 도중에 몇 번이고 책장을 덮고 싶었다. 책이 재미가 없어서? 책의 내용에 공감되지 않아서? 아니다. 너무나도 공감되어서 덮고 싶었던 것이다. 누군가 나를 엿보고 이를 책으로 펴낸 것 같아 부끄러울 정도로 주인공들은 나를 닮아 있었다. 이 책을 읽게 될 여러분 중 상당수가 나와 비슷한 기분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생활비'를 계기로 주인공들의 관계와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끔 한다. 생활의 필수 요소인 생활비를 계기로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게 해주는 것이다. 책을 읽는 도중에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삶일까?', ' 나의 어떤 과거가 나의 현재로 이끈 것일까?'라는 고민을 계속해서 하게 되었다.
책의 후반부에 주인공들은 어머니가 자아를 일깨울 수 있도록 <엄마 전공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우리도 우리의 부모님의 자아를 일깨워주는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건 어떨까? 이를 돕는 과정에서 우리 또한 자기 자신을 전공하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