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19편의 짧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우리의 소소하고 가까운 일상을 배경으로 현실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듯한 인물들의 이야기이다. 19개의 단편 모두 기-승-전-결이 완벽히 갖추어진, 해피 혹은 새드 엔딩으로 마무리되는 이야기들은 아니다. 그냥 누군가의 흘러가는 일상의 한 부분을 엿보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편하게 쭉 읽어나갈 수 있지만 막상 단편 하나를 읽고 나면 이야기 속 사건의 전후 상황에 대해서 다시 상상해보게 된다. 그리고 인물들의 대사나 행동묘사에서 나타나는 그들의 심리를 들여다보고 그것에 공감하다보면 평범한 일상의 대화에서 위로를 받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하고,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한다. 책의 제목처럼 이야기는 짧지만 그것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하게 만든다.
이리저리 흘러가다 마무리되는 듯한 작가의 문체도 매력이 있다. 처음에는 응? 하고 멈추게 되는데 곱씹다보면 재미있다. 인물의 심리나 상황에 대한 묘사가 잘 되어 있어서 글을 읽으면서 동시에 머리에 그려볼 수 있다.
19편의 단편 중 두개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다.
<서로의 기도> : 서로 다른 시기에 어떤 이유로 각자의 힘듦을 겪고 난 누나와 동생의 이야기이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데, 그 방식이 ' 내가 너를 위해 이렇게까지 한다'는 듯한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소중한 나의 사람이 무사히 어려움을 견뎌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진득하게 뒤에서 응원하고 챙겨주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모습을 보고난 뒤 내 마음까지도 든든한 느낌이 들었다.
<춤을 추며 말없이> : 화자인 손자가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방을 정리하며 할아버지의 언어와 움직임을 따라하는 인공지능 로봇을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할아버지를 더 이해하고 그리워하는 내용인데, 그 자체로 마음이 아프다. 읽는 내내 마음 한켠이 찡했는데 결국 다 읽고났을 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단편들이 전부 이어지지 않고 독립적이기 때문에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틈틈히 꺼내 읽기 좋은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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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출판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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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라는 제목이 참 마음에 드네요. 무언가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하는 일은 제게 있어 아주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특히나 책에 담긴 내용들도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만한 내용이라고 하니, 읽으면 매우 공감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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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을 읽어 본지 오래된것 같은데 책 추천해주시는 글을 읽고 한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편소설의 매력은 편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났을 때의 여운이 긴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글을 읽으면서 머리에 그려볼 수 있는 소설은 읽기 편해서 좋은 것 같아요!ㅎㅎ 추천해 주신 말처럼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틈틈히 꺼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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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소설 정말 좋아하는데 책 읽어봐야겠네요. 19개의 소설 모두 색이 다른 이야기들을 하고 있을 것 같아 기대돼요. 좋은 책 추천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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