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한 작은 마을에 사는 모모라는 여자아이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한 이야기다. 모모는 겉으로 보기엔 작고 마른데다가 누더기 같은 옷을 입고 가족도 없이 혼자 한 원형극장 터에 살고 있는 아이다. 하지만 모모에겐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 바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재주였다. 마을 사람들은 모모에게 이야기를 털어놓다 보면 문제가 항상 해결되어 모모가 특별히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서 가곤 했다. 또한 모모가 함께 있다면 아이들은 무한한 상상력이 발휘되어 큰 도구가 없어도 즐겁게 놀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마을엔 회색신사들이 돌아다니게 되는데 이들은 일명 시간도둑으로, 사람들에게 그들의 시간을 저축해 준다고 말하지만 사실그들은 사람들의 시간(수명)을 빼앗아 그걸로 생명을 유지해 갔다. 갈수록 사람들은 그들에 의해 열심히 일은 하지만 시간은 더욱 없어지고 삶의 여유와 그에 따른 즐거움이 모두 사라지며 시간을 더 아끼기 위해 개인적이고 이기적으로 변해갔다. 그렇지만 유독 신사들은 순수하고 남을 생각하는 모모를 건드리지 못하였다. 회색신사가 바꿔버린 삭막한 도시는 결국 모모와 시간을 관리하는 호라박사, 반시간을 내다보는 신기한 거북의 활약으로 마을사람들을 다시 하루하루를 즐기며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되돌릴 수 있었다.
책을 읽은 뒤 모모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모모는 사람들이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을 때 그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 주려고 나서서 아등바등하지 않는다. 오히려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들어줌으로서 그 사람이 자신에게서 깨달음을 얻고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도와준다. 나 또한 이를 따라 주변인들의 고민이나 문제들을 먼저 잘 들어주는 든든한 존재가 될 것이다. 나에게 털어놓음으로서 상대가 스스로를 알게 되고, 나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나온 조언들에 자신을 맞추는 게 아닌 스스로가 판단하여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고싶다. 이 마을 사람들은 문제가 생기면 “일단 모모에게 가보게!”라고 한다. 정말 멋진 말이라 생각했다. 누군가가 의지하고 믿는 존재란 뜻이니까.
또한 초등학생들이 몇 년 이후 본격적으로 맞이하게 될 경쟁사회에서 의도치 않게 잃게 되어버릴 상상력들을 미래의 초등교사가 될 사람으로서 지켜주어야 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아이들일 때에 가진 그 무한한 상상력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즐기고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사회는 다들 미래에 자신이 원하는 행복과 이상향을 위해 현재의 여유롭고 행복하게 보낼 시간들을 쪼개어 사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미래의 투자를 위한 시간도 아까운 시간은 아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점점 지쳐가고, 살아가는 의미를 잃어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이들은 이 책에 나오는 변해버린 마을 사람들과 많이 닮아있다. 누군가를 이겨야 내가 살아 갈 수 있고, 끝없이 자기계발을 위한 투자를 해야하는 경쟁사회 속에서 “우리가 원하는 행복이 과연 무엇일까?”에 대한 답을 고민해보도록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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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비룡소 걸작선 13) 출판 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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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출판 문학동네여름이라는 단어를 보았을때 더운 공기와 강렬한 태양과 그 아래 푸르게 빛나는 나무들, 상큼한 제철과일들이 떠올랐다. 그래서일까, 파란색의 표지와 여름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제목을 보고 밝고 통통튀는 내용의 이야기가 담겨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제목의 포인트는 '여름'이 아니라 '바깥은'에 있다. '바깥'은 에너지가 넘치고 따뜻하고 뜨거운 여름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안' 은 겨울이다. 차갑고, 쓸쓸하고, 외롭고, 추운. 겨울의 삶을 겪고 있거나 혹은 마음속의 겨울을 마주한 인물들의 이야기 7개가 담겨있다.더보기
' 볼 안에선 하얀 눈이 흩날리는데, 구 바깥은 온통 여름일 누군가의 시차를 상상했다.' - <풍경의 쓸모> 중-
각 이야기에는 다양한 형태의 상실이 담겨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기도 하고, 당연한 존재이기에 무신경했던 이가 곁에서 사라지기도 하고, 자식을 잃기도 하고, 내가 알던 상대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마주하며 내가 알던 상대의 모습을 잃기도 한다. 소설 속 인물들은 상실을 겪으며 고통스럽고 슬프고 아프고 공허하고 허탈함을 느낀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는 내용은 담겨있지 않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읽고 난 후 밀려오는 먹먹함을 떨쳐내기 힘들다. 그저 소설 속 인물들이 각각의 겨울을 잘 이겨내고 여름이 있는 바깥으로 나오길 바랄 뿐이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슬픔을 다룬 <입동>과 그저 '내 아이' 이기에 사랑으로 보듬어 온 아이의 또다른 모습을 마주한 부모가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보여주는 <가리는 손> 이 두 작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름은 바깥\'이라는 제목에서 상실이라는 주제를 마주할 수 있다는 게 색다르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여름과 겨울, 안과 바깥, 즉 하나의 상징에서 반대되는 것을 이끌어내는 과정 중에 발견되는 슬픔이라니, 꼭 이 책을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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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양장본 HardCover) 출판 창비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 있는 중학생 소년 선윤재는 '아몬드'라고 불리는 편도체가 작아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한다. 특히 공포와 분노를 느끼지 않으며 상황에 따른 감정들을 학습해야만 했다. 타고난 침착성과 비교적 괜찮은 지능, 그리고 엄마와 할머니의 사랑과 관심 덕에 '평범해 보이도록' 잘 살아왔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이브인 자신의 16번째 생일 날 비극적인 사고로 유일한 가족이던 엄마와 할머니를 잃게 된다.더보기
홀로 남겨진 상태로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윤재는 '곤이'를 만나게 된다. 놀이동산에서 미아가 된 뒤 13년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곤이는 흔히 말하는 '문제아'이다. 분노로 가득찬 아이인 고니는 돌아온 가족에게도 환영받지 못하고 학교에서도 그저 불량한 모습이었다. 곤이는 윤재를 괴롭히고 분노를 표출하지만, 감정변화가 없는 윤재앞에서 결국 무너지고 만다. 전혀 다른 성향을 가진 둘은 시간이 지나면서 싸움으로 시작한 특별한 우정을 쌓게 된다. 그리고 무미건조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던 윤재가 곤이를 통해 내면의 변화를 겪기 시작한다.
(뒤에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과 윤재를 돕는 다른 인물들은 책에서 확인하시길!)
평범하고 따뜻한 성장소설 같지만 사실 꽤나 심각하고 강렬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주인공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지만 오히려 독자인 나는 주인공이 담담한 문체로 그려내는 세상에서 아픔, 감동, 기쁨, 슬픔 등 여러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
감정 표현 불능증을 앓고있는 윤재를 보다보면, 오히려 본인의 감정을 더 중시하기에 타인에 감정에 무감각하게 반응하는 인물들에게서 공감불능의 삭막한 사회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타인의 아픔을 모르기에 공감해줄 수 없는 윤재보다 타인의 아픔을 알면서도 눈과 귀를 막아버리는 사람들이 더 괴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그렇기에 그만큼 소중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문장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내용은 걷잡을 수 없이 전개되기에 한번 책을 들면 그 자리에서 다 읽게 될 만큼 흡입력이 좋은 책이다. 독특한 캐릭터들의 조금은 극단적인 현실을 보여주면서 '공감능력이 부족한' 현대 사회의 모습에 문제를 제기한다. 한국형 영어덜트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화제가 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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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곤이가 대체 어떤 앤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나는 그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단지 아무도 곤이를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았을 뿐이다." -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출판 마음산책이 책에는 19편의 짧은 이야기들이 담겨있다.더보기
우리의 소소하고 가까운 일상을 배경으로 현실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듯한 인물들의 이야기이다. 19개의 단편 모두 기-승-전-결이 완벽히 갖추어진, 해피 혹은 새드 엔딩으로 마무리되는 이야기들은 아니다. 그냥 누군가의 흘러가는 일상의 한 부분을 엿보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편하게 쭉 읽어나갈 수 있지만 막상 단편 하나를 읽고 나면 이야기 속 사건의 전후 상황에 대해서 다시 상상해보게 된다. 그리고 인물들의 대사나 행동묘사에서 나타나는 그들의 심리를 들여다보고 그것에 공감하다보면 평범한 일상의 대화에서 위로를 받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하고,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한다. 책의 제목처럼 이야기는 짧지만 그것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하게 만든다.
이리저리 흘러가다 마무리되는 듯한 작가의 문체도 매력이 있다. 처음에는 응? 하고 멈추게 되는데 곱씹다보면 재미있다. 인물의 심리나 상황에 대한 묘사가 잘 되어 있어서 글을 읽으면서 동시에 머리에 그려볼 수 있다.
19편의 단편 중 두개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다.
<서로의 기도> : 서로 다른 시기에 어떤 이유로 각자의 힘듦을 겪고 난 누나와 동생의 이야기이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는데, 그 방식이 ' 내가 너를 위해 이렇게까지 한다'는 듯한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소중한 나의 사람이 무사히 어려움을 견뎌내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진득하게 뒤에서 응원하고 챙겨주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모습을 보고난 뒤 내 마음까지도 든든한 느낌이 들었다.
<춤을 추며 말없이> : 화자인 손자가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방을 정리하며 할아버지의 언어와 움직임을 따라하는 인공지능 로봇을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할아버지를 더 이해하고 그리워하는 내용인데, 그 자체로 마음이 아프다. 읽는 내내 마음 한켠이 찡했는데 결국 다 읽고났을 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단편들이 전부 이어지지 않고 독립적이기 때문에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틈틈히 꺼내 읽기 좋은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라는 제목이 참 마음에 드네요. 무언가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하는 일은 제게 있어 아주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특히나 책에 담긴 내용들도 현실에서 충분히 일어날 만한 내용이라고 하니, 읽으면 매우 공감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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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을 읽어 본지 오래된것 같은데 책 추천해주시는 글을 읽고 한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편소설의 매력은 편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났을 때의 여운이 긴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글을 읽으면서 머리에 그려볼 수 있는 소설은 읽기 편해서 좋은 것 같아요!ㅎㅎ 추천해 주신 말처럼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틈틈히 꺼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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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단편소설 정말 좋아하는데 책 읽어봐야겠네요. 19개의 소설 모두 색이 다른 이야기들을 하고 있을 것 같아 기대돼요. 좋은 책 추천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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