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독서를 읽고 문유석 판사님의 문체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읽어봤던 판사님의 다른 책이다. 쾌락독서만큼 유쾌하고 가볍게 읽힌 책은 아니었지만 진지하고 무거운 톤의 에세이로서 나름의 매력이 있고 얻어가는 것이 많았던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타인들과 타협해야 하는가? 결국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다'
-> 내가 행복하기 위해 타인과 연대해야하는 것이라는 말에는 동의한다. 혼자 있는것이 편하지만 다른사람과 있을때 더 즐거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꼭 타인과 연대해야 하는 이유가 나의 행복을 위해서만일까...
'비교적 상층부에 있는 사람들 역시 그런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 내 관찰이다
-> 슬픈 현실이다... 어쩌면 높은 위치에 있을수록, 돈이 많을수록 더 불행해질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욕심없이 사는것이 행복의 지름길인 것 같다.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과잠'문화도 정밀해진 대학별 과별 서열의 수직선 내에 자신이 어디쯤 위치에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풍조다'
-> 이 부분을 읽으면서 살짝 부끄러웠다. 좀 괜찮은 대학 다닌다고 과잠 입고 돌아다니며 내 위치를 과시했던 모습이 부끄럽기도 하고 나 자체도 사회의 서열주의에 물들어있었다는 것이 슬프기도 하다.
'남부럽지 않게 살고 싶다는 집착 때문에 인생을 낭비하는 이들을 접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그냥 남을 안 부러워하면 안 되나. 남들로부터 자유로워지면 안 되는 건가'
-> 이 말이 백번천번 맞다고 생각이 들지만 어떻게 보면 남부럽지 않은 위치에 있는 사람만이 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어릴때부터 책을 끼고 살았고 공부를 많이 안해도 학창시절엔 최상위권이었고 현재 판사인 사람이 노력해도 안되는 사람들의 심정까지 이해하긴 힘들 것 같다. 조금은 자기중심적인 말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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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가 노래하는 곳 출판 살림많은 메시지가 담겨있는 이 아름다운 소설을 읽으며 다양한 생각을 하고 복잡한 감정을 느꼈다. 내가 느낀 감정과 생각을 정리하기 힘들 정도로 정신없이 소설 속에 빠져들었다. 겨우 소설에서 헤어 나와 내가 생각하고 느꼈던 내용을 3가지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정리했다.더보기
이 책이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아름다운 문장 때문일 것이다. 문장이 소설의 시공간적 배경과 인물의 심리를 입체적이고 시적으로 묘사하여 이야기가 특유의 서정적이면서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형성한다.
너무 아름다워 눈길을 끌었던 표현이나 신박하고 새롭다고 느껴지는 표현에 밑줄을 긋고 책의 귀퉁이를 접었더니 책이 두꺼워졌다. 작가의 은유적이며 아름다운 문체를 닮고 싶다.
사회적인 낙인은 소설 속 사회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찾아볼 수 있다는 표현보다는 오히려 흔하게 나타난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로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은 즉 우리는, 우리와 다른 사람을 틀리다고 생각하며 그들을 낙인찍는다. 낙인을 찍는 것은 찍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쉽다. 그냥 나와 다른 저 사람을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피하면 된다. 하지만 낙인이 찍힌 저 사람은?
평생 트라우마에 갇혀 산다. 소설 속 마시걸 카야처럼 말이다. 조그마한 6살 꼬마 아이가 가족도 없이 홀로 늪에서 살다 용기 내어 처음 학교에 갔을 때 그녀는 늪지에서 혼자 살아 어둡고 음침한 아이로 이미 낙인찍혀 유령 취급을 당하거나, 글을 모른다는 이유로 비웃음을 당하고 다시는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그 후로 10년이 흐르고도 자신을 학교로 데려가려는 교육 공무원을 피해 숨어 다닌다. 너무 마음이 아팠다.
이 이야기는 단지 소설 속 허구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사회와 맞닿아있는 우리 사회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우리는 소설을 읽으며 우리 자신이 카야를 이해하고 그녀에게 공감했기 때문에 타인을 낙인찍고 차별적으로 바라보는 마을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스스로를 안심시킨다. 소설 속 마을 사람들과 우리의 차이점은 선인과 악인의 차이가 아니라 카야에 대한 이해 정도의 차이이다. 이 책을 읽은 우리는 모두 카야의 어린 시절부터 카야가 성인이 될 때까지 그녀를 지켜봐 왔기 때문에 카야라는 인물의 성향과 그녀의 관심사, 주변 환경까지 이 인물에 관한 정보를 이해하고 그녀의 감정과 생각에 깊이 공감했다. 이러한 이해와 공감으로 인해 우리는 이 인물에 대해 편견을 가지지 않고 낙인찍지 않았던 것이다. 반면 마을 사람들은 카야의 감정과 생각에 공감하기는커녕 공감하기 위해 필요한 이해조차 하지 못했다.
여기서 우리는 우리 사회의 커다란 문제인 사회적 낙인을 해소할 수 있는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나와 다른 저 사람이 살아온 환경과 주변 관계들을 고려하여 그 사람을 이해하고 그 사람의 감정과 생각에 공감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것이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이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 2 people 좋아요 님이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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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인 효과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책을 통해 접하는 인물은 주변인에 대한 정보까지도 우리가 알기 때문에 그녀의 감정을 깊이 공감하지만, 실제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공감은 커녕 공감하기 위해 필요한 이해조차 하지 못했다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저도 다른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을 다 아는것도 아니면서 저 사람은 가까이 하고 싶지 않는 사람이야, 하고 생각한 적이 있는데 앞으로 더 주의깊게 생각하고 함부로 판단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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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낙인은 앞으로 교직에서 학생들을 지도 해야 할 저희들에게 가장 주의해야 할 점 중 하나 라고 여겨집니다. 저희도 사람이기에 첫인상이나 타인의 말에 휘둘릴 수 있기에 더 주의해야되겠지요. 누군가에 대해서 너무 섣부른 판단을 하고 있는건 아닌지 스스로를 되돌아볼 기회로 삼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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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발자국 출판 어크로스2부는 사실 1부에 비해 큰 관심이 없었다. 제목부터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상상하는 일'이라니... 제 미래를 상상하지도 않는데 기술의 미래, 나아가 세계의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저한테 너무 힘든 일이 아닐까요 작가님?'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뇌과학자가 생각하는 미래는 어떤지, 대학에서 귀가 닳도록 들었던 4차 산업혁명이 도대체 뭔지 궁금하긴 했다. 그래서 1부보다는 잘 안읽혔지만 최선을 다해 꼼꼼히 읽으려고 노력했다.더보기
나는 창의성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 생각해왔다. 그래서 그룹 내에서는 절대 튀지 않고 묻어가기의 장인으로 약 21년을 살아왔고, 이런 나의 모습을 바꾸어야 한다거나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상은 창의적인 사고력을 가진 사람이라지만 나는 지금의 모습으로도 잘 살고 있기 때문에 대학에서 들었던 말들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교수님 죄송해요) 그래서 창의적인 사람들의 뇌가 그닥 궁금하지는 않지만 책을 순서대로 끝까지 읽어야 하는 병이 있어서 이 부분을 읽었다. 생각보다 재미있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뇌에서는 전혀 상관없는 영역이 신호를 주고 받는다니. '창의적'이라는 추상적이고 모호한 개념이 더 직관적으로 쉽게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글의 소재와 관련 없는 자료를 찾아 글의 소재에 대한 비유로 쓸 때 창의적인 글을 쓸 수 있다는 아이디어도 창의적이라 생각했다.
아직까지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싶다는 생각이 그닥 강하게 들지는 않지만 너무 뻔하고 지루한 사고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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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있는 서점(양장본 HardCover) 출판 루페읽는 내내 몽글몽글해지고 행복했던 책. 작은 섬 앨리스에 있는 하나뿐인 서점 주인 에이제이와 주변 사람들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책인데 마치 나도 에이제이의 주변 사람이 된 것처럼 책에 이입할 수 있었다.더보기
이 책의 내용은 몽글몽글하고 포근한 느낌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무거운 부분이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이 꽤많이 죽는다거나, 어린 아이 유기라던가, 가족의 물건을 도둑질했지만 끝까지 밝히지 않는다거나...
이런 내용들이 포함됐음에도 이 책이 어둡고 무겁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우선 책의 배경이 섬의 하나뿐인 서점이기 때문이다. 휴양지에 위치한 서점이라는 배경만으로도 이미지가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진다. 화창한 날씨, 바다, 그리고 그 중심에 위치한 아기자기한 서점. 따뜻한 분위기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두번째 이유는 충분한 심리묘사이다. 사건 중심으로 무미건조하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에이제이, 에밀리아, 마야 등 나오는 인물들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전개하기 때문에 심리가 충분히 들어날 수 있는 것이다. 한 인물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돌아가며 다양한 인물들에 초점을 맞추어서 어떤 사건에 대한 모든 인물의 심리를 알 수 있는것이 좋았다.
마지막으로 헤어짐보다는 만남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 전개이다. 이 소설에서 헤어짐은 새로운 만남을 위한 발판일 뿐이다. 니콜이랑 헤어짐으로써 어밀리아를 만났고 책을 잃어버림으로써 마야를 만났다. 이즈메이는 남편을 잃음으로써 램비에이스를 만났고 마지막에 어밀리아가 퇴사하며 새로운 영업사원이 들어온다. 심지어 에이제이는 수술 전 어밀리아에게 자신이 죽으면 새로운 남자를 만날거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새로운 인연을 만나며 그 슬픔을 극복하고 인물들이 행복해지는 것을 지켜보며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지어졌다.
한마디로 따뜻하고 잔잔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의
취향을 저격한 힐링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