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책의 표지를 보고 가볍게 읽기 시작했지만, 결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지금 우리의 현실과 지구의 상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읽은 후에 드는 많은 생각과 책임감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상하면서 행동의 변화를 촉구하는 기존의 책과는 달리 이 책은 과거에 비해 지금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객관적인 수치를 보여준다.
'1969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인구는 두 배가 되었고, 곡물 생산량이 세 배로 증가했고, 육류 생산량이 세 배 늘었고, 해산물 소비는 세 배가 늘었고, 인간이 매일 만들어내는 폐기물은 두 배 이상 늘어났고, 사람들이 매일 사용하는 에너지의 양은 세 배 늘었고, 전 세계 화석연료 사용량은 세 배 정도 늘었고, 플라스틱 생산량은 열 배 늘어났고, 지구 표면의 평균온도는 화씨 1도 가량 상승했으며, 평균 해수면이 10센티미터가량 상승했다.'
그 효과는 대단하다. 작가는 덤덤하게 제시하지만, 변화된 수치를 읽는 것만으로도 지금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게 되고, 경각심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지 이 상황이나 미래에 대한 두려움만을 주지는 않는다. 두려움 때문에 이 상황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내가 변화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내가 환경을 위해 노력할 것은 무엇인지 관심을 갖게 한다.
' 모든 생물종은 결국 멸종할 것이다. 심지어 우리 인간조차. 지금 이 순간에 관해 말하자면, 아직 기차가 역을 출발하지는 않은 상태다. 아직은 우리가 스스로의 소멸과 관련해 어느 정도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 행동을 취하길 원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의미를 가질 동안에 빨리 시작해야 한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말이다. 나 하나 바뀐다고 뭐가 달라질까, 이런 생각 대신 나부터 책임감을 갖고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부터 바꿔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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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출판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