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하면 흔히 달콤한 맛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사실 초콜릿의 주원료는 카카오다. 초콜릿은 달기만 한 사탕이나 캐러멜과 다르게 씁쓸한 맛이 난다.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은 씁쓸함은 초콜릿이 주는 매력일 것이다. 이러한 초콜릿의 맛은 비극과 희극이 공존하는 우리의 인생과도 같다.
이 책의 주인공 티타의 인생은 ‘쓴 맛’과 가깝다. 막내딸은 평생 결혼하지 않고 엄마를 돌봐야 한다는 집안의 전통 때문에 사랑하는 연인 페드로과 이어지지 못한다. 페드로는 티타의 곁에 영원히 남기 위해서 티타의 언니 로사우라와 결혼을 한다. 이러한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티타는 자신의 슬픔, 체념, 분노, 욕망, 사랑을 요리를 통해 표현하며 씁쓸함 속의 달콤함을 찾아낸다.
이 책은 관습에 억압되고 속박된 여성의 성, 사랑, 자유 등을 음식을 통해 나타낸다. 음식과 사랑은 닮은 면이 많다. 완성하기까지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며, 우리의 감각과 감정을 충만하게 만든다. 우리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들이기도 하다. 책 속에는 장미 꽃잎을 곁들인 메추리 요리, 아몬드와 참깨를 넣은 칠면조 몰레, 크림 튀김 등 듣기만 해도 군침이 고이는 멕시코 음식들이 등장한다. 마치 요리책과 같은 구성이다. 이러한 음식의 레시피와 요리 과정들이 티타의 이야기와 어울려 절묘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랑과 열정, 관능의 달콤함과 현실과 운명의 씁쓸함이 어우러져 꼭 훌륭한 음식을 먹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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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출판 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