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제목의 책이었다.
우리는 늘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
어떤 물질도 빛보다 빠를 수 없다는 우주적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하나의 현상이라면 어떨까?
추상적인 것과 구체적인 것의 경계는 어디일까?
김초엽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아름다운 글로 그려낸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일을 포기하지 않는 김초엽의 이야기는 늘 상생을 전제한다. 그리고 상생은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한 명의 탐구자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를 이해하고자 하는 이 이야기가 나에게는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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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양장본 HardCover) 출판 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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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파랑 출판 허블우리의 문명은 어디로 나아가는가?더보기
가끔 푸른 하늘 너머로 비행기가 흰 획을 그으면 나는 가끔 이런 질문을 떠올린다. 계몽은 인간을 행복하게 하였는가? 인간의 진보는 어떤 방향으로 우리를 이끄는가? 답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인간은 만(萬)의 얼굴을 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많은 고민 끝에 도달하게 되는 문장은 늘 같았다. "가장 선한 것은 무릇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것이어야 한다.(Das beste solte das liebste sein.)",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작품에서 나오는 이 말을 천 개의 파랑이라는 소설은 완벽하게 표현했다.
SF라는 단어에서 우리는 흔히 스페이스 오딧세이, 로봇으로 가득한 디스토피아와 같은 것들을 떠올리기 쉽다. 찬란해져 가는 문명 속에서 인간성은 말라가고, 사람들은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투쟁한다. 하지만 천선란 작가는 말한다. 우리가 잊어서는 안되는 근본이 있노라고. 사랑이라는 능력이 실은 이 인간의 가장 위대한 능력이었다고. 문명은 이를 손상함이 없어야 한다고.
우리의 문명은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가? 아직 나는 정답은 모르지만, 이 책을 읽으면 그 속에 사랑만은 남아있노라고 대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