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해외 여행은 커녕 국내 여행도 가는 데에 거리낌이 있다. 그래서 책을 통해서 내가 모르는 다른 세상을 접하고 있다. 특히 여행 수필을 읽으면 작가가 여행을 하면서 맡았던 냄새, 보았던 빗깔, 손가락 사이를 스쳐지나가는 바람까지 함께 느끼는 기분이라 해방감이 든다.
'움직임 속의 짧은 머무름, 그것이 삶의 기쁨인지도 모른다. 왼발이 앞으로 나가고 오른발이 아직 뒤에 있을 때 그 중심에 머무는 몸의 짧은 순간, 전신의 모공을 열어 빨아들이는 세상의 빛과 냄새와 소리와 촉감, 그것이 여행이다.'
작가는 여행을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아무리 계획을 해도 과연 내 앞에 무엇이 닥칠지 모르는 설레임, 두려움 때문에 여행 좋아하고, 기쁨을 느끼고는 하는데 그 특유의 붕 뜬 느낌을 온기 담긴 말로 풀어낸 이 부분이 가장 좋았다.
고등학생 때 심적으로 굉장히 힘든 시기에 좋은 기회가 생겨 프랑스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그 때 현지인들의 자유로운 모습, 여행을 하며 들뜬 사람들의 모습, 압도당하는 듯한 예술품들에 근심으로 가득 찼던 마음의 방에 여유가 생겨 그 시기를 잘 극복해 낼 수 있었다. 그래서 프랑스의 변두리 마을을 여행한 이 수필에 더욱 정이 가는 것 같다. 코로나가 끝나면 모아둔 돈을 탈탈 털어 프랑스에 다시 가고 싶다. 건강한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