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4(세계문학전집 77) 작가 조지 오웰 출판 민음사 님의 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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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주의의 심볼

    중학교 3학년 영어 교과서에 <1984>의 텔레스크린이 '과거의 사람들이 예측한 미래의 발명품' 이라는 주제로 소개되었다. 해저 2만리와 같은 소설들도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았던건 바로 <1984>의 텔레스크린이다. 난 사생활을 정말 중요하게 여기는데 사생활 이라는 것 자체를 아예 없애버리는 발명품이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지금으로 치면 마치 CCTV가 욕실, 침실 등 모든 곳에 붙어있는것이라고나 할까. 또한 판옵티콘이라는 감옥의 형태를 일반 건물에 적용한 것도 굉장히 놀라웠다. 소설 속에서 확고한 전체주의 체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들 중에 대표적인 두가지가 텔레스크린과 파놉티콘이라고 생각한다. 시선이 권력이 되는 것이다. 타인이 나를 감시하는지 아닌지 몰라서 스스로 움츠러들게되는 것. 따지고 보면 지금도 그렇다. CCTV가 있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잠재적 범죄자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특히 소설 속 오세아니아에서는 시선의 권력이 사회를 규정하는 특징이 되어버렸다.

    -최후의 인간

    그리고 여기서 윈스턴과 프롤들에게 주목하고 싶다. 오브라이언은 윈스턴에게 최후의 인간 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하지만 난 다르게 생각한다. 전체 인구의 약 85% 차지하는 프롤들. 난 윈스턴이 아니라 프롤들이 최후의 인간이자 가장 강한 계급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물질적으로나 권력만을 생각하면 프롤들은 밑바닥과 다름없다. 하지만 그들이 그들만의 이데올로기를 가지게 된다면,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만 있다면 그들은 가장 강력한 집단이 된다. 또한 내외부 당원들과 다르게 그들은 사랑을 할 수도 있고 노래를 자유롭게 부를수도 있다. 그들을 하찮게 여겨서 덜 억압하는 것이지만 전체주의의 체제 안에서 가장 자유로이 사는 그들이 가장 강력하다고 생각한다.

    -신어

    또 '신어'라는 것이 굉장히 인상깊었다. 언어는 역사와 문화가 뒤섞여 만들어진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유산을 '신어'라는 명목하에 스스로 없애다니. 옛날에 일본이 조선에 행했던 악행 중에 한국어를 못쓰게 한 것이 퍼뜩 떠올랐다. 정신 개조라는 명목 하에 행했던 것이 소설과 아픈 우리의 역사에서 비슷하게 나타나서 소름이 끼쳤다.

    -101호실

    윈스턴과 줄리아는 배반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결국 배반했다. 안타까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했다. 각자가 가장 무서워하는 것들을 보여주고 신념을 강요하다니. 나는 책을 읽는 내내 101호실은 사형장의 개념이라고 생각했다. 따지고보면 사형장이 맞긴 하다. 자신이 원래 가지고 있던 신념과 생각을 빅브라더에게 충성하는 신념으로 바꾸는 것이니 본 자아가 사형당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101호실은 정말 끔찍한 것 같다.

    -조지 오웰

    표지에 대문짝만하게 조지 오웰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어서 처음에는 단순히 저 그림이 진짜인가 싶어서 찾아봤다. 검색했더니 조지 오웰의 대표작이 나왔는데 <동물농장>도 조지 오웰이 쓴 책이라고 한다. <동물농장>은 나치를 풍자하는 소설이라고 알고 있는데 오웰은 전체주의를 비판하는 글을 썼나보다. <1984>를 완성한 해는 1948년도라고 한다. 오웰이 1차 세계대전을 겪고 전체주의의 부패를 미래에 경고하는 것만 같다.

    마지막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라는 말이 책의 초반부에 나왔다. 맞는 말인 것 같다. 빅브라더는 현재의 권력을 휘어잡아 과거를 입맛대로 고쳤다. 후손들은 모조리 뒤바뀐 그 기록들이 진짜라고 믿을 것이다. 빅브라더의 독재가 사라지지 않는 한. 또 그들이 바꾼 현재와 과거는 미래에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그들은 이중사고와 정신개조를 통해 미래까지 바꾸려고 했다. 책을 읽는 내내 책 내용이 이 문장을 상기시켜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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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4』를 읽으셨다면 다음으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권합니다. 두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다르지만, 비교하며 읽으면 느끼는 바가 더욱 클 거라 생각합니다.
    • 조지 오웰의 1984... 옛날에 정말 좋아하던 책인데 여기서 보니 너무 반갑네요. 책 속에서는 충격적이고 억압적인 사회 모습이 지금에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사회가 된 것에 놀랐던 시절이 기억납니다.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많이 읽히지만 1984는 그만큼 읽히지 않아서 아쉬운 면이 있습니다. 동물농장만큼이나 흥미로운 책인데도 말이죠. 자세하게 리뷰 남겨주셔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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