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척'당하는 '성소수자'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다. 성소수자들에 관한 책들은 많이 읽어봤어도 그들에 관한 소설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 특히 성소수자에 대한 관점이 아니라 그 어머니에 대한 관점이어서 더 궁금했던 것도 있다. 사회가 개방적으로 변해간다고는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 뿌리 깊은 곳에는 성소수자들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이 뿌리 깊게 박혀있는게 현실이다. 지지한다는 말이 성립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난 성소수자들을 지지한다.
책에는 레즈비언 딸과 그 딸을 둔 엄마, 딸의 애인이 나온다. 그런데 여기 나오는 딸은 서른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직업조차 없으면서 성소수자 운동을 한다며 엄마에게 금전적인 지원을 요구한다. 심지어 애인마저 엄마의 집으로 데려간다. 그런데 엄마는 아직 동성애자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한 상태다. 이 상황에서 딸이 무책임하게 엄마에게 지원을 바라는 것이 정말 철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성인이라면, 자신의 삶은 자신이 책임지고 선택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딸이 좋은 남편 만나 아들 낳고 오손도손 사는것이 바른 삶이고 딸의 삶으로서 자신이 딸에게 들인 시간을 보상받으려고 한다. 내가 아직 엄마가 되어보지 못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타인의 인생으로 자신의 인생을 보답받으려는 것이 참 이기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딸을 낳겠다고 '선택'한것이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이 딸을 기르는 것인데 왜 보상을 받으려는 건지 모르겠다. 해야하는 일을 한 것 뿐인데. 난 성소수자는 아니지만 그들을 이해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사람이 이성이라서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라서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그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저 좋아하는 사람이 동성인 것이다. 물론 좋아하는 이유에 그 사람이 이성이고, 나에겐 없는 남성성이나 여성성이 매력으로 느껴지는 것이 포함될 것이다. 그 사람들은 자신과 같은 姓향에 매력을 느낄 것이다. 어느 SNS에서 본 적이 있다. 우리는 상대가 여자, 남자라서 우정을 사랑으로 착각하고 상대가 여자, 남자라서 사랑을 우정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한다. 내가 자각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나도 동성을 사랑하고 있을 수 있다. 만약 내 아들 혹은 딸, 친구가 동성애자라면 그들이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차별받지 않는 삶을 살길 원할 것이다. 그렇게 내 주위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인정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시작하면 어느 샌가 사회는 조금 더 온기가 느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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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 대하여(오늘의 젊은 작가 17)(양장본 HardCover) 출판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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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서평 감사합니다. 저 또한 누군가를 무의식적으로 다르게 인식한 적은 없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글이네요. 성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적인 시선이 완전히 뿌리 뽑히기에는 조금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래도 사회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이런 인권 문제에 관해 관심이 있으시다면 김지혜 작가님의 \'선량한 차별주의자’도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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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들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하는 내용입니다. 사회의 소수자가 된다는 것은 참 힘든일 일 것 같습니다. 어머니가 어떻게 딸을 받아들이고 생활하는지 그 방식이 궁굼하게 만드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