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적 생활교육'이라는 말에는, 규칙을 잘 지키는 것이 아니라 '피해, 관계, 공동체의 회복'에 목적을 두고, 처벌과 보상으로 학생들을 훈련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달아서 그 목적을 위해 기꺼이 변화하거나 그 목적을 위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으로 '교육'하자는 철학이 담겨 있다.
현직에 계신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던 중에 '회복적 생활교육'이라는 키워드를 알게 되었다. 한두 사람이 주장하는 새로운 교육적 개념이 아니라, 이미 경기도교육청의 민주시민교육과의 매뉴얼로 자리잡은 것이었다.
이는 '비폭력 대화'라는 핵심요소를 가지는데, 말 그대로 '폭력이 없는 대화'를 통해 학급 경영을 이루고, 학급 내의 크고 작은 갈등들을 풀어가는 교육 방식이다. 특히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학생 체벌이 금지된 이후, 교실과 학급경영을 바라보는 사뭇 달라진 시선과 이어지는 것 같았다.
이 책은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학급을 운영하고 계시는 여러 선생님들의 다양한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실제 사례들과 그에 대한 선생님들의 마음과 생각 등이 서술되어 있고, 학급경영에 활용할 수 있는 회복적 생활교육의 방식들을 설명하고 있다.
1장. 왜 회복적 생활교육인가?
2장. 학기 초 관계의 밑돌 놓기
3장. 학기 중 관계의 기둥 세우기
4장. 학기 중 관계 다지기
5장. 학기 말 관계의 지붕 얹기
그 중 가장 눈에 들어 왔던 내용은 2장에 있는 '학부모 편지와 가정방문', '학부모 신뢰서클'이다. 학급경영이라는 단어를 생각했을 때, 교실 안에서 일어나는 학생과 학생, 교사와 학생의 관계만을 떠올렸다.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실제로 학급경영에 있어서 가장 놓치기 쉬운 부분이 학부모와의 관계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학부모 편지와 가정방문'의 경우는 조금은 익숙했다. 가정방문은 실행하는 것에 현실적 한계가 크다는 것도, 학부모 편지는 실제로 학기 초에 많이 보내드리다는 것도 여러 번 들었다. 하지만, '학부모 신뢰서클'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여기서 '서클'이란 비폭력대화에서 동그랗게 모여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다.) 학생들의 갈등을 중재하고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 활용하는 방법을 학부모와의 관계에 직접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조금 낯설게 다가왔다. 그만큼 조심해야 할 요소도, 두려운 마음도 큰 일이었다. 하지만, 이 책의 사례를 보면 그것이 가지는 충분한 장점이 있었다.
회복적 생활교육은 학급경영의 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목소리를 높이거나 화를 내는 것으로 아이들을 통제하는 것이 아닌,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대화'라는 방법을 통해 학급을 운영하는 것이다. 다소 느리고, 다른 사람들이 보았을 때 어려운 방법을 택한다고 볼 수도 있는 방법인 것 같다. 하지만, 충분히 시도해 볼만한 것이며, 이 회복적 생활교육을 있는 그대로 전부 활용하지 않더라도, 이 교육의 방식은 충분히 활용한다면 학급 경영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회복적 생활교육'과 '비폭력대화'에 관심이 있는 교사 혹은 예비교사들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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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적 생활교육으로 학급을 운영하다 출판 교육과실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