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없는 거 아닌가?
제목이 참 인상적이어서 홀리듯 집어든 책이다.
책의 저자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장기하이다.
나에게는 장기하와 얼굴들, 혹은 싸구려커피를 부른 가수, 무한도전에 나온 연예인 정도로 인식되어져왔던 사람이다.
하지만 책을 읽고나서는 장기하라는 사람이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기분 탓이야라는 표현이 널리 쓰이고 있다. 나는 기분만큼 믿을 만한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스스로의 기분이 어떤지를 잘 살피는 일이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이라고 여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생에서 좋은 기분보다 중요한 것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렇다. 인생에서 좋은 기분보다 중요한 것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내 삶의 목표는 행복이다. 나는 불확실한 미래의 행복을 좇기보다는 확실한 현재의 행복을 좇으며 살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뭘 좋아하는지, 무엇을 할 때 기분이 가장 좋은지를 살피는 일은 중요하다. 나 자신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들에 대해 써보려 한다. 나를 괴롭혀온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들.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해서 간단히 극복하거나 잊어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 같은 것은 나는 모른다. 뾰족한 수는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마치 한 단어를 반복해서 되뇌면 그 의미가 불확실해지는 기분이 들듯이,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들을 죄다 끌어내 써보는 것만으로도 그것들의 힘이 좀 약해지지 않을까 하는 정도의 기대는 하고 있다."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들. 살면서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들에 대한 고민에 시간을 너무 많이 쏟았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보는 시선만 바꿔도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들'이 되는 것들이 많겠지만, 사람들은 의외로 이런 것들에 괴롭힘당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모르겠다. 그래도 저자는 죄다 끌어써보는 것만으로도 그것들의 힘이 약해지지 않을까라고 말한다. 누군가에게 고민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편해지는 것처럼, 그것조차 안된다면 그냥 일기장에 고민을 쓰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 것처럼.
책을 읽고 나서 나의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장기하라는 사람의 음악 취향부터 라면 취향까지. 저자에 대해 조금 더 알게되었을뿐만 아니라 나도 이 저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닮고싶다는 생각조차 들게 만들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문장은 역시 "아무래도 상관없는 거 아닌가?"였다. 이 말을 되뇌이는 것만으로도 한결 나아졌다. 감히 추천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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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없는 거 아닌가? 출판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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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하씨는 장기하와 아이들, 싸구려커피로만 알고 있었지 이렇게 책을 출간하셨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어요. 저자의 라이프스타일까지 닮고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라니! 아무래도 상관없는 거 아닌가?라는 문장은 저도 마음에 드는 문장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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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하씨의 음악을 듣다보면, 우리가 흔히 듣는 음악과는 많이 동떨어진 음악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그 노래들은 매우 중독성 있고 좋았지요. 장기하의 음악을 만드는 철학이 담긴 책을 꼭 한번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책이 있었네요!! 리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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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만큼 믿을만한 것도 없다는 말을 읽으면서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 드네요...! 우리 흔히 \'쎄하다\'라는 느낌을 받으면 기분 탓이니 넘어가자,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우 대개 쎄함은 20년간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축적되어온 데이터베이스여서 정확했던 적이 많아요. 생각해보면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기분인 것 같네요. 결국 행복도 궁극적으로는 지속적인 기분이니까요! 서평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당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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