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아하는 책의 장르는 한국단편소설이다. 일단 한국인 이유는 한국 작가의 책은 외국 책에 비해 작가의 필력이 그대로 전달되어 감정적으로 이입하기도 좋고, 세심한 표현에서 감동 받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단편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하루를 시작하거나 마무리 지을 때, 하나의 이야기를 다 읽음으로써 공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나에게 ‘바깥은 여름’은 내 일상의 따뜻함을 채워줬다. 문화적 특성을 고려한 표현들과,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이야기가 나의 감정을 다채롭게 해주었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을 인용해보겠다.
‘그 시절 찬성은 인생의 중요한 교훈을 몇 가지 깨달았는데, 돈을 벌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과 그 인내가 무언가를 꼭 보상해주진 않는다는 점이었다.’
‘더 이상 고요할 리도, 거룩할 리도 없는, 유구한 축제 뒷날, 영원한 평일, 12월 26일이었다.’
‘풍경이 더 이상 풍경일 수 없을 때, 나도 그 풍경의 일부라는 생각이 든 순간 생긴 불만이다. 서울 토박이로서 내가 ’중심‘에 얼마나 익숙한지, 혜택에 얼마나 길들여졌는지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그 때문에 내가 어떻게 중심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는지 잘 보였다.’
‘지금은 누군가를 때리기 위해 굳이 ’옥상으로 올라와‘라 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이니까.’
‘계속 보면 눈에 파란 물이 들 것 같은 하늘’
‘돌들은 하루 종일 빛을 빨아들였다 내뱉었다.’
‘시리 : 제가 이해하는 삶이란 슬픔과 아름다움 사이의 모든 것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