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예전 도서관 신관도서 란에 예쁘게 장식되어 있는 것을 보고 표지에서 눈길이 갔던 책이다.
표지 디자인을 굉장히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물결이 일렁이는 듯한 표지 위에 글씨체 또한 물 위에서 봤을때
굴절 현상으로 인해 글씨가 굽어 보이는 현상을(ㅎㅎ)잘 표현하였다. 글씨가 예쁘게 무지색으로 빛나는 것을 보고
표지 디자인에서 눈길이 갔던 만큼, 역시 에세이는 표지가 중요하군! 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내용도 나름 열심히 정독했던 책이다.
사실 무엇보다 작가의 능력에서도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SAT 만점, 뉴욕대 티쉬 예술학교 조기졸업 등의 엄청난 능력을 소유하신 분이었는데, 이 책은 그러한 본인의 '이별'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인상깊었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쓰는 책이라면, 자신의 주변 사람 심지어는 이별의 대상인 그 사람까지도 자신의 감정을 낱낱이 보이게 된다는 건데, 민망한고 창피한 걸 극도로 싫어하는 나라면 절대 이런 글을 쓰지는 못할 것 같다. 또한 나라면 이렇게 감정을 보이는 형태로 글로 남기는 일은 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책을 펼치면 작가의 사진 밑에 '행복한 꿈을 꾸었습니다. 깨어나기 싫었지만, 아침이 오니 그만 눈을 떠야 했습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나라면 이런 생각을 하더라도 남에게 보이는 식으로 이렇게 적을 순 없을 텐데 이런 식으로 나라면 어땠을까? 를 생각하며 글을 많이 읽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이 책의 작가의 경우 그만큼 사랑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만큼 소중한 추억이고 감정이기 때문에 이렇게 모두 쏟아내는 말을 당당히 할 수 있는 것이고,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남긴 것이겠지? 그렇다면 비록 이별의 형태로 끝나더라도 참 예쁘고 귀중한 추억을 쌓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한 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당신만큼은 내 소재가 되지 않기를 바랐어.'라는 문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작가의 소재가 된 그 사람 또한, 이 책을 읽었을까? 그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어떤 기분이 들었을까? 여러 모로 생각이 많아지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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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은 이별에게 가혹하고(큰글자책) 출판 부크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