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지인이 읽는 것을 보고 따라 읽어 본 책이다. 사실 재미있게도, 나는 흔히 반려동물 하면 떠오르는 개 , 고양이 등을 길러 본 적은 없다. 내가 길러 본 반려동물은 달팽이다. 어린 날 비가 오는 날이면 항상 이파리 뒤에 붙은 달팽이를 잡으러 갔었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화단의 나뭇잎 뒤에는 달팽이가 종종 있어서, 비가 오는 날이면 하루종일 열심히 달팽이를 찾으러 다닌 기억이 있다. 그러고는 다 먹은 슬러시통에 달팽이를 넣어놓고 상추, 배추 등을 꼬박꼬박 갈아주며 열심히 길렀다. 그러나, 눅눅하고 습기가 심한 날에 방에 둔 상추가 물러지며 달팽이도 물러져 죽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이 내가 제대로 겪은 반려동물과의 첫 이별이었다.
최근 반려동물과의 이별 등을 다룬 유튜브 영상, 웹툰, 그리고 인터넷 글의 사례를 보며 일생의 대부분을 같이 자란 반려동물과의 이별이 얼마나 크게 다가올까에 대해 조금이나마 가늠해보고 싶어 이 책을 빌려보게 되었고, 담담하게 쓰인 문체로 이별을 현실적으로 준비하는 책의 내용들은 마음이 아팠다. 그렇지만 이별을 겪은, 그리고 이별을 겪어야 할 수많은 반려동물 가족들이 이 책을 읽고 오히려 현실적인 위로와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