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의 창궐 잉후 동생 미소를 데리고 온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나는 도리가 있다. 그 과정에서 지나를 만나고, 재앙의 한복판에서 사랑은 조용히 고개를 든다.
"죽는 순간 나는 미소에게 무슨 부탁을 할 수 있을까. 사랑해. 사랑을 부탁할 것이다. 내 사랑을 부탁받은 미소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것이다. 사랑을 품고 세상의 끝까지 돌진할 것이다." 사랑을 품고 세상의 끝까지 돌진한다는 구절이 머릿 속에 맴돌았다. 작가 최진영의 말에서도 사랑은 중요한 키워드로 존재한다.
인간은 사랑으로 매듭지어진 불완전한 존재라는 생각을 했다. 서로가 완전하지 않음을 알면서 사랑에 뛰어든다. 불구덩이 속에서 뜨겁게 소멸하기도, 차가운 빙하기에서 얼어붙기도 하겠다. 그럼에도 사랑한다. 사랑은 남기 때문이다. 놀이공원 난간 속 낙서로, 때묻은 곰돌이로, 계절의 모퉁이에 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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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는 곳으로 출판 민음사